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내는 韓 향한 '견제구' 관측도…전문가 "결국 양국 수뇌부 결단의 영역"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김철선 기자 =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관련해 "정치적 편의주의가 조건을 앞질러서는 안 된다"고 밝혀, 발언 의도에 관심이 쏠린다.
브런슨 사령관은 기존에도 '조건에 기초한 전환'을 강조하며 무조건 서둘러서는 안 된다는 뜻을 피력해왔지만, '정치적 편의'라는 표현을 쓴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기존보다도 더 신중한 태도를 보인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브런슨 사령관은 21일(현지시간) 미 상원 군사위원회에 출석, 전작권 전환과 관련해 "정치적 편의가 조건을 앞지르지 않도록 계속 보장해야 한다"며 "조건에 집중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미국이 더 안전해지고 한국이 더 안전해진다"고 말했다.
이재명 정부는 임기 중 전작권 전환을 실현하겠다는 구상으로, 국정과제이기도 하다.
'자주국방'을 강조해온 이재명 대통령은 임기 중 전작권 전환을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고, 동맹국의 안보 책임 강화를 주장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전작권 전환에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오는 10월 미 워싱턴DC에서 열릴 제58차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한미 당국이 2028년을 전작권 전환 실현 목표연도로 제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는 상황이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한미는 올해 SCM 전까지 전작권 전환을 위한 평가 및 검증 절차 중 2단계인 완전운용능력(FOC) 관련 검증을 마치고 SCM에서 양국 장관 승인을 받을 계획이다.
양 장관은 FOC 검증결과를 승인하면서 전작권 전환 목표연도를 정하는데 트럼프 대통령 임기 종료(2029년 1월 20일) 전인 2028년이 유력할 것으로도 알려졌다.
그러나 브런슨 사령관은 최근까지도 "일정을 맞추기 위해 조건을 희석하거나 간과할 순 없다"는 원칙을 줄곧 강조해왔다. 이번 '정치적 편의' 발언 역시 그 연장선상일 것이라는 게 군 안팎의 해석이다.
다만 최근 우리 정부의 전작권 전환을 위한 움직임이 빨라지고 주요 인사들의 관련 발언이 구체화하면서, 이에 대한 속도 조절용 견제구를 던지기 위해 발언 수위를 좀 더 높였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미국 행정부와 미군 간의 입장에는 조금 차이가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는 기본적으로 안보 비용을 줄이기 위해 효용성을 따지지만, 브런슨 사령관은 군인이기 때문에 정치적 판단보다 군사적 부분이 중요하다는 말을 계속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주한미군사령관은 앞으로도 조건 충족에 따른 전작권 전환이 중요하다는 보수적인 입장을 유지하겠지만, 군 안팎에서는 해당 문제는 결국 양국 정상이나 국방장관 등 '톱-다운'(top-down) 방식에 의해 결정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 연구위원도 "한미 정치적 수뇌부가 전환에 합의하고, 미 국방부가 해외 주둔 미군 재조정 작업을 큰 틀에서 결정하면 주한미군은 자동으로 연동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짚었다.
시기의 문제가 있지만 주한미군도 우리 군과 발을 맞춰 전작권 전환을 위한 각종 검증과 평가를 진행하고 있는 입장이다.
브런슨 사령관도 지난해 12월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서는 "우리는 이 과정(전작권 전환)을 지연시키려는 의도가 전혀 없다"며 "명시된 조건들을 준수하는 한 다시 이전 단계로 되돌아가야 할 상황은 결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국방부는 이번 브런슨 사령관 발언과 관련해 "올해를 '전작권 전환의 원년'으로 삼아 조속한 시일 내 전환을 완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올해 SCM에서 FOC 검증을 완료하기 위해 미측과 긴밀히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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