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답변 없어 협상 멈춤…밴스 방파키스탄 일정 보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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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답변 없어 협상 멈춤…밴스 방파키스탄 일정 보류"

이데일리 2026-04-22 02:47:1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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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미국과 이란 간 핵협상이 다시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JD 밴스 부통령의 파키스탄 방문 일정이 전격 보류됐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란이 미국 측 협상안에 대한 공식 답변을 내놓지 않으면서 협상 프로세스 자체가 사실상 멈춰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NYT는 복수의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밴스 부통령이 이슬라마바드에서 이란 협상단을 상대로 핵합의를 압박할 예정이었지만, 테헤란이 미국의 협상 조건에 응답하지 않으면서 일정이 ‘보류(on hold)’됐다고 보도했다.

밴스 부통령은 당초 이날 오전 출국해 22일 협상 재개 일정에 맞춰 현지에 도착할 계획이었다. 특히 이번 협상 재개 시점은 미·이란 간 ‘취약한 휴전’이 종료되는 날과 맞물려 있어, 외교적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받아왔다. 그러나 이란의 침묵으로 협상은 출발선조차 넘지 못한 셈이 됐다.

다만 미국 측은 협상의 ‘완전 중단’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의 답변을 내놓을 경우, 밴스 부통령의 방문 일정은 언제든 재개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동시에 미국은 이란 협상단이 실제 합의 체결 권한을 충분히 위임받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신호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핵심 쟁점은 여전히 ‘우라늄 농축’

이번 협상 교착의 본질은 결국 10년 넘게 반복돼 온 핵심 쟁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이 최근 이란에 전달한 서면 제안 역시 협상의 ‘기본 틀’을 제시한 수준이지만, 논쟁의 중심에는 여전히 우라늄 농축과 비축 문제라는 두 축이 자리 잡고 있다.

농축 문제에서 미국의 선택지는 넓다. 이란의 농축 활동을 전면 금지하는 강경안부터,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엄격한 감독 아래 제한적 민간용 농축을 허용하는 절충안까지 다양한 시나리오가 검토되고 있다. 후자의 경우 이란의 지하 핵시설 폐쇄가 조건으로 붙을 가능성이 크다.

비축 우라늄 처리 역시 난제다. 미국에 직접 넘기는 방안, 제3국으로 이전하는 방식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어느 쪽이든 이란 입장에서는 주권과 직결된 민감한 문제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협상에서는 민간용 핵연료 생산을 위해 이란과 다국적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방안도 논의된 바 있다. 페르시아만의 특정 섬을 거점으로 삼는 구상까지 나왔지만, 아직 구체화되지는 못한 상태다.

◇‘경제 카드’와 ‘군사 옵션’ 동시에

협상 테이블 위에는 ‘당근’도 올라와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최대 압박’ 제재로 동결된 이란 자산은 수천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데, 이 가운데 일부를 해제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여기에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걸프 국가들과의 경제 협력 확대를 포함한 ‘경제 통합 패키지’도 거론된다.

다만 이러한 경제적 유인책은 군사적 압박과 병행되고 있다. 미 국방부는 협상이 결렬될 경우를 대비해 다양한 군사 옵션을 검토 중이며, 실제 작전 계획까지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자는 즉각적인 군사 행동 가능성은 낮다고 선을 그었지만, 협상과 군사 압박이 동시에 작동하는 전형적인 ‘투트랙 전략’이 가동되고 있는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은 명확하다. 이번 합의는 2015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체결한 핵합의(JCPOA)를 넘어서는 ‘더 나은 딜’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협상 목표를 높이는 동시에 타협 여지를 좁히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행정부 내 강경파들은 오바마 합의를 반복적으로 언급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위험한 양보’를 하지 않도록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이란은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따라 평화적 목적의 우라늄 농축 권리를 보장받고 있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양측의 간극은 쉽게 좁혀지지 않고 있다.

◇메시지는 엇갈리고, 협상은 흔들리고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 발언은 협상 흐름과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8일 인터뷰에서 “이란이 모든 것에 합의했다”고 주장하며 양국이 공동으로 핵물질을 제거하는 방안까지 언급했다. 그러나 이란 측은 즉각 이를 부인하며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이어 그는 20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상선을 공격해 휴전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협상 거부 시 “이란의 모든 발전소와 모든 교량을 파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더 이상 신사적으로 대응하지 않겠다(NO MORE MR. NICE GUY!)”는 표현까지 사용하며 강경 기조를 재확인했다.

이처럼 협상 상황과 공개 메시지 간 괴리가 커지면서, 시장과 외교가에서는 ‘의도된 압박 전략’인지, 아니면 정책 혼선인지에 대한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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