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단체방 지시 정황" vs 변호인 "단순 농담…철없는 행동 선처를"
(수원=연합뉴스) 권준우 기자 = 국내 한미 군사시설과 주요 국제공항 여러 곳에서 전투기를 무단 촬영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10대 중국인들에 대해 검찰이 징역형을 구형했다.
21일 수원지법 형사12부(박건창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A군 등 중국 국적 고교생 2명의 형법상 일반이적 등 혐의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A군에게 징역 장기 4년·단기 3년을, B군에게 징역 4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범행에 사용된 카메라 등에 대한 몰수도 함께 구형했다. 소년법상 미성년자에게는 장기와 단기를 정해 형을 선고하는 부정기형이 적용된다.
검찰은 "군사 안보를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 행위이며, 피고인들이 반성하지 않는 점을 고려했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변호인 측은 최후변론에서 "피고인들은 미성년자이자 고등학생으로, 특정 조직의 지시나 지원을 받은 것이 아니라 항공기에 특화된 사진을 찍는 취미를 가졌을 뿐"이라며 "철없는 어린아이들의 범법 행위에 관용을 베풀어 달라"고 선처를 호소했다.
A군 등 피고인들도 최후진술을 통해 "단순한 호기심으로 한 행동이 이렇게 큰일이 될 줄 몰랐다"며 "깊이 반성하고 있으니 선처를 부탁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날 앞서 진행된 피고인 신문에서는 B군의 위챗 단체대화방 내용을 두고 검찰과 변호인 간 공방이 이어졌다.
검찰은 B군이 단체 대화방에서 "C(대화방 참가자)가 우리한테 찍으라고 지시했다. C가 준 게 너무 많다. C가 말하는데 돈을 우리에게 주고 사진을 찍어주면 된다고 해서 그래서 왔어"라는 글을 쓴 것을 두고 배후가 있는 게 아니냐고 추궁했다.
이에 변호인 측은 "대화방 참가자들끼리 가볍게 대화하는 과정에서 촬영이 적발될 경우 C를 주범으로 몰자는 장난스러운 농담을 주고받은 것"이라며 "대화를 단편적으로 떼어내 문자 그대로 해석해 생긴 오해"라고 답했다.
A군 등은 2024년 하반기부터 지난해 3월까지 한국에 각자 3차례, 2차례씩 입국해 국내에서 이·착륙 중인 전투기와 관제시설 등을 카메라로 수백 차례 정밀 촬영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이들이 방문한 곳은 수원 공군기지, 평택 오산공군기지(K-55), 평택 미군기지(K-6), 청주 공군기지 등 한미 군사시설 4곳과 인천·김포·제주공항 등 주요 국제공항 3곳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지난해 3월 21일 오후 수원 공군기지 부근에서 이·착륙 중인 전투기를 무단으로 촬영하다가 이를 목격한 주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적발됐다.
형법상 일반이적죄는 대한민국의 군사상 이익을 해하거나 적국에 군사상 이익을 공여한 자를 처벌하는 조항이다.
이들에 대한 선고 공판은 오는 5월 14일 오전 10시에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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