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드업 AI] AI 도입 더딘 건설업…비표준 데이터·제도 미비 '이중 장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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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드업 AI] AI 도입 더딘 건설업…비표준 데이터·제도 미비 '이중 장벽'

아주경제 2026-04-22 15:48:2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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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챗GPT
[사진=챗GPT]

건설업계의 인공지능(AI) 도입이 기대만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기술보다는 현장 곳곳에 흩어진 비표준 데이터, 불명확한 규제와 함께 뒷받침할 인프라 부족이 겹치면서 AI 전환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2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내 건설현장은 AI가 학습하고 판단할 수 있는 데이터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상태다. 설계도서와 사진, 점검기록, 공정자료 상당수가 서로 다른 형식으로 쌓여 있어 시스템이 한 번에 읽고 활용하기 어렵다.

업계에서는 정형화 되지 않은 데이터에 대해 “그림 뭉텅이처럼 쌓인 데이터”라고 표현한다. AI 훈련 데이터의 품질을 높이려면 이처럼 비정형으로 흩어진 자료를 먼저 표준화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정부 차원의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도 건설산업의 AI 병목 요인으로 표준화·데이터 축적의 어려움과 파편화된 데이터 관리를 꼽았다. 아울러 공공·민간 데이터 연계 플랫폼 구축, 데이터 정합성 제고, 보안체계 마련, 제도 개선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내 건설사와 엔지니어링사는 AI 확장을 시도하고 있지만 조직 단위 혁신보다 개인 차원 활용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중소기업정보진흥원에 따르면 매출 5억원 이상 건설사 중 80%가 데이터 수집조차 하지 않고 있다. 이는 국내 건설업의 낮은 데이터 성숙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사진챗GPT
[사진=챗GPT]

문제는 제도마저 현장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은 현재 시행 중이지만, 건설업에 특화한 AI 실행체계는 여전히 뚜렷하지 않다. 인공지능의 건전한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을 위한 큰 틀을 마련했으나, 건설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데이터 책임, 판단 오류 시 책임 소재, 실증 적용 기준 같은 쟁점은 보다 세밀한 후속 정비가 필요한 상태다.

전영준 건산연 연구센터장은 “건설사들이 보유한 데이터 상당수가 도면이나 문서를 스캔한 PDF 형태로 저장돼 AI 학습에 적합하지 않다”며 “겉으로는 텍스트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이미지 형태라 AI가 이를 제대로 인식하고 학습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데이터를 구조화하고 표준화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하고, 정부 차원의 공통 데이터 환경(CDE) 구축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며 “개별 기업들도 해당 기준 아래에서 기술을 개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외에서는 이미 행정과 현장관리 영역에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카타르는 지난해 AI 기반 지능형 건축허가 시스템을 도입해 기존 평균 30일 걸리던 허가 처리 시간을 120분 수준으로 줄였다고 공식 발표했다. 설계도서를 AI가 자동 판독해 기준 적합성을 검토하는 방식으로 심의 적체를 줄인 것이다. 허가 불확실성이 낮아지면 착공 일정 예측이 쉬워지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 같은 금융 조달에도 속도를 붙일 수 있다는 점에서 건설업계가 주목하는 사례다.

싱가포르도 현장 디지털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싱가포르 건설청(BCA)은 건설환경 산업 전환 전략에서 데이터 기반 협업과 디지털 전환을 핵심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특히 사이트 관리플랫폼(SMP)은 현장에서 생성되는 정보를 한 곳에 모아 관리하는 중앙 디지털 허브 역할을 한다. BCA는 SMP를 통해 프로젝트 정보의 공유와 교환을 원활하게 하고, 여기에 ‘현장 관리 데이터 표준’(SMDS)을 연계해 안전·생산성·품질·공정·원가 데이터를 표준화하고 있다. 결국 현장 생성 데이터베이스(DB)를 공통 데이터 환경으로 집계해 AI 활용 토대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현장에서는 건설업 AI 인프라 개선을 위한 해법으로 규제 샌드박스 활성화와 예상 가능한 문제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꼽았다.

업계 관계자는 “먼저 실증 과정을 간소화시켜 기술이 현장에 먼저 안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AI 오판과 안전 문제, 개인정보와 영업비밀 보호, 발주와 인허가 과정의 책임 기준을 미리 정리하지 않으면 기술 도입은 계속 늦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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