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자국 우선주의’ 장벽···K방산, 현지화 없인 ‘기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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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자국 우선주의’ 장벽···K방산, 현지화 없인 ‘기회 없다’

이뉴스투데이 2026-04-21 14:57:3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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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육군이 운용 중인 K9 바즈라 자주포. [사진=L&T]
인도 육군이 운용 중인 K9 바즈라 자주포. [사진=L&T]

[이뉴스투데이 김재한 항공·방산 전문기자] 이재명 대통령의 인도 국빈 방문을 계기로 한·인도 경제·안보 협력이 확대 국면에 들어섰다. 양국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을 통해 2030년까지 교역 규모를 500억달러(약 73조원)로 확대하기로 합의하고, 국방·방산을 비롯한 전략산업 전반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인도의 강력한 ‘자국 우선주의’ 정책을 고려할 때, 단순 완제품 수출 방식으로는 거대한 인도 방산시장에 진입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메이크 인 인디아’ 장벽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인도 시장의 핵심 변수는 모디 총리가 2014년부터 추진해 온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정책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이하 KOTRA)가 지난달 발행한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 방위산업은 인도의 자립을 강조하는 ‘아트마니르바르 바라트(Atmanirbhar Bharat)’ 정책을 기반으로 자국 중심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 

2026·2027회계연도 인도 국방예산은 7조8500억루피(약 123조9000억원)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으며, 전년 대비 약 15% 증가했다. 문제는 이 예산이 과거처럼 수입 확대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인도 정부는 국산화 목록 확대, 민간 참여 확대, 스타트업 육성 등을 병행하며 대형 수입시장에서 제조·수출 중심 산업으로 재편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조달 제도에서도 드러난다. 인도는 ‘국방조달절차 2020(DAP 2020)’을 통해 해외 기업의 참여 조건을 ‘현지 생산’ 중심으로 재설계했다. 완제품 수출보다 현지 조립, 기술 이전, 부품 현지화, MRO(유지·보수·정비) 체계 구축이 사업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또한 국산화 추진 품목 격인 ‘PIL(Positive Indigenisation List)’을 통해 수입 금지 품목을 확대하는 등 현지 생산과 부품 조달 체계 구축 요구를 강화하고 있다. 방산업계 관계자도 “인도는 가격 경쟁보다 생태계 참여 여부를 더 중시하는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면서 “단순 납품 방식은 구조적으로 어려워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수출’ 아닌 ‘참여’ 통한 진출 강조

이 같은 구조 변화 속에서도 인도 시장의 성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다. KOTRA에 따르면 인도는 첨단 무기체계뿐 아니라 센서·통신 장비, MRO, 군수지원, 인공지능(AI) 기반 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해외 협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다만 접근 방식은 달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KOTRA는 “단순 완제품 수출이 아닌 공동개발, 기술이전, 현지 생산을 포함한 단계적 진출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는 방산 수출이 단순 ‘제품 판매’를 넘어 현지 산업 생태계에 참여하는 구조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인도의 까다로운 현지화 요구에 대해 주요 방산 강국들은 이미 공동생산과 기술 협력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프랑스 나발그룹은 인도 국영 ‘마자곤 독 조선소(Mazagon Dock Shipbuilders Limited)와 협력해 스콜펜급 잠수함을 현지에서 건조하며 기술이전을 병행했다. 미국도 같은 흐름이다. 블룸버그는 지난 15일, 미 항공기 엔진제작사 제너럴 일렉트릭이 전투기용 F414 엔진의 인도 내 공동생산을 위해 인도 국영 항공기제작사 HAL(Hindustan Aeronautics Limited)과 기술 합의에 도달했다고 보도했다.

한국 역시 인도 시장에서 현지화 방식으로 사업을 수행한 사례가 있다. K9 바즈라-T 자주포는 인도 기업 L&T(Larsen & Toubro)와 협력해 현지 생산 형태로 도입된 바 있다. 이는 인도 시장에서 공동생산과 기술협력 방식이 이미 적용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방산 넘어 조선·AI까지…협력 구조 ‘패키지화’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방산과 함께 조선, AI 협력도 주요 의제로 부각됐다. KOTRA에 따르면 인도는 해군력 증강과 자국 조선 산업 육성을 동시에 추진하며 외국 기업과의 기술 협력과 투자 유치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선박 건조 기술과 생산 효율성에서 경쟁력을 보유한 한국과의 협력 수요가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인도는 항공모함과 구축함 등 해군 전력 현대화와 함께 상선·해양 인프라 확충을 병행하고 있어, 단순 선박 수출이 아닌 공동 건조와 기술이전, 현지 생산을 포함한 협력 모델을 요구하고 있다.

AI 분야도 같은 흐름이다. 인도 정부는 방산·제조 분야에 AI 도입을 확대하며 데이터·소프트웨어·플랫폼까지 아우르는 협력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는 방산, 조선, AI가 개별 산업이 아니라 하나의 ‘전략산업 패키지’로 결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인도 시장을 단순 ‘현지 생산’ 수준으로 접근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현지 공장 설립을 넘어 합작법인 구축, 공급망 편입, 연구개발 협력, 장기 군수지원 체계까지 포함한 장기적 산업 참여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처럼 인도 방산 정책의 방향은 분명하다. 수입을 줄이고, 산업을 키우고,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다. 가격이나 성능이 아니라 ‘누가 인도 산업 생태계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느냐’의 문제로 재편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이번 방문이 단순 수출 확대를 넘어 K방산의 진출 방식 자체를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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