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엑스디너리 히어로즈(Xdinary Heroes)가 다시 한번 자신들의 색을 확장했다. 데뷔 초 강렬한 사운드로 각인됐던 이들은 이제 그 틀에 머물지 않는다. 더 넓은 스펙트럼과 깊어진 감정, 그리고 한층 자유로워진 음악이다. 여덟 번째 미니 앨범 ‘DEAD AND’는 그 변화의 흐름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결과물이다.
지난 17일 발매된 엑스디너리 히어로즈의 미니 8집 ‘DEAD AND’에는 타이틀곡 ‘Voyager’와 선공개곡 ‘X room’을 포함해 ‘Helium Balloon’, ‘No Cool Kids Zone’, ‘Hurt So Good’, ‘Rise High Rise’, ‘KTM’까지 총 7곡이 수록됐으며, 여섯 멤버 전원이 곡 작업에 참여했다.
건일은 “오랜만에 미니 앨범으로 나오게 됐다. 아끼는 곡들이 많이 들어가 있어서 애정이 크다. 굉장히 설레는 마음”이라며 컴백 소감을 전했다. 정수는 “우리 음악을 들어준 팬들과 많은 리스너들에게 감사하다”며 “어느 순간부터 앨범이 일이 아니라 숨 쉴 수 있는 공간이 된 것 같다”고 벅찬 마음을 드러냈다.
음악을 ‘숨 쉴 공간’이라 표현한 정수의 고백은 팀의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해야 하는 일’로 받아들이던 시기에서, ‘하고 싶은 것’을 풀어내는 공간으로 인식이 바뀌었다. 정수는 “처음에는 더 좋은 걸 보여드려야 한다는 생각에 설계하는 데 집중했다면, 지금은 우리가 했을 때 재밌는 게 무엇인지 묻는다”며 “우리가 즐거워야 듣는 분들도 함께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앨범의 제목 ‘DEAD AND’ 역시 그러한 변화의 연장선에 있다. 준한은 “처음 작업할 때 ‘작별’이라는 키워드에서 출발했다”며 “끝을 이야기하지만, 그 끝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나아가자는 메시지를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가온은 “‘DEAD END’에서 E를 A로 바꿔 ‘AND’로 만든 이유는, 막다른 길에서도 끝이 아니라 이어진다는 여운을 주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타이틀곡 ‘Voyager’는 그 메시지를 가장 직관적으로 풀어낸 곡이다. 돌아갈 수 없는 지점에 도달했음에도 여정을 멈추지 않는 존재를 ‘보이저 1호’에 빗대, 끝을 향해 가면서도 계속 나아가는 청춘의 의지를 담았다. 강렬한 신스 리프와 휘몰아치는 기타, 파워풀한 드럼이 어우러진 사운드는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특유의 에너지를 유지하면서도, 그 안에 섬세한 감정을 함께 담아낸다.
멤버들은 이번 앨범을 통해 기존 이미지에 대한 인식 역시 자연스럽게 확장되기를 바랐다. 건일은 “엑디즈 하면 하드한 음악을 하는 팀이라는 이미지가 강한 것 같다”면서도 “이번 앨범이 완전히 새로운 반전이라기보다는, 그동안 꾸준히 보여온 다양한 색깔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들은 강렬함뿐 아니라 서정성과 밝은 무드까지 점차 스펙트럼을 넓혀왔다.
가온 역시 “우리는 항상 대중적인 음악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특정 방향을 정해놓기보다, 어떻게 하면 더 재밌는 음악을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운드나 메시지 모두 많은 분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고민한 앨범이라 더욱 만족스럽다”고 덧붙였다.
물론 이러한 결과물 뒤에는 절대 가볍지 않은 과정이 있었다. 오드는 “타이틀곡 ‘보이저’ 연주는 인생에서 손꼽을 정도로 고난도였다”며 “설 연휴도 반납하고 회사에 머물면서 연습에 몰두했다”고 밝혔다. 이어 “힘들었던 만큼 완성했을 때의 뿌듯함도 컸다”고 말했다.
밴드로서의 강점은 결국 ‘합주’에서 나온다. 각자의 색이 모여 하나의 곡을 완성하는 과정 속에서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만의 사운드가 만들어진다. 가온은 “멤버들이 각자 아이디어를 던지면서 곡이 더 풍성해진다”며 “특히 ‘보이저’는 보컬과 연주 모두에서 멤버들의 다양한 매력을 확인할 수 있는 곡”이라고 설명했다.
데뷔 5년 차에 접어든 이들은 음악을 대하는 태도 역시 달라졌다고 입을 모았다. 주연은 “번아웃이 왔을 때 음악으로 풀어내는 법을 알게 됐다”며 “이제는 음악과 점점 하나가 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가온 역시 “시간이 지나면서 삶의 농도가 달라지고, 그게 가사와 멜로디, 연주에도 그대로 반영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는 자신들의 정체성을 ‘아이돌 밴드’라는 단어로도 당당히 설명한다. 건일은 “아이돌과 밴드의 요소를 모두 가진 팀이라는 점이 우리의 강점”이라며 “두 영역의 팬들을 모두 사로잡을 수 있는 무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목표는 분명하다. 단순히 국내를 넘어, 더 큰 무대에 서는 것. 주연은 “세계 최고의 밴드가 될 가능성을 열어두고 음악하고 있다”며 “대한민국 밴드 최초로 웸블리 스타디움에 서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엑디즈만의 독보적인 색깔을 가진 밴드로 각인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는 지난해 9월 레전드 밴드 뮤즈의 내한 공연 오프닝 무대를 장식했던 바. 올해 1월 일본 현지 단독 공연을 성료한데 이어 오는 5월과 6월에는 유럽 및 영국에서 스페셜 라이브 ‘〈The New Xcene〉 Special Live in Europe & UK’를 개최하며 글로벌 활동을 이어간다.
정수는 팀의 방향성을 한 문장으로 정리했다. “우리는 하드하고 과감한 음악을 하지만, 그 안에는 결국 위로가 담겨 있다”며 “이번 앨범도 많은 분들에게 힘이 되는 음악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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