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간부진의 수백억원대 원정 도박 의혹을 둘러싼 '수사 무마' 의혹과 관련해 권창영 2차 종합 특별검사팀이 경찰 수뇌부까지 겨냥한 수사에 나섰다. 당시 경찰청 차장이던 윤희근 전 경찰청장의 업무용 PC를 확보하며 윗선 개입 여부를 본격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전날 경찰청과 강원경찰청, 춘천경찰서 등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윤 전 청장의 과거 업무용 PC를 확보했다. 윤 전 청장은 경찰이 통일교 원정 도박 첩보를 입수한 지난 2022년 6월 경찰청 차장이었다.
특검은 경찰이 한학자 총재를 비롯한 통일교 간부진이 2008년부터 2011년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에서 약 600억원 규모의 도박을 했다는 첩보를 확보하고도 정식 수사에 착수하지 않은 경위를 수사 중이다. 첩보는 수사로 이어지지 않았을 뿐 아니라 외부로 흘러나간 정황도 포착된 상태다.
특히 특팀은 경찰이 해당 정보를 정치권에 전달하면서 결과적으로 수사가 무마된 것 아니냐는 의혹에 주목한다. 이 과정에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등이 연루됐다는 의혹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권 의원은 통일교 측으로부터 불법 정치 자금 1억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으며,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법원은 별도의 사건에서 권 의원이 통일교 관련 수사 정보를 전달받은 사실을 일부 인정하기도 했다.
특검은 윤 전 청장이 당시 수사 무마 과정에 관여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PC 자료를 분석 중이다. 압수수색영장에는 피의자가 특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수사 범위는 경찰 수뇌부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수사선상에는 '건진법사'로 불리는 전성배씨와의 연결 정황도 포함됐다. 전씨가 윤 전 청장 인사와 관련해 "미리 작업한 것"이라고 언급한 문자 메시지가 확인되면서 특검은 이를 인사·수사 개입 동기의 단서로 의심하고 있다.
앞서 이 사건은 김건희 특검팀(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수사하다 종합특검으로 이첩됐다. 김건희 특검은 통일교 측이 수사 정보를 사전에 전달받고 회계 자료 삭제 등을 지시했다며 증거인멸교사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는데, 법원은 "특검법상 수사 대상이 아니다"라며 공소를 기각했다.
종합 특검팀은 경찰에서 확보한 자료를 분석한 뒤 관련자들을 순차적으로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통일교 도박 의혹에서 출발한 수사가 경찰과 정치권, 나아가 수뇌부까지 확장되면서 수사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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