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 복구' 내세워 신칸센·도쿄타워 도안…비인륜적 전쟁범죄 외면
(서울=연합뉴스) 최이락 기자 = 일본 정부가 올해 '쇼와(昭和) 100년'을 맞아 1천엔짜리 기념 은화를 발행하기로 했다.
22일 일본 재무성이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기념 은화는 직경 40㎜, 무게 31.1g으로 제작되며 총 4만매 한정 발행된다. 판매 가격은 세금 포함 3만4800엔(약 32만3천원)이다.
은화의 앞면에는 전후 복구와 고도 경제성장을 상징하는 신칸센, 도쿄타워, 고속도로 등의 도안이 컬러로 들어갔으며, 뒷면에는 후지산과 벚꽃,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 문양이 새겨졌다.
구입 신청은 오는 8월 20일부터 우편과 인터넷을 통해 접수하며, 발송은 12월 중순 이후로 예정돼 있다. 신청자가 많을 경우 추첨으로 구매자를 선정한다.
그러나 쇼와 시대에 일본의 침략전쟁과 대학살, 일본군 '위안부' 강제 동원 등 비인륜적 범죄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은화 발행이 침략·식민 만행을 지우는 역사 세탁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쇼와'는 히로히토 일왕의 재위 기간(1926~1989) 전체를 아우르는 연호다.
여기에는 일본이 주장하는 '부흥' 이전에 아시아 전역을 참혹한 전쟁으로 몰아넣고 한반도를 강점해 수탈했던 고통의 역사가 깊게 각인되어 있다.
1931년 만주사변과 1937년 노구교 사건을 시작으로 자행된 난징대학살, 그리고 한반도에서의 일본군 '위안부', 징용 피해자 강제 동원, 민족 차별적 만행 등 반인륜적 범죄가 모두 이 시기에 벌어졌다.
이들 모두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역사적 상처로 남아 있다.
그런데도 일본이 식민 지배와 전쟁 범죄에 대한 진솔한 사죄 없이 '부흥'만을 찬양한다는 점에서 이번 은화 발행은 우려를 낳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쇼와 100년을 기념한다면 전후 복구와 경제 성장뿐 아니라 전쟁 책임과 피해를 함께 성찰해야 한다", "기념 은화가 과거를 미화하는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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