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주 더봄] 되짚어보다, 통기타 한 자루와 함께한 음악 여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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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주 더봄] 되짚어보다, 통기타 한 자루와 함께한 음악 여정을

여성경제신문 2026-04-22 10:05:00 신고

저마다 취미로 다루는 악기 하나쯤 있을 것이다. 필자에게는 통기타 한 자루가 그것이다. 지금으로부터 약 17년 전 군대 병장 시절. 주말 무료함에 후임이 들고 온 기타를 만졌던 것이 이 이야기의 시작이다. 어설픈 운지로 신승훈의 를 연주했다. 목으로만 부르던 멜로디가 손가락 몇 번의 움직임으로 귀에 들리니 신기하고 재밌었다. 그날을 기점으로 통기타는 필자의 삶에서 음악이라는 한 축이 되었다.

필자는 어렸을 때부터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했다. 고등학교 때는 3인조로  교내 가요제에 나간 적도 있다.(대상을 수상했다) 그렇다고 음악으로 밥벌이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적은 '단 한 순간도'  없었다. 다만 음악과 친한 삶을 바랐다. '듣는 음악'을 넘어 '하는 음악'을 늘 꿈꾸었다. 음악에 이런저런 막연한 로망을 갖고 있던 필자에게 통기타 한 자루는 어쩌면 알맞은 우연이었을 지도 모르겠다. 

필자의 35만원 픽업 기타와 기타를 메고 합주를 가는 모습 /권혁주
필자의 35만원 픽업 기타와 기타를 메고 합주를 가는 모습 /권혁주

필자가 통기타를 잘 치는 편은 아니다. 코드 운지에 적당한 스트로크를 얹는 정도다. 필자의 통기타는 35만원짜리, 10년 전쯤 산 픽업 기타(앰프에 연결해서 쓸 수 있는 어쿠스틱 기타)다. 집에서 마음에 드는 노래를 코드로 짚으며 흥얼거리거나 가끔 성당에서 성가 반주를 맡았던 경험이 전부였다. 그러다 지금으로부터 6년 전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이 기타의 쓰임이 넓어졌다. 밴드 활동을 시작한 것이다.

밴드는 꽤 독특한 조합으로 시작됐다. 신부님 두 분, 성당에서 함께 활동했던 동생 둘, 그리고 아내와 나. 이렇게 6명이 의기투합해 만든 팀이다. (일종의) 직장인 취미 밴드라 음악적 성취를 목표로 달리기보다는 서로의 유대를 이어가기 위한 친교 모임이었다. 한 달에 한 번 모여 합주를 하며 안부를 묻고 시간을 나눈다.

성당에서 만난 사이라고 하면 '성가 밴드인가요?' 물어보는데 그렇지 않다. 오아시스, 콜드플레이, 마룬5 등의 해외 밴드 음악이나 YB, 크라잉넛, 송골매, 잔나비, 혁오, 넬 등의 국내 대중음악을 커버하는 밴드다. 급하지 않게, 꾸준히 시간을 쌓다 보니 어느 날엔 홍대에서 공연도 해보고 어느 날엔 유튜브 라이브 공연도 했다. 

통기타를 들고 공연을 하는 모습 /권혁주
통기타를 들고 공연을 하는 모습 /권혁주

내 포지션은, 당연히 통기타다. 정확히는 통기타와 서브 보컬. 하지만 음악적으로 팀의 중심에 서 있는 역할은 아니다. 일렉기타처럼 전면으로 치고 나오는 소리가 아니라 뒤에서 은은하게 받쳐주는 쪽에 가깝다. 솔직히 말하면 ‘밴드인데 악기 하나쯤은 들어야 하지 않나’ 하는 마음도 있었다. 그나마 할 줄 아는 게 통기타였기에 선택의 여지가 없는 선택이었다. 그럼에도 기타 한 자루 덕분에 “저 밴드 합니다”라고 말할 수 있다는 사실이 꽤 기분 좋다.

한 자루 통기타를 거쳐 간 노래들은 생각보다 많다. 완벽하게 연주하지 못해도 한 곡을 끝까지 따라가 본 경험은 묘한 만족을 남긴다. 밴드 안에서는 그 감각이 더 분명해진다. 혼자였다면 중간에 멈췄을 곡도 함께라면 끝까지 가게 된다. 누군가는 박자를 잡아주고, 누군가는 멜로디를 이끈다. 부족한 부분은 자연스럽게 메워진다. 그렇게 완성된 한 곡은 실력 이상의 결과를 만들어낸다. 통기타는 그 과정에서 조용히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흥미로운 건 필자는 밴드 음악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원래는  R&B나 발라드처럼 부드럽고 멜로디가 또렷한 음악을 더 선호했다. 밴드는 시끄럽고 투박한 음악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직접 해보니 생각이 달라졌다. 밴드의 매력은 각자의 소리가 충돌하지 않고 묘하게 어울리는 순간에 있다. 완벽(을 추구하지만)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여유, 서로를 듣는 태도. 그 안에서 음악은 단순한 결과물이 아니라 관계의 산물이 된다. 밴드 음악의 매력을 이제는 확실히 감각한다. 

좋은 소비란 결국 시간을 어떻게 쓰게 만드느냐의 문제일 것이다. 통기타는 필자의 시간을 조금 더 풍성하게 만들어준 물건이다. 정확히는 '낭만'이라는 단어로. 늘 손에 들고 있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멀리 있지도 않은 존재. 필요할 때 꺼내 들면 언제든 같은 자리에서 반응해준다.

그 위로 쌓인 시간과 기억은 사라지지 않는다. 필자에게 통기타 한 자루는 일상에서 낭만으로 넘어가는 관문인 동시에 일상과 음악을 느슨하지만 단단하게 이어주는 매개인 것이다. 여러분에게도 낭만의 열쇠가 언제나 일상의 한 편에 자리하기를 바란다. 

여성경제신문 권혁주 쇼호스트
kwonhj1002@naver.com

권혁주 쇼호스트·방송인

동국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한 후 SBS강원(G1), CJ헬로비전 등에서 아나운서로 방송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CJ ENM, 현대홈쇼핑+, 더블유쇼핑 등에서 홈쇼핑 및 라이브커머스 쇼호스트로서의 방송 경력을 거쳐 현재는 프리랜서 방송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방송활동에 겸하여 서촌에서 ‘이상서전’이라는 독립서점을 운영하며 매주 한 권의 책을 큐레이션하는 독특한 콘셉트로 정체성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여성경제신문 기사는 기자 혹은 외부 필자가 작성 후 AI를 이용해 교정교열하고 문장을 다듬었음을 밝힙니다. 기사에 포함된 이미지 중 AI로 생성한 이미지는 사진 캡션에 밝혀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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