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김갑찬 기자]
무대 위 ‘반전’을 이뤄내는 푸른 물결 치어리더의 진심
치어리더 ‘신비’의 이름은 처음 들으면 활동명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이는 본명이다. 부모는 ‘왕비처럼 당당하게 살라’는 의미를 담아 이름을 지어줬다. 신비 치어리더는 이름의 의미처럼 아직 경력이 길지 않은 신인이지만 무대 위에서는 결코 작아 보이지 않는다. 조용하고 내향적인 성격과는 달리 응원석 위에서는 전혀 다른 에너지를 꺼내놓는다. 그 간극은 자연스럽게 ‘반전’이라는 단어로 설명된다. 하지만 그 반전은 타고난 것이 아니라 선택과 반복을 통해 만들어진 결과에 가깝다. 무대 위에서의 모습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수많은 연습과 시행착오, 그리고 현장에서의 경험이 축적되면서 비로소 완성된다.
무용 전공자가 치어리더가 되기까지
신비 치어리더의 전공은 무용이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춤을 배우기 시작했고 그 경험은 전공으로까지 이어졌다. 오랜 시간 무용을 해온 만큼 몸을 쓰는 감각과 표현력은 자연스럽게 자리 잡혀 있었다. 하지만 대학 시절 그는 방향에 대한 고민을 마주하게 됐다. 익숙한 길이었지만 계속 이어가야 할 이유를 스스로에게 설득하기 어려운 순간들이 찾아왔다. 그 시기에 치어리더라는 직업이 눈에 들어왔다. 단순히 춤을 추는 것이 아니라 관중과 함께 호흡하며 만들어가는 무대라는 점이 강하게 다가왔다. 무용과는 다른 방식의 에너지와 사람과 직접 연결되는 구조가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그래서 고민보다 행동이 먼저였다.
무용 경험은 치어리딩에서도 분명 강점으로 작용했다. 유연성과 동작의 완성도, 그리고 기술적인 부분에서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다. 옆돌기나 회전 동작처럼 난이도가 있는 퍼포먼스에서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동시에 전혀 다른 영역이기도 했다. 무용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일이라면 치어리딩은 관중에게 에너지를 전달하는 일이다. 시선의 방향, 동선의 흐름, 그리고 타이밍까지 모든 것이 달랐다. 신비 치어리더는 그 차이를 빠르게 받아들였다. 기존의 방식을 고집하기보다 새로운 환경에 맞게 스스로를 조정했다. 처음부터 다시 배우겠다는 태도로 접근했다. 그 과정에서 그는 ‘표현하는 사람’에서 ‘전달하는 사람’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그러나 치어리더로서의 첫 도전 이후 그는 보이지 않는 벽에 가로막힌 듯한 기분이었다. 다른 일을 해볼까라고 고민했던 시기도 있었다. 한 번 경험으로 끝낼 수도 있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주변의 권유로 다시 무대 위로 올라섰다. 이번에는 더 분명한 마음이었다. 후회 없이 해보겠다는 기준이 생겼다. 그렇게 그는 트윙클 치어리더팀에 합류하게 됐다. 그 선택은 결과적으로 그의 커리어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지난 시즌 뒤늦게 삼성 라이온즈 치어리더로 합류한 그의 첫 무대는 원정 경기였다. 낯선 환경, 많은 관중, 그리고 빠르게 흘러가는 경기 흐름 속에서 그는 오히려 더 집중했다. 긴장감보다 ‘지금 이 자리에 서 있다’는 감각이 더 크게 다가왔다. 그는 그 순간을 감사했다고 표현했다. 단순한 데뷔가 아니라 기회를 체감하는 시간이었다. 그날의 경험은 이후 기준이 됐다. 무대를 대하는 태도와 집중 방식이 달라졌다. 그 순간 이후 그는 스스로를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신비 치어리더의 가장 큰 강점은 결국 ‘선택 이후의 태도’다. 시작보다 중요한 것은 지속이다. 그는 자신이 선택한 길에 대해 책임을 지는 방식으로 움직인다. 연습을 반복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우며 현장에서 경험을 쌓는다. 그리고 그 과정 자체를 받아들인다. 신비 치어리더가 스스로를 완성형이 아니라 성장형이라고 평가하는 이유다.
