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권수빈 기자] 신라 군대를 지휘하던 장수의 무장 형태와 초기 금속공예 기술의 수준을 확인할 수 있는 귀중한 유물들이 기나긴 잠에서 깨어나 본격적인 복원 및 연구 과정에 들어간다. 경북 경주시에 위치한 황남동 1호 덧널무덤(목곽묘)에서 발굴된 찰갑옷과 금동관 등이 그 대상이다.
해당 신라 장수 무덤은 신라문화유산연구원이 조사를 진행해 지난해인 2025년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유적이다. 무덤 구조는 시신을 안치하는 주곽(으뜸 덧널)과 부장품을 보관하는 부곽(딸린 덧널)으로 나뉘어 있다. 주곽에서는 무덤의 주인으로 짐작되는 남성의 뼈와 금동관 파편이, 부곽에서는 시종의 인골과 함께 투구, 사람과 말이 착용하던 갑옷 세트가 출토돼 학계의 관심을 모았다.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 산하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는 유물들을 지난 17일 인도받아 정밀한 보존 처리와 심층 분석에 돌입한 상태다. 이번에 수습된 갑옷류는 철제 조각들을 이어 붙여 만든 비늘갑옷(찰갑) 형태로, 목부터 팔과 다리까지 전신을 방호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는 과거 경주 쪽샘지구 C10호 고분에 이어 국내에서 두 번째로 확인된 온전한 세트라는 점에서 신라 시대 둔중한 무장으로 무장한 기병인 '중장기병'의 실체를 규명할 사료로 평가받는다.
아울러 함께 발견된 금동관은 신라 왕경 중심부에서 나온 장신구 중에서도 꽤 이른 시기에 제작된 것으로 분석돼 신라의 초기 세공 기법과 장신구 양식의 발달사를 추적할 수 있는 단서가 된다.
연구소 측은 천년 넘게 땅속에 묻혀 있던 금속 유물의 특성을 고려해 추가적인 부식을 막고 형태 변형을 최소한으로 억제하는 안정화 작업에 최우선으로 매진할 계획이다. 물리적 복원 과정은 과학적 분석과 병행된다. 철편의 표면이나 내부에 미세하게 남아 있을지 모를 가죽이나 직물 같은 유기물 흔적을 채취해 당대의 갑옷 결합 방식과 뼈대 구조를 역추적한다. 또 유물을 구성하는 합금의 조성 비율, 미세한 조직 구조, 부식의 진행 패턴 등을 다각도로 측정해 신라 장인들의 재질 선택과 제련 기술에 대한 메커니즘을 파헤칠 예정이다.
이러한 과학적 보존 및 대조 연구는 고대 무구와 공예품에 대한 파편적인 지식을 체계화하는 데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특히 이번 철갑 유물과 앞서 발굴된 쪽샘 C10호 자료의 교차 분석이 완료되면 신라 갑옷 특유의 제작 표준과 양식적 특징을 정립하는 토대가 마련된다. 금동관 역시 흙과 녹을 벗겨내어 본래의 형태를 되찾게 되면 기존 금동관들과의 대조를 통해 문양의 기원과 세공 양식의 변천 과정을 구체적으로 그려낼 수 있다.
뉴스컬처 권수빈 ppbn0101@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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