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재환이 돌아왔다. 군백기를 지나 약 2년 만의 컴백이다. 공백의 시간은 짧지 않았지만, 그 시간은 오히려 그의 방향을 더 또렷하게 만들었다. 여러 장르를 오가던 시기를 지나, 이제는 스스로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옷을 찾았다. 기타를 들고, 자신의 목소리에 집중하는 음악이다. 신곡 ‘지금 데리러 갈게’는 그렇게 완성된 현재의 김재환을 보여주는 결과물이다.
이번 디지털 싱글은 김재환이 전역 후 처음 선보이는 곡이다. 그는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며 “윈드(팬덤) 분들이 이번 활동을 편안하고 행복하게 바라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컴백 소감을 전했다. 긴 공백 끝에 다시 마주하는 무대인만큼, 들뜬 기대보다 단단해진 태도가 먼저였다.
군백기는 김재환에게 단순한 공백이 아니었다. 그는 “군대에서 최대한 많이 깨닫고, 경험하고, 성장하자는 생각을 했다”며 “외롭고 고립되기도 했지만 긍정적으로 극복하려 했다”고 돌아봤다. 시간이 더디게 흐르던 순간들도 있었지만, 결국 그 시간을 버텨낸 경험 자체가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다는 확신이다. “그때의 태도와 자세가 전역 후 활동에 무조건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는 말에서 그 시간의 의미가 고스란히 전해졌다.
특히 군악대에서의 경험은 음악적으로도 적지 않은 영향을 남겼다. 김재환은 전국을 돌며 순회 연주를 했고, 그 과정에서 실력뿐 아니라 감정 표현에 있어서도 많은 훈련을 거쳤다. 그는 “자연스럽게 미래에 대한 음악을 생각하게 됐다”며 “군대에서 배운 것들이 이번 앨범에 에너지로 실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물론 ‘잊혀질지도 모른다’는 불안에 빠지기도 했다. 김재환은 “TV에 나오지 않으니까 잊혀지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하지만 그 불안을 지나며 얻은 결론은 의외로 단순했다. ‘다시 나가서 하면 된다. 중요한 건 어떻게 보여질 것인가’. 관심도의 높낮이에 흔들리기보다, 스스로의 방향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깨달음이었다.
김재환은 크라잉넛, YB(윤도현 밴드) 등 꾸준히 음악을 이어가는 아티스트들을 떠올렸다. 그는 “유행은 계속 바뀌지만, 본인에게 맞는 계절은 열심히 하다 보면 찾아오는 것 같다”며 “그 계절을 기다리면서 좋은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계속 갈고 닦아야 한다”고 말했다. 조급함 대신 지속성을 택한 셈이다.
이번 신곡 ‘지금 데리러 갈게’는 그런 고민의 결과다. 발라드, 댄스 등 다양한 장르를 시도해온 그는 어느 순간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김재환 하면 떠오르는 장르는 무엇일까. 그 질문 끝에서 선택한 키워드는 ‘위로’였다. 그는 “세상 사람들이 다 각자의 고민과 어려움을 안고 살아간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 곡을 통해 힘든 사람들과 팬분들의 일상에 위로를 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렇게 완성된 결과물이 바로 ‘지금 데리러 갈게’다. 신곡은 지친 순간에도 언제나 곁을 지켜주겠다는 사랑과 위로의 메시지를 담은 록발라드 장르의 곡이다. 김재환은 기타 연주를 비롯해 작사, 작곡에 참여하며 프로듀싱 역량을 펼쳤다. 밴드 사운드 곡의 진정성을 더하기 위해 드럼, 베이스, 기타, 스트링 등 전 악기를 리얼 세션으로 녹음해 풍부하고 입체적인 하이엔드 사운드를 완성했다.
곡 작업 과정 역시 그 어느 때보다 자연스러웠다. “진심을 담아서 즐겁게 작업했고, 무엇보다 편안하게 마쳤다”며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이 행복했다”고 회상했다. 특히 여러 스태프들과 호흡을 맞추며 곡을 완성해가는 과정 자체가 인상 깊었다고 덧붙였다.
눈에 띄는 변화는 또 있다. ‘댄스’를 과감히 내려놓았다는 것. 김재환은 “앞으로 앨범에서는 댄스는 많이 하지 않을 것 같다”며 “락, 발라드, 어쿠스틱이 나의 방향성”이라고 분명히 말했다. 다만 “아이돌로 데뷔했기 때문에 팬분들이 원하면 챌린지나 공연에서는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는 않았다.
이 같은 변화는 갑작스러운 선택이 아니다. 오히려 본래의 자신으로 돌아가는 과정에 가깝다. 김재환은 “밴드 연습생 생활을 오래 했고, 클럽 공연도 했고, 기타를 들고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갔던 시절이 있다”며 “원래 하던 것을 다시 이어가는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주변의 의견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그는 “기타 치면서 노래하는 모습이 가장 멋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그 의견들을 듣다 보니 자연스럽게 방향이 정리됐다”고 말했다. 때로는 “춤 좀 그만 춰라”는 솔직한 조언도 있었지만, 그 역시 받아들이며 자신의 길을 다듬어왔다. “내가 만들었다기보다 주변 사람들이 함께 만들어준 방향”이라는 말에서 그의 태도를 엿볼 수 있다.
물론 최근 밴드 음악이 트렌드라는 점도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다. 그러나 김재환은 “트렌드라서 선택한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욕심을 내려놓고, 내가 행복한 음악을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들어주는 분들이 있는 것 자체에 감사한 마음으로 음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재환이 그리는 청사진은 복잡하지 않다. “꾸준히 내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는 것. 화려한 목표보다 지속성과 진정성을 택한 이유다. “순수함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말도 같은 맥락이다.
이번 컴백은 김재환에게 새로운 시작이다. 그는 “이번 활동이 앞으로의 음악 색깔을 풀어가는 첫 단추가 될 것 같다”고 의미를 짚었다. 만족도 역시 높다. “잘 만들었다기보다, 하고 싶은 이야기에 잘 어울리는 곡이 나와서 만족한다”고 털어놨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도 덧붙였다. 지금의 그는 여전히 팬들에게 기대는 쪽에 가깝지만, 언젠가는 반대가 되고 싶다고 고백했다. “팬 분들이 저에게 기대게 만들고 싶다”며 “하고 싶은 음악을 꾸준히 해나가면서, 언젠가는 듬직하고 성숙한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긴 겨울을 지나 돌아온 김재환. 이제 그의 계절은, 그가 말한 것처럼 스스로 만들어갈 시간이다.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사진제공|웨이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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