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재보궐선거가 40여일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여야 대진표의 빈칸 채우기가 시작됐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등 거물급 인사들이 출마 지역을 확정하며 일찌감치 스타트를 끊은 가운데 '올드보이'들도 명함을 내미는 모양새다. 이 같은 배경에는 15곳에 이르는 재보선 의석수를 놓고 향후 개헌을 염두에 수싸움이 깔려 있다는 관측이다.
이광재·송영길, 높아지는 수도권 출마 가능성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20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이광재 전 강원지사의 전략공천을 시사했다. 그는 "유력한 강원지사 후보임에도 선당후사의 모습을 보여줘 감동을 줬다"며 "이 전 지사를 안타깝게 생각하는 목소리가 많아 이번 재보궐 선거에 기회를 줘야 하는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고 요즘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그런 곳에 출마해도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정 대표는 송영길 전 대표의 공천과 관련해서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해 가능성을 열어놨다. 아울러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현역 의원들의 일괄 사퇴를 4월 30일로 못박으면서 '재보선 1년 연기 꼼수' 가능성을 차단했다. 재보선 확정 지역구에 빠짐없이 모두 공천한다는 원칙 역시 재확인했다.
정진석 출마 임박…원희룡·김문수 차출도 거론
인물난에 시달리고 있는 국민의힘에서도 '왕년의 거물'들이 거론되고 있다. 5선을 지낸 정진석 전 의원은 최근 국민의힘 공주시장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나타나면서 출마가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 전 의원은 충남지사 선거에 나가는 박수현 민주당 의원의 충남 공주·부여·청양 지역구 출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곳에서만 박 의원과 세 차례 맞붙었던 정 전 의원은 두 번 승리했으나 가장 최근인 22대 총선에서 패하면서 지역구를 내준 바 있다.
정 전 의원의 출마설이 떠오르자 박 의원의 견제도 곧바로 시작됐다. 박 의원은 21일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서 "내란의 밤에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함께 있었던 정 전 실장의 출마는 국민과 민주주의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며 "출마한다면 그것은 곧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이 출마하는 것과 똑같은 의미"라고 지적했다.
야권 잠룡인 유승민 전 의원의 경우 본인은 계속해서 부인하고 있지만 차출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당초 경기지사 후보로 거론됐으나 유 전 의원이 분명한 거절 의사를 나타냈고, 이번에는 경기 하남갑 출마설이 다시금 떠올랐다. 다만 불출마 의지가 워낙 확고하다는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의 경우 인천 계양을 출마설이 나오고 있다. 원 전 장관은 지난 총선 당시 이곳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맞대결을 한 바 있고, 경기지사에 대선후보까지 지낸 김 전 장관 역시 중량급 인사다. 특히 이번 재보선은 수도권 지역구가 적지 않은데, 대부분 보수 정당의 험지로 꼽히는 곳들이다. 하지만 두 사람은 아직까지 뚜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아 실제 출마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재보선 결과에 출렁이는 '개헌 필요 이탈표'
현재까지 재보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높은 지역구는 전국 13곳 정도로 집계된다. 대부분 민주당 의원들의 지역구다. 여기에 국민의힘 대구 경선 결과에 따라 1-2곳 정도 더 추가될 가능성이 있다.
이번 재보선 결과에 따라 여야 의석수는 변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범여권은 민주당 160석에 조국혁신당 12석, 진보당 4석, 기본소득당 1석, 사회민주당 1석에 무소속 7석을 더해 185석이다. 여기에 개혁신당 3석을 더해도 188석이다.
현재 재적의원이 295명이라 개헌을 위해서는 197석이 요구된다. 당장 개헌을 시도하더라도 9명의 국민의힘 의원 이탈표가 필요한 셈이다. 이는 이번 재보선 결과에 따라 뒤바뀔 수 있다. 13곳에서 선거가 치러진다고 가정했을 때 범여권 입장에서는 패하는 곳 숫자만큼 개헌에 필요한 이탈표 숫자가 늘어나게 된다. 가능성이 높지 않은 가정이지만 민주당이 10곳 이상 패할 경우 단독 과반의석도 무너진다.
결국 이번 재보선 결과는 향후 개헌과 22대 국회 후반기 구도에 적잖은 영향을 가져올 전망이다. 이는 여야 공히 의석수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인식이 공유되고 있는 가운데 올드보이들의 차출설이 끊이지 않는 배경으로 분석된다.
[폴리뉴스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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