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1일 1조원 피해" 내세운 삼성 노조…경쟁사 TSMC와 상반된 '나홀로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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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1일 1조원 피해" 내세운 삼성 노조…경쟁사 TSMC와 상반된 '나홀로 투쟁'

비즈니스플러스 2026-04-21 10:31:1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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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조합원들이 과반노조 공식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17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조합원들이 과반노조 공식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단순한 실적 부진이나 기술 격차의 문제가 아니다. 내부에서 터져 나온 '노사 갈등'이라는 거대 악재가 전면에 부상했다. 

최근 출범한 삼성전자 초기업노동조합(노조)이 다음 달 18일간의 총파업을 예고하며 "회사에 최대 30조 원의 손실을 입힐 수 있다"는 초강수 발언을 쏟아내자, 업계에선 "글로벌 반도체 전쟁 중에 내부 총질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노조는 오는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이어지는 파업 기간 동안 약 20조~30조원의 생산 차질이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올해 삼성전자의 예상 영업이익이 약 300조원(DS 부문 회복세 가정)에 달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치를 근거로, 파업 1일당 약 1조원의 손실이 발생한다는 단순 계산을 내놓은 것이다.

하지만 업계의 시각은 냉담하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팹(Fab)은 고도의 자동화 시스템으로 가동되며, 필수 유지 인력인 협정 근로자는 파업 중에도 현장을 지켜야 한다"며 "노조가 주장하는 30조원 손실은 파업 효과를 극대화해 사측을 압박하려는 '공포 마케팅'에 가깝다"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전자 사측은 제조 및 기술 인력 중 상당수가 협정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비조합원 투입 및 대체 근무 편성을 통해 가동률 저하를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노조 스스로도 '안전 시설에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고 밝힌 만큼, 설비가 완전히 멈춰 서는 파멸적인 상황이 올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중론이다.

삼성전자 노조의 행보는 글로벌 경쟁사인 대만 TSMC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TSMC의 경우 성과급은 매년 이사회에서 정하는데 가장 중요한 연구개발(R&D), 설비투자비용(CAPEX) 등의 투자에 쓸 돈을 충분히 남긴 뒤 나머지 자금으로 핵심 인재를 유연하게 보상한다. 이들의 최우선 가치는 '국가 경쟁력'과 '고객사와의 신뢰'에 맞춰져 있다. TSMC는 임금 협상 과정에서도 파업을 통한 생산 중단보다는 대화를 통한 실익 취득을 우선시하며, 이는 TSMC가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60%를 수성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 노조는 성과급 산정 기준을 기존 EVA(경제적 부가가치)에서 영업이익으로 변경하라는 요구를 굽히지 않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영학과 교수는 "EVA는 자본 비용과 투자비를 제외한 실질적인 이익을 뜻하는 지표로, 막대한 R&D 투자가 필수적인 반도체 산업에 가장 적합한 모델"이라며 "단순히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성과급을 나누자는 것은 미래 성장을 위한 재원을 성과급으로 소진하자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노조가 비교 대상으로 삼은 SK하이닉스로의 인력 유출 문제 역시, 단기적인 보상보다는 기술 리더십 회복과 기업 문화 개선으로 풀어야 할 숙제이지 '파업의 명분'이 되기엔 부족하다는 평이다.

파업을 앞둔 노조의 도덕성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최근 발생한 사내 '블랙리스트' 유출 사건에 노조원이 연관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내부에서도 자성론이 나오고 있다. 특정 부서원의 노조 가입 여부를 무단으로 확인하고 명단을 공유한 행위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을 넘어, 노조가 주장하는 '민주적 권익 신장'과 정면으로 배치되기 때문이다.

노조 측은 "과열로 인한 일부 조합원의 잘못"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사측이 이미 수사기관에 고소 및 수사 의뢰를 진행한 상태여서 법적 책임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러한 '과격 경쟁' 양상은 노조에 대한 일반 직원들의 지지도를 떨어뜨리고 주주들의 불만을 고조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업계에선 이번 총파업 현실화 여부가 삼성전자 주가는 물론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결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엔비디아, 인텔 등 글로벌 빅테크들이 AI 반도체 주도권을 잡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는 시점에 터진 파업은 삼성전자의 공급망 신뢰도를 하락시킬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주주들은 인재 확보를 위한 보상에는 동의하지만, 회사의 미래를 볼모로 잡는 과도한 요구에는 냉정하다"며 "노조가 '직원이 살아야 회사가 산다'는 논리만 내세울 게 아니라, 글로벌 경쟁 환경에서 삼성전자가 처한 객관적인 위치를 직시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박성대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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