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은 엑소더스중...장동혁 지도부 버리고 ‘각자 선대위’로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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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은 엑소더스중...장동혁 지도부 버리고 ‘각자 선대위’로 탈출

투데이신문 2026-04-21 15:47:2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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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총 서울지역본부 회의실에서 열린 국민의힘-한국노총 서울지역본부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총 서울지역본부 회의실에서 열린 국민의힘-한국노총 서울지역본부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성기노 기자】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지도부가 제대로 일을 못하자 보다 못한 의원들이 독자 선대위를 추진하고 나서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장동혁 지도부와 거리를 두려는 일종의 ‘디커플링’ 현상이 노골화하고 있는 것이다.

21일 경기도 지역구 의원들이 일괄적으로 ‘자체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선언하자 당내에서는 “사실상 장동혁 패싱이 공식화된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김선교·김성원·김용태·김은혜·송석준·안철수 의원 등 경기도 지역구 국회의원 6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도 자체 선거대책위원회를 즉시 발족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더불어민주당은 이미 후보를 확정하고 경기도 전역을 누비고 있는데 우리는 후보조차 결정하지 못했다”며 “저들은 모든 역량을 모은 ‘용광로 선대위’를 꾸렸지만 우리는 아직 불을 지필 준비조차 돼 있지 않다”고 지도부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의원들은 이번 자체 선대위가 단순한 조직 구성이 아니라 지도부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수도권 방어선 구축’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들은 “수도권이 무너지면 우리 당은 국민을 위한 건강한 견제 역할조차 할 수 없게 된다”며 “독주를 막을 최소한의 견제 장치마저 사라지는 위기, 그 길을 경기도 의원들이 온 몸으로 막겠다”고 말했다.

자체 선대위는 1기 신도시 재건축, GTX 완성, 반도체 클러스터 지원, 경기 북부 균형발전 등 경기도 핵심 어젠다를 의원들이 직접 발굴·조정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계획이다. 이들은 “국민의 마음이 저희에게서 멀어져 있다는 걸 뼈아프게 잘 알고 있다”며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신뢰를 되찾겠다”고 덧붙였다.

양향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경기도지사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양향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경기도지사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정치권 안팎에서는 중도층 비중이 압도적인 수도권 선거의 특성과 장동혁 지도부의 ‘강경 보수 베이스’ 위주의 선거 전략이 맞지 않는다는 위기의식이 이번 집단행동의 배경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실제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은 수도권에서 좀처럼 반등의 계기를 만들지 못하고 있고 당내에서는 “지도부와 함께 가다가는 선거를 통째로 내줄 수 있다”는 하소연까지 나온다.

송석준 의원은 기자회견 직후 취재진과 만나 “지도부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것도 당연히 포함된다”고 인정했다. 다만 그는 “객관적 상황이 불리하다고 해서 자조하거나 패배를 당연시하는 건 전쟁에 임하는 장수의 태도가 아니다”라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기 위해 자체 선대위를 꾸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동혁 지도부의 선거 역할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는 그간의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송 의원은 “(장 대표가) 선거에 필요 없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저는 솔직히 그런 말을 많이 하지만 오늘은 6명밖에 되지 않는 경기 의원들이 결사항전의 의지를 밝히는 자리이기 때문에 지도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공개적인 언급을 자제하면서도 “그런 말을 많이 한다”는 표현을 통해 지도부에 대한 깊은 불신과 답답함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셈이다.

경기에서 시작된 ‘탈 장동혁’ 기류는 이미 다른 지역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장 대표를 향해 “후보들에게 짐이 되고 있다”며 “(장 대표가) 여기 있어도 이제 할 일이 없는 국면에 돌입했다”고 직격했다. 그는 “그렇기 때문에 당 지도부는 변명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된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늦어도 이번 주말까지 서울시 자체 선대위를 꾸리겠다고 했다.

