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소송제 소급 적용 논란...법치·경제 사안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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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소송제 소급 적용 논란...법치·경제 사안 충돌

한스경제 2026-04-22 16:31:06 신고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 집단소송법 제정 관련 공청회에서 진술인들이 의견을 밝히고 있다./연합뉴스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 집단소송법 제정 관련 공청회에서 진술인들이 의견을 밝히고 있다./연합뉴스

| 서울=한스경제 김종효 기자 | 집단소송제 확대 논의가 국회 공청회를 계기로 본격화된 가운데 제도 도입 자체보다 ‘소급 적용’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집단소송제는 다수 피해자가 동일한 사건에 대해 공동으로 소송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피해 구제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도입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그러나 최근 논의에서는 법 시행 이전 사건까지 적용 범위를 넓히는 방안이 포함되면서 논쟁이 확대되고 있다. 소급 적용이 현실화될 경우 과거 사건들이 일괄적으로 집단소송 대상이 될 수 있어, 법적·경제적 파장이 동시에 예상된다.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 집단소송법 제정 관련 공청회에서 야당은 소급 적용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핵심은 헌법상 원칙인 ‘소급입법 금지’다.

야당 측은 “법 시행 이전 행위에 대해 새로운 책임을 부과하는 것은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라며 입법 신중론을 강조했다. 특히 기업 활동은 당시의 법과 규제를 기준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사후적으로 책임 범위를 확대하는 것은 정당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피해 구제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그 방식이 헌법 원칙과 충돌한다면 재검토가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공청회에서도 소급 적용에 대해서는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기업들은 소급 적용 논의에 대해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예측 가능성 훼손이다.

기업은 기존 법 체계를 기준으로 투자와 경영 전략을 수립한다. 그러나 사후적으로 법적 기준이 변경될 경우 과거의 합법적 의사결정까지 책임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는 기업 입장에서 통제하기 어려운 리스크로 작용한다.

특히 집단소송은 피해 규모가 확대되는 구조를 갖고 있어, 소급 적용 시 재무적 부담이 급격히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과거 사건이 대규모 손해배상으로 이어질 경우 기업의 경영 안정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 같은 불확실성은 투자 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산업계에서는 “법적 안정성이 흔들리면 장기 투자 결정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반응이 나온다.

법학계와 전문가들도 소급 적용에 대해 신중한 접근을 주문하고 있다.

집단소송은 한 번 제기되면 광범위한 피해자를 포함하는 구조인 만큼 과거 사건까지 포함될 경우 대규모 소송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법원의 업무 부담을 증가시키고 재판 지연 등 사법 시스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이미 종결된 사건이 다시 분쟁 대상으로 떠오를 경우, 법적 안정성과 판결의 일관성 문제도 제기될 수 있다. 이런 요소들은 사회적 비용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다.

소급 적용 논쟁은 법률 영역을 넘어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기업의 잠재적 책임 범위가 확대되면 법률 대응 비용과 보험 비용이 증가하고 이는 결국 경영 부담으로 이어진다. 또한 법적 안정성이 낮아질 경우 외국인 투자 유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예측 가능한 규제 환경이 중요한 요소로 평가된다. 소급 적용이 일반화될 경우 한국 시장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집단소송제 확대 필요성 자체에는 이견이 크지 않다. 다만 소급 적용은 제도의 방향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요소다.

공청회를 통해 피해자 보호라는 목적과 법적 안정성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것이 핵심 과제라는 점이 확인됐다. 특히 소급 적용은 단기적 효과에 비해 장기적 부작용이 클 수 있다는 점에서 보다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산업계 관계자는 “입법 과정에서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제도의 정합성”이라며 “법치주의 원칙을 유지하면서도 실질적인 피해 구제가 가능하도록 설계하는 것이 향후 논의의 방향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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