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실에서 갓 꺼낸 얼음이 생선이나 반찬 냄새를 풍겨 입맛을 버린 적이 있다면, 이제는 얼음 틀을 닦는 수고를 잠시 멈춰야 한다. 아무리 틀을 깨끗이 씻어도 냄새가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틀이 더러워서가 아니라 냉동실 내부의 공기 구조에 있기 때문이다.
냉동실 안에 둔 식재료들이 뿜어내는 냄새 알갱이들이 얼음이 딱딱하게 굳는 과정에서 겉면에 달라붙어 속까지 스며드는 것이 진짜 원인이다.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얼음 틀을 닦기보다 얼음의 재료가 되는 ‘물’부터 바꿔야 한다.
세척해도 소용없는 이유, ‘냄새 흡수’가 범인
냉동실 악취로 고민하는 이들은 대개 얼음 틀을 자주 삶거나 닦아내는 방법을 쓴다. 하지만 이는 겉에 묻은 오염만 제거할 뿐, 공기 중에 둥둥 떠다니는 냄새 입자까지 막아내지는 못한다. 특히 뚜껑이 없는 틀을 사용한다면 사태는 더 심각해진다. 생선이나 고기, 제대로 닫히지 않은 반찬 그릇에서 새어 나온 냄새 성분들이 얼음 표면에 무방비로 노출되기 때문이다.
결국 아무리 깨끗한 물로 다시 얼려도 냉동실 문을 닫는 순간 악취를 빨아들이는 현상은 되풀이된다. 얼음 자체가 주변의 향을 가두는 성질이 강하기 때문이다. 문제의 핵심은 틀을 얼마나 닦느냐가 아니라, 공기 중의 냄새를 스스로 밀어내거나 잡아낼 수 있는 물 자체의 성질에 달렸다.
‘녹차 물’의 카테킨 성분이 만드는 방어막
해결책은 의외로 찬장 속에 있다. 바로 ‘녹차 물’을 이용해 얼음을 만드는 것이다. 녹차 속에는 ‘카테킨’이라는 성분이 들어있는데, 이 친구는 냄새 입자를 자석처럼 끌어당겨 힘을 못 쓰게 만드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물 대신 연하게 우려낸 녹차 물로 얼음을 만들면, 이 성분이 얼음 안으로 침투하려는 악취를 입구에서부터 꽉 붙잡아 차단한다.
만드는 과정도 무척 쉽다. 종이컵 한 컵 정도의 물에 티백 1개를 넣고 2~3분간 우려내면 충분하다. 이때 너무 오래 두면 떫은맛이 강해질 수 있으니 살짝 노란빛이 돌 때 티백을 건져내는 것이 요령이다. 이렇게 우려낸 물을 상온에서 충분히 식힌 뒤 얼음 틀에 붓기만 하면 된다. 뜨거운 물을 바로 넣으면 냉동실 안의 다른 음식들이 상할 수 있으니 꼭 식혀서 넣어야 한다는 점을 기억하자.
탈취제 필요 없는 일석이조의 살림 경제학
녹차 얼음을 얼려두는 것만으로도 냉동실 내부에 따로 탈취제를 사서 넣어둔 것과 똑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얼음 그릇이 냉동실에 머무는 동안 녹차의 성분이 주변 공기와 만나 냄새를 얌전하게 가라앉혀 주기 때문이다. 공간을 따로 차지하지 않으면서도 얼음을 만드는 동시에 칸 전체를 정화하는 셈이다.
이렇게 만든 얼음은 색이 연하고 향도 은은해서 커피나 주스 등 어떤 음료에 넣어 마셔도 본래의 맛을 해치지 않는다. 오히려 물 비린내까지 잡아주어 음료의 깔끔한 맛을 살려준다. 냉동실 한구석에 비싼 탈취제를 하나 더 채워 넣기보다, 집에 있는 녹차 티백 하나를 꺼내 물에 담가보는 것이 훨씬 지혜롭고 알뜰한 선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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