보수 텃밭인 대구마저도 장동혁 지도부와 거리를 두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대구시장 본경선에 오른 추경호 의원은 장 대표와 경선 단계부터 각을 세워온 인물로 최근 지역 선대위 구성을 통해 사실상 중앙 지도부와 분리된 선거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수도권뿐 아니라 핵심 기반 지역까지 ‘장동혁 배제 선대위’ 움직임이 퍼질 경우 이번 지방선거는 사실상 각 지역이 독자 노선을 걷는 ‘각자 선대위 체제’로 치러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1일 서울 성북구 정릉공영차고지 복합개발사업 현장을 방문해 주변을 둘러보고 있다. 오 시장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독자적인 선대위를 꾸릴 것으로 알려진다. [사진제공=뉴시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21일 서울 성북구 정릉공영차고지 복합개발사업 현장을 방문해 주변을 둘러보고 있다. 오 시장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독자적인 선대위를 꾸릴 것으로 알려진다. [사진제공=뉴시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확정이 지연되는 문제는 경기 의원들의 불만과 위기의식을 더욱 자극한 결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양향자·조광한 최고위원, 이성배 전 MBC 아나운서, 함진규 전 의원 등 4명을 대상으로 예비경선 없이 단판 승부를 벌이는 ‘원샷 경선’을 치르기로 하고 다음 달 2일 최종 후보를 발표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민주당이 이미 경기지사 후보를 확정하고 조직 가동에 들어간 것과 달리 국민의힘은 공모 시작 이후 40일 넘도록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채 시간을 허비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당 일각에서 전략공천 필요론이 거론됐지만 공관위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4인 경선 방식을 택했다.

지도부와 공관위의 뒤늦은 경선 결정에 대해 당내에서는 “이럴 거 같았으면 기존 후보들이 하루라도 빨리 선거운동을 할 수 있도록 지도부가 미리 결정을 내렸으면 좋았다. 전략공천도 안 되고 기존 후보들도 늦게 선거운동에 뛰어드는 최악의 상황이 되고 말았다”는 한탄이 쏟아지고 있다.

이제 당에서도 장동혁 대표의 선거 리더십 발휘를 포기하는 분위기다. 대표 취임 후에도 수도권 민심 회복에 가시적인 반전 계기를 만들지 못했고 오히려 여론조사상 지지율 부진이 고착화되면서 “수도권 선거의 동력이 되기보다는 부담이 되고 있다”는 말들이 당 안에서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 과거 지역 방문 과정에서 ‘대전시당 패싱’ 논란이 불거지는 등 현장 조직을 충분히 챙기지 않는다는 비판이 반복된 점도 이번 ‘장동혁 패싱’ 흐름에 일정 부분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19일 대구 중구 매일신문사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국민의힘 대구광역시장 경선 비전토론회'에서 유영하(오른쪽) 후보와 추경호 후보가 토론회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19일 대구 중구 매일신문사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국민의힘 대구광역시장 경선 비전토론회'에서 유영하(오른쪽) 후보와 추경호 후보가 토론회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당 지도부는 일단 공식적인 대응을 자제하며 상황 관망에 나선 모습이다. 그러나 서울·경기·대구 등 핵심 승부처에서 잇따라 ‘자체 선대위’가 출범하거나 예고되면서 선거를 코앞에 둔 시점에 중앙 선대위 컨트롤타워 역할 자체가 유명무실해지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지도부가 선대위 전면 개편이나 전략 수정 등의 카드를 꺼내 들지 못한 채 시간을 더 보낼 경우 ‘탈 장동혁’ 흐름은 개별 의원과 후보 차원을 넘어 당 전체가 ‘장동혁 호 엑소더스’를 감행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반면 당권파에서는 “지역별 자체 선대위 구성이 곧바로 장동혁 대표 퇴진론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파장을 일정 부분 축소하려는 시각도 존재한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수도권 위기 상황에서 지역 맞춤형 선거 전략을 강조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며 “대표의 거취 문제는 선거 결과와 함께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도 의원들의 집단행동이 공개적으로 ‘지도부 책임론’을 건드렸고 오세훈·추경호 등 잠재적 대권, 당권 주자급 인사들까지 장 대표와 선을 긋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는 단순한 선거 전략이나 조직 운영의 문제가 아니라 향후 당내 권력 구도 재편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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