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이불속.
어제는 “잘 지내”라며 다정하게 안부를 묻던 전 연인이 오늘은 메시지를 읽고도 말이 없다.
속이 타들어 간다. 어제까지만 해도 마음이 남은 것 같았는데 오늘은 남보다 차갑다. 도대체 무슨 속내인지 몰라 인터넷 검색창에 이런 상황을 쳐본다.
상담 업체들은 이걸 ‘이중모션’ 이라고 부른다.
상대방의 내면이 격렬하게 흔들리고 있다는 증거라며 부추긴다. 자신들이 알려준 지침이 먹혀들어서 상대가 이성과 본능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하는 상태라고 포장한다. 재회 성공이 코앞에 다가온 99%의 신호라는 달콤한 말을 속삭인다.
빙글빙글 도는 회전문
이중모션이라는 단어는 커다란 회전문을 닮았다.
밀고 들어오라는 건지, 밖으로 나가라는 건지 헷갈리게 뱅뱅 돈다. 문턱에서 서성이며 상대의 미세한 표정 변화 하나하나에 억지로 의미를 부여하게 된다.
다정한 한마디에 세상을 다 가진 듯 들떴다가, 차가운 침묵에 다시 나락으로 떨어진다.
이별을 고한 사람도 감정의 기복을 겪는다. 함께한 시간이 있는데 칼로 무 베듯 마음이 싹둑 잘려 나갈 리 없다.
미안함, 연민, 한때 곁을 내주었던 사람에 대한 얄팍한 예의가 뒤섞여 불쑥 튀어나온다. 그걸 다시 만나고 싶다는 뜻으로 착각하면 곤란하다. 그저 나쁜 사람이 되기 싫거나, 잠시 과거의 익숙함에 기대고 싶었을 뿐이다.
업체들은 이 인간적인 죄책감마저 철저히 전략적인 반응으로 둔갑시킨다.
스스로 갇히는 희망 고문
잔인한 장사다. 흔들리는 상대의 모습에서 억지로 가능성을 찾으려 할수록 스스로를 갉아먹는다.
카톡의 쉼표 하나, 늦은 밤 찍힌 부재중 전화 한 통에 매달려 독해 시험을 치르듯 분석한다. 내 마음을 온전히 추스르고 일상으로 돌아갈 시간은 상대의 변덕을 해석하느라 속절없이 흘러가 버린다.
상대의 헷갈리는 태도는 나를 향한 애정이 아니다. 책임을 회피하고 싶은 나약함이다.
다시 늦은 밤 이불속이다. 읽음 표시만 덩그러니 남은 대화창을 가만히 내려다본다.
따뜻했다가 차가워지는 그 태도는 당신을 향한 특별한 신호가 아니다. 그저 인연이 잔열을 내며 식어가는 씁쓸한 과정일 뿐이다.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의 얕은 심리 용어에 기대어 의미를 찾지 않는 편이 낫다. 빙글빙글 도는 회전문 밖으로 완전히 걸어 나와야, 비로소 내 두 발로 땅을 딛고 설 수 있다.
By. 나만 아는 상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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