삼성 라이온즈의 푸른 물결과 함께하다
지난해 KBO 최대 관중 신기록을 달성한 삼성 라이온즈의 응원 문화는 신비 치어리더에게 또 다른 전환점이었다. 그는 라이온즈의 응원을 ‘하나로 뭉쳐지는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단순히 크고 많다는 의미가 아니라 흐름이 끊기지 않는 구조를 의미한다. 관중과 응원단, 그리고 경기의 흐름이 하나로 이어진다. 그 안에서 치어리더의 역할은 단순한 퍼포머가 아니다. 분위기를 연결하고 유지하는 사람이다. 그는 그 구조를 현장에서 직접 느끼며 그 흐름에 자신을 맞췄다. 신비 치어리더는 특히 응원가에 대한 애정이 크다. 팀 응원가 ‘환희’를 가장 좋아한다고 했다. 경기장의 분위기를 단번에 끌어올리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개인 응원가 중에서는 구자욱 선수의 응원가를 꼽았다. 관중과 함께 부르는 순간의 에너지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그는 응원가를 단순한 음악이 아니라 분위기를 설계하는 요소로 본다. 그래서 더 집중해서 임한다. 응원가 하나에도 흐름이 달라진다고 믿는다.
무대에서 그는 카메라에 대한 의식은 거의 하지 않는다. ‘카메라보다 응원이 먼저’라고 말하지만 대신 직캠 영상은 꼭 찾아본다. 자신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확인하기 위해서다. 특히 열정이 잘 드러난 영상에 더 만족한다고 했다. 완벽한 동작보다 에너지가 전달되는 순간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영상 속 자신의 모습은 또 다른 피드백이 된다. 그는 그 과정을 반복하며 스스로를 보완한다.
치어리더로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였다. 한화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 패색이 짙던 상황에서 김영웅 선수의 3점 홈런이 연이어 터지며 경기장의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울컥할 정도로 전율이 돋았다는 신비 치어리더는 응원이 단순한 행동이 아니라 흐름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느낀 순간이었다. 그 경험은 그의 기준을 바꿨다. 응원은 결과를 만드는 과정이라는 인식이 생겼다. 그래서 그는 늘 같은 선택을 한다. 경기가 어려울수록 더 움직인다. 더 크게 외치고 더 많이 뛰는 방식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린다. 그 에너지가 선수에게 전달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 믿음이 그의 움직임을 만든다. 그리고 그 움직임이 다시 관중에게 전달된다. 그렇게 응원은 하나의 흐름으로 완성된다.
트윙클 치어리더팀, 그리고 신비 치어리더
신비 치어리더에게 트윙클 치어리더팀은 단순한 소속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처음 팀에 합류했을 때 그는 낯선 환경과 새로운 사람들 사이에서 적응해야 했다. 성격 자체가 조용하고 내향적인 편이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스스로도 한 발 물러서 있는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하지만 팀이라는 공간은 개인의 성향보다 흐름이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 그는 그 흐름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의식적으로 움직였다. 먼저 말을 걸고 다가가며 웃으려고 했다. 그렇게 관계를 만들어갔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팀 안에서의 자신의 위치도 만들어졌다. 지금은 오히려 팀원들 사이에서 분위기를 풀어주는 역할을 맡는 경우도 많다. 처음의 모습과는 분명 다른 변화다. 그리고 그 변화는 스스로 만든 결과다. 트윙클 치어리더팀의 가장 큰 강점은 팀워크다. 그는 이 팀을 “차분하지만 필요할 때는 확 끌어올리는 팀”이라고 표현했다. 각자의 개성이 분명하지만, 무대 위에서는 하나의 흐름으로 움직인다. 서로의 장단점을 알고 있고 부족한 부분을 자연스럽게 채워준다. 연습 과정에서도 피드백이 활발하다. 잘한 부분은 인정하고 부족한 부분은 솔직하게 짚는다. 그 과정이 반복되면서 팀의 완성도가 높아진다. 단순히 동작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호흡을 맞추는 단계로 이어진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신비 치어리더는 빠르게 성장했다. 혼자였다면 얻기 어려웠을 경험이다.
