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중동발 에너지 불안에 대응하기 위해 ‘주 1회 재택근무’와 대중교통 지원 확대를 핵심으로 하는 비상 권고안을 준비 중이다.
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에너지 수요 감축과 효율 개선, 청정에너지 전환을 위한 종합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해당 권고안은 오는 23~24일 키프로스에서 열리는 EU 비공식 정상회의에서 제시될 예정이다.
초안에는 기업과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최소 주 1회 이상 재택근무를 장려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출퇴근 이동을 줄여 에너지 소비를 낮추겠다는 취지다. 이와 함께 대중교통 이용 보조금을 확대하고, 히트펌프·보일러·태양광 패널 등 에너지 효율 설비에 대한 부가가치세 인하도 권고될 전망이다.
또한 EU는 전기 사용 확대를 위한 중장기 목표도 제시할 계획이지만, 구체적인 수치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대신 히트펌프, 전기차, 소형 배터리 등 친환경 기술 보급을 촉진하기 위해 ‘사회적 리스(social lease)’ 제도 도입을 지원할 방침이다.
이번 권고안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이 겪었던 에너지 위기 대응 경험을 바탕으로 마련됐다.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고 재생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려는 정책적 연속선상에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해당 조치는 법적 구속력이 없는 권고 수준에 그친다. EU 관계자는 “에너지 부족 상황에서 시민들이 스스로 소비를 줄일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개인의 생활을 통제하려는 조치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집행위는 비용 절감을 위한 별도의 입법도 추진한다. 첫 번째는 전력시장 규정을 조정해 송전 비용을 낮추는 방안으로, 각국 전력망 운영자의 효율성을 점검하고 산업용 전기요금 체계 개선을 포함할 예정이다.
두 번째는 전기세율을 화석연료보다 낮게 유지하도록 관련 지침을 개정하는 것이다. 해당 논의는 한차례 중단된 바 있으나, 최근 에너지 위기를 계기로 재추진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단기적인 에너지 절감뿐 아니라 장기적인 에너지 구조 전환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규현 기자 kh.choi@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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