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최진승 기자] 한양도성은 조선왕조 도읍지인 한성부를 방어하기 위해 1396년(태조5)에 축조됐다. 인왕구간, 낙산구간, 남산구간, 백악(북악산)구간으로 나뉘는데, 능선을 따라 쌓은 이후 시기별로 여러 차례 고친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한양도성은 현존하는 전 세계 도성 가운데 가장 오랜 기간(1396~1910, 514년) 그 기능을 수행한 건축물로 평가받는다.
정부는 한양도성, 북한산성, 탕준대성을 포함한 '한양의 수도성곽'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 중이다. 올해 1월 세계유산센터에 등재신청서를 제출했으며 세계유산위원회의 정밀 평가를 거쳐 내년 7월 최종 등재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 18세기 ‘연주형 포곡식 성곽’의 정점, 등재 기준 보완
정부는 지난해 9월 '한양의 수도성곽' 등재신청서 초안을 제출하고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의 기술 검토를 마쳤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1월 국가유산청 산하 문화유산위원회 세계유산분과는 등재신청서의 주요 사항을 보완했다. 당시 보완 내용의 핵심은 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를 보다 명확히 입증하는 데 있었다.
당초 기준에는 세 개의 포곡식 성곽(한양도성, 북한산성, 탕춘대성)이 기능적으로 통합된 형태를 강조했다. 포곡식은 산정상부에서 시작해 골짜기를 둘러싸며 성벽을 쌓는 방식을 말한다. 특히 세 개 산성은 구슬을 꿴 것처럼 여러 개의 봉우리와 골짜기를 성벽으로 연결한 형태라는 뜻에서 '연주형 포곡식 성곽'으로 불린다. 등재신청서 초안은 18세기 국제 정세 변화에 대응해 수도 인구 전체를 안전하게 대피시켜 장기전을 수행하려 했던 전략적 독창성을 부각했다.
여기에 더해 동북아시아 근세 시기에 설계된 수도방어 성곽군으로서 수세기에 걸친 한반도 수도방어 체계의 최종 진화 단계를 보여주는 사례임을 추가했다. 또한 유산의 완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탕춘대성 동쪽의 ‘동성’ 구간을 유산 구역에 추가로 포함시켰다.
정부는 지난 1월 보완한 최종 등재신청서를 제출했다. 향후 유네스코 자문기구인 이코모스(ICOMOS,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의 현장 실사 및 평가가 시작된다. 올해 9월경 전문가들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성곽의 보존 상태, 관리 체계, 진정성 등을 꼼꼼히 점검하게 된다.
◇ 9월경 이코모스(ICOMOS) 현장 실사 돌입, 내년 세계유산 '재도전'
한양의 수도성곽에 대한 최종 등재 결정은 2027년 여름이다. 이코모스의 평가 보고서를 바탕으로 제49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최종 등재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한양의 수도성곽은 지난 2012년 잠정목록 등록 이후 2017년 한 차례 신청 철회의 아픔을 겪은 바 있다. 하지만 이후 북한산성과 탕춘대성을 포함한 통합 성곽 체계로 전략을 수정하고 유네스코가 새로 도입한 예비평가 제도까지 이행하며 내실을 다졌다.
이번 등재 추진은 한양도성뿐만 아니라 배후 산성인 북한산성과 이를 잇는 탕춘대성이 하나의 유기적인 방어 시스템으로서 갖는 세계적 가치를 인정받는 과정이다. 다만 유산 구역 확장에 따른 보호 방안 마련은 숙제다. 유산 주변의 개발 예정 구간에 대한 구체적인 관리 방안은 향후 유네스코 실사 과정에서 유산의 보존 환경을 평가하는 주요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주변 지역의 개발 압력으로부터 유산을 어떻게 체계적으로 보호할 것인가라는 실질적 방안이 수립될 필요가 있다. 지자체 관계자는 "한양의 수도성곽 인근 지역에서 보존을 위한 규제와 지역 활성화 사업 간의 조화가 중요한 지역 이슈로 부각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컬처 최진승 cjs9274889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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