그중에서도 박소영 팀장은 특히 중요한 존재다. 신비 치어리더는 그를 ‘롤모델’이라고 표현했다. 무대 위에서의 집중력과 디테일, 그리고 팀을 이끄는 방식까지 모두 배울 점이 많다고 했다. 단순히 잘하는 선배가 아니라 방향을 제시해주는 사람이다. 그는 박소영 팀장을 보며 스스로를 점검한다. “저 위치에 서려면 어떤 태도가 필요할까”라는 질문을 자연스럽게 하게 된다고 했다. 그 질문이 자신의 기준을 만든다. 그리고 그 기준이 다시 성장으로 이어진다. 그는 박소영 팀장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여러 번 반복했다. 단순한 존경을 넘어 자신의 방향을 만들어준 존재라는 의미였다.
팀워크는 무대 밖에서도 이어진다. 연습이 끝난 뒤에도 함께 식사를 하거나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 가볍게 게임을 하며 분위기를 풀기도 하고,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며 관계를 쌓는다. 이런 시간들이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팀의 밀도가 높아진다. 그는 이런 순간들이 무대 위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고 말한다. 단순히 연습으로 만들어진 호흡이 아니라, 관계에서 만들어진 호흡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팀과 보내는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 시간들이 결국 무대를 만든다고 믿는다.
치어리더 신비의 성장기를 지켜봐달라
신비 치어리더는 자신을 설명하는 키워드로 ‘반전’을 선택했다. 처음 보면 조용하고 차분한 이미지지만, 무대 위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는 그 차이를 의도적으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단순히 성격의 차이가 아니라 역할에 대한 이해에서 나온 변화다. 무대에 올라서는 순간 자신은 ‘응원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기준이 분명하다. 그 기준이 행동을 바꾼다. 그래서 그는 더 크게 움직이고 더 강하게 표현한다. 그 모습이 바로 반전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에게는 자연스러운 선택이다. 신비 치어리더는 사람들이 자신을 보며 “응원을 못할 것 같았는데 잘한다”는 말을 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그 말이 가장 자신을 잘 설명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외형적인 이미지와 실제 무대에서의 모습이 다를 때 그 차이가 기억으로 남는다. 그는 그 기억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단순히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예상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의미다. 목표는 단순하지만 분명하다.
지금까지의 치어리더 활동에 대해 그는 아직 스스로에게 높은 점수를 주지는 않는다. 더 배워야 할 부분이 많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지금의 자신을 ‘과정 속에 있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완성형이 아니라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 단계라는 의미다. 그래서 더 조심스럽고 더 신중하게 움직인다. 동시에 더 적극적으로 배우려고 한다. 그 태도가 그의 방향을 만든다. 앞으로의 목표도 분명하다. 그는 “어디에 서도 응원을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특정 팀이나 특정 무대에 국한되지 않고 어떤 환경에서도 자신의 역할을 해내는 사람. 그것이 그가 생각하는 좋은 치어리더의 기준이다. 그 기준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가능성도 열려 있다. 모델 활동이나 다양한 콘텐츠 분야에도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그는 순서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지금은 치어리더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해내는 것이 먼저라고 판단한다. 그 기반 위에서 다음을 고민하겠다는 입장이다. 중심이 흔들리지 않는 확장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팬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부족한 자신을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힘이라고 말했다. 그 말에는 꾸밈이 없었다. 그리고 2026 시즌에 대한 다짐도 덧붙였다. 더 열정적으로 더 힘 있게 응원하겠다는 각오였다. 그 다짐은 크지 않지만 분명하다. 그리고 그 태도가 지금의 신비 치어리더를 만든다. 화려하지 않아도 오래 남는 사람. 그는 지금 그 방향으로 걸어가고 있다. 그리고 그 과정 자체가 그의 가장 큰 무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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