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부처 합동 '아동학대 예방 및 대응 강화 방안' 마련
아동 조기 발견 및 보호…가정 회복도 지원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학대 위기에 놓인 아동들을 좀 더 일찍 발견하기 위해 정부가 의료기관을 이용한 적 없는 6세 이하 아동 약 6만명을 다음 달부터 전수 조사한다.
또 아동학대범죄의 법정형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한편 학대 피해 아동을 보호할 쉼터는 더 늘린다.
보건복지부는 22일 교육부, 법무부, 행정안전부, 성평등가족부, 경찰청과 함께 이런 내용의 아동학대 예방 및 대응 강화 방안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 방안을 시행함으로써 연간 학대 사망 아동을 2020∼2024년 평균 41명에서 2029년 30명으로 줄인다는 방침이다.
◇ 아동학대 가해자 중 부모가 80%…학대 사망 아동 매년 30∼50명
정부는 주로 부모가 가정 안에서 학대를 저지르고, 그 사실을 은폐하는 경우 피해 아동 발견이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이번 방안을 수립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최종 아동학대 판단 건수는 줄었지만, 학대 신고 자체는 2020년 4만2천251건에서 2024년 5만242건으로 18.9% 늘었다.
2024년 기준 학대 가해자 중 부모가 차지하는 비중은 84.1%였다.
학대로 사망한 아동은 최근 5년간 증감을 반복하며 30∼50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학대가 끊이지 않고 있지만, 바깥 활동이 적고 의사 표현이 어려운 영유아들은 학대 징후를 발견하기 어렵다.
실제 2024년 조사에서 아동 학대 사실이 발견된 비율은 3.57%였고, 이 가운데 2세 이하 아동의 발견율은 2.42%로 더 낮았다.
하지만 2022∼2024년 학대에 따른 사망 아동(124명) 중 2세 이하 아동은 46.8%(58명)로, 절반에 가까울 만큼 피해가 집중됐다.
◇ 검진도, 예방접종도 안 받은 아이들 5만8천명, 전부 확인한다
복지부는 경찰청과 함께 위기 아동을 조기에 발견하고자 'e아동행복지원시스템'을 통해 영유아 건강검진이나 예방접종 등을 받지 않은 6세 이하 아동 약 5만8천명을 발굴하고, 다음 달부터 위기에 놓였을 가능성이 큰 아동들부터 전수 조사한다.
특히 가정에서 재방문마저도 거부할 경우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등 조사의 실효성도 높인다.
2세 아동의 경우 가정에 방문할 때 아동보호전문기관 종사자가 동행하도록 하고, 반드시 증빙 자료를 첨부하게 해 대면 점검 의무를 명확히 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내년부터는 영유아 건강검진 시 검사 방법에 외상 같은 이상 여부를 살펴야 한다는 내용을 명문화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금까지도 학대 신고 의무자인 의료진이 아동을 꼼꼼히 살폈지만, 규정에 이 내용을 담아서 더 명확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또 2세 미만 영아 양육 가정에 전문 인력이 방문해 건강 관리·상담을 제공하는 '생애 초기 건강관리 사업'도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아울러 다음 달부터는 보육사업 지침에 무단결석 영유아의 관리·대응 요령을 담는 등 아동의 안전 확인과 학대 예방·대응도 강화하고, 올해 하반기에는 보호자가 아동의 입학 연기를 신청할 때 아동을 꼭 동반하게 해 취학 대상 아동의 안전을 확인하는 절차도 강화한다.
◇ 아동학대범죄의 법정형 강화 검토
정부는 아동학대범죄 처벌 강화를 요구하는 국민 청원에 따라 법정형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현행 아동학대처벌법상 아동 학대 살해는 사형,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아동 학대 치사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정부는 처벌 강화 필요성과 처벌에 따른 영향, 형벌 간의 비례원칙 등을 고려해 현행 처벌 수준의 적절성을 검토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자녀 살해를 아동 학대 범죄로 법에 명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8월부터는 학대 의심 사망 사건을 심층 분석해 비슷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환류 체계도 구축할 예정이다.
그런가 하면 아동을 보호할 학대 피해 아동 쉼터를 확충하고, 특히 영유아 특화 서비스를 제공할 시설을 갖춘 쉼터를 시도별로 1∼2곳씩 시범 운영한다.
학대 피해 아동의 일시 보호 요건은 '동일 아동 대상 2회 이상 신고'에서 '가정 내 아동 대상 신고 2회 이상'으로 개선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학대 예방을 위해서는 교육 콘텐츠를 '정부24'에 종합해 안내하는 등 보호자 교육 접근성을 높이고, 재학대를 막기 위한 '방문 똑똑! 마음 톡톡!' 사업은 올해 2천400가정을 대상으로 확대 추진한다.
2024년 현재 이 사업에 참여한 가족의 1년 이내 재학대 발생 비율은 3.1%로, 전체(8.7%)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정부는 또 장애 아동 학대 특화 쉼터를 늘리고, 아동 학대 대응 종사자 대상 장애 이해 교육도 강화한다.
이스란 복지부 제1차관은 "관계부처와 함께 개선 방안을 신속히 이행해 아동이 학대로 사망하지 않고 건강하게 성장할 제도적 기반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soho@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