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주에서 실시된 선거구 재획정 주민투표가 찬성으로 최종 결론났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동부시간 오후 9시 55분 기준 개표율 95%를 기록한 가운데 찬성 51.3%, 반대 48.7%의 결과가 나왔으며, AP통신은 84% 개표 시점에 이미 가결을 선언한 바 있다.
이번 결과는 충분히 예견된 측면이 있다. 2024년 대선 당시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이 52%에 육박하는 지지를 얻어 승리했던 지역인 데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운영 평가가 뚜렷한 내리막길을 걷고 있기 때문이다.
연방 하원 의석 배분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버지니아주에 배정된 11개 의석 중 현재 민주당 6석, 공화당 5석인 구도가 민주당 최대 10석 확보로 뒤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 주도로 이뤄진 이번 경계 조정으로 최대 4석을 추가 획득할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지난해 말 이후 보궐선거와 주지사 경선에서 연승 행진을 이어온 민주당 입장에서는 하원 다수당 지위 회복이라는 목표에 한층 가까워진 셈이다.
본래 각 주의회 소관인 선거구 획정은 10년 단위 인구총조사에 맞춰 시행되며, 가장 최근 조사는 2020년에 완료됐다. 그러나 올해 중간선거를 겨냥해 트럼프 대통령이 텍사스주부터 게리맨더링을 주문하면서 양당 간 치열한 공방이 촉발됐다.
텍사스에서 공화당이 5석 추가 확보를 노린 구획 변경을 단행하자, 민주당 텃밭인 캘리포니아주가 동일한 규모의 맞불 조정으로 대응했다. 이어 공화당은 노스캐롤라이나·미주리·오하이오·유타 등지로 전선을 확대했고, 버지니아 투표 전까지 공화당이 3~4석을 더 챙길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했다. 그러나 이번 민주당 승리로 그 효과가 사실상 상쇄됐다는 평가가 미국 언론에서 흘러나온다.
법적 다툼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민주당 다수 버지니아 주의회가 확정한 획정안에 공화당이 주 법원에 이의를 제기했고, 1심은 공화당 손을 들어줬다. 주 대법원이 하급심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투표 결과가 뒤집힐 여지가 있으나, 그런 시나리오는 현실화 가능성이 낮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전국적 이목이 쏠린 데는 이유가 있다. 버지니아주가 메릴랜드주와 함께 미국 정치 심장부인 워싱턴DC 생활권에 위치하고, 이번 결정이 양당 운명을 좌우할 중간선거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양측이 투입한 정치자금만 9800만 달러, 우리 돈 약 1500억원에 달한다.
양당 거물급 인사의 직접 개입도 화제를 모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투표 개시 직후인 오전 6시 50분 트루스소셜에 '국가를 지키려면 반대표를 던져달라'는 글을 올렸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찬성표야말로 공화당의 부당한 이익 추구에 맞서는 길'이라며 버지니아 유권자들의 동참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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