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엠화진·한국큐빅, 신차 5종 물량 배분 합의..."경영난 이유로 경쟁 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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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인트경제]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국내 자동차 시장의 주축인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내장재 입찰 과정에서 수년간 담합을 벌여온 업체들을 적발해 제재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들은 시장점유율 100%를 점유한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신차종 물량을 사전에 배분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정위는 현대·기아차가 실시한 차량 내장재 표면처리 입찰에서 낙찰 예정자와 투찰 가격을 모의한 에스엠화진과 한국큐빅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25억91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업체별로는 에스엠화진 16억3200만원, 한국큐빅 9억5900만원 규모다.
경영난 회복 명분으로 시작된 '검은 거래'
이번 담합은 지난 2020년 9월부터 2023년 4월까지 약 2년 7개월간 지속됐다. 발단은 2017년 에스엠화진이 극심한 경영난에 빠지면서 한국큐빅이 수압전사 공법 물량을 사실상 독식해왔으나, 2020년 6월 에스엠화진의 경영이 정상화되면서 경쟁 체제가 재가동될 상황에 놓였다.
실적 회복이 시급했던 에스엠화진은 한국큐빅에 "물량을 확보할 수 있게 도와달라"며 담합을 제안했다. 한국큐빅 역시 과도한 경쟁에 따른 낙찰가 하락과 수익성 악화를 우려해 이를 수용했다. 시장 경쟁 대신 담합을 통한 수익 보전을 선택한 셈이다.
스포티지부터 팰리세이드까지...5개 차종 '나눠먹기'
두 업체는 스포티지, EV9, 싼타페, EV3, 팰리세이드 등 5개 주요 신차종의 내장재 입찰에서 미리 낙찰자를 확정했다. 에스엠화진이 스포티지 등 4개 차종을 가져가고, 한국큐빅은 팰리세이드 1개 차종을 수주하기로 합의를 마쳤다.
현대·기아차의 입찰 평가 항목 중 투찰 가격 배점이 약 46%에 달한다는 점을 악용해 실제 입차에서 짜여진 시나리오대로 경쟁사의 들러리 투찰을 유도하는 방식을 취했다.
공정거래위원회 [사진=연합뉴스] (포인트경제)
공정위 "중간재·부품 분야 감시 강화"
문제가 된 수압전사 공법은 무늬가 인쇄된 필름을 수면 위에 띄운 뒤 수압을 이용해 부품 표면에 나뭇결이나 카본 등 디자인을 입히는 기술이다. 주로 자동차 대시보드나 도어 트림의 고급스러운 질감을 구현하는 데 활용된다. 이 시장에서 두 업체의 합계 점유율은 사실상 100%로, 이들의 밀약은 시장의 경쟁 메커니즘을 완전히 무너뜨렸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전후방 산업 연관효과가 큰 자동차 부품 시장 내 은밀한 담합을 적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중간재 분야의 담합 행위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엄정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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