[기획] 신약 넘어 '데이터 융합'…K-바이오 2000조 시장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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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신약 넘어 '데이터 융합'…K-바이오 2000조 시장 도전

폴리뉴스 2026-04-22 17:15:01 신고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이 AI 기반 신약개발과 기술수출 확대, 디지털 헬스케어 융합을 축으로 '신약 주권' 확보 경쟁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4월 17~22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암연구학회(AACR) 연례학술대회 전시장 전경. [사진=연합뉴스]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이 AI 기반 신약개발과 기술수출 확대, 디지털 헬스케어 융합을 축으로 '신약 주권' 확보 경쟁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4월 17~22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암연구학회(AACR) 연례학술대회 전시장 전경. [사진=연합뉴스]

국내 제약 · 바이오 산업이 복제약과 위탁생산(CMO) 중심 구조를 넘어 자체 신약개발 역량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5년 기술수출 규모가 20조 원을 돌파하며 외형 성장을 이룬 가운데, 인공지능(AI) 기반 신약개발과 디지털 헬스케어를 축으로 '신약 주권' 경쟁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AI 기반 신약개발 확산… 후보물질 넘어 임상으로

최근 국내 제약사들은 AI 기반 신약개발 플랫폼을 도입하며 연구개발(R&D) 전반의 효율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후보물질 발굴부터 타깃 검증, 임상 설계까지 전주기에 AI를 적용하면서 초기 연구 단계에서 속도 경쟁이 본격화됐다.

특히 과거 3~5년이 소요되던 후보물질 발굴 기간이 1년 이내로 단축되면서, AI 기반 파이프라인이 빠르게 임상 단계로 진입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현재 국내 기업들이 추진 중인 글로벌 임상은 수백 건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며, 초기 단계에서 확보한 후보물질이 실제 임상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산업 구조를 '파이프라인 경쟁'에서 '플랫폼 경쟁'으로 전환시키고 있다.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축적한 기업이 지속적으로 후보물질을 생산하는 구조가 자리잡으면서, AI는 신약개발의 필수 인프라로 자리매김했다.

기술수출 20조 시대… 빅파마와 '공동 개발' 단계

AI 기반 연구 역량은 기술수출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2025년 국내 제약 · 바이오 기업의 기술수출 규모는 약 145억 달러(약 20조8000억 원)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2021년 대비 약 58% 증가한 수준으로, 최근 1년 사이 증가폭도 가파르다.

기술수출 구조도 변화하고 있다. 과거 후기 임상 단계에서 이뤄지던 계약이 이제는 비임상이나 초기 단계에서도 성사되며, 단일 후보물질이 아닌 플랫폼 단위 계약이 증가하는 추세다. RNA 기반 치료제, 항체약물접합체(ADC), 뇌혈관장벽(BBB) 셔틀 등 차세대 기술을 중심으로 글로벌 빅파마와의 협력도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은 단순 기술 공급자를 넘어 공동 연구개발 파트너로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조기 기술수출 중심 구조는 한계로 지적된다. 글로벌 임상 성공률이 10% 미만에 불과한 현실에서, 후기 임상과 상업화까지 이어지는 '완결형 신약' 확보가 향후 과제로 꼽힌다.

디지털 치료제 · 고령화 대응… 신약 경쟁의 확장

신약 개발 경쟁이 데이터 기반 헬스케어 영역으로 확장되면서 산업의 또 다른 축으로 디지털 헬스케어가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2025년 약 5375억 달러 규모로 성장했으며,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에 따라 치료 방식도 변화하는 추세다.

특히 디지털 치료제와 원격 모니터링 시장은 2030년 15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며, 치료 패러다임이 '약물 중심'에서 '환자 데이터 기반 관리'로 이동하고 있다.

국내 제약사들도 이러한 변화에 대응해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단순 의약품 개발을 넘어 모바일 기반 치료 솔루션, 만성질환 관리 플랫폼, 개인 맞춤형 치료 모델을 구축하며 데이터와 서비스를 결합한 전략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이는 제약산업이 단순 의약품 생산을 넘어 '통합 헬스케어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향후 경쟁은 신약 개발 역량뿐 아니라 데이터, 플랫폼, 서비스 결합 능력에 의해 좌우될 전망이다.

국내 제약 · 바이오 산업은 기술수출 20조 원 시대를 기점으로 양적 성장 단계를 넘어 질적 경쟁 국면에 진입했다. AI 기반 신약개발, 글로벌 협력 확대, 디지털 헬스케어 융합이라는 세 축이 맞물리며, '신약 주권' 확보 여부가 산업의 미래를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폴리뉴스 차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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