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채상병 순직사건과 관련해 허위 내용이 담긴 구속영장을 청구한 혐의를 받는 전직 군검사들에게 실형이 구형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0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결심 공판에서 특검팀은 김민정 중령에게 2년의 징역과 3년의 자격정지를, 함께 재판에 넘겨진 염보현 소령에게는 1년의 징역과 2년의 자격정지를 각각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들에게 적용된 혐의는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직권남용 감금 등이다. 2023년 8월 당시 국방부 검찰단 소속이던 두 사람은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서를 작성하면서 사실과 다른 내용을 포함시킨 것으로 지목됐다. 박 전 수사단장은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의 지시를 어기고 채상병 사건 수사 기록을 경북경찰청으로 이첩한 항명 혐의로 당시 조사를 받고 있었다.
문제가 된 영장 청구서에는 박 전 수사단장이 제기한 수사외압 주장에 대해 '허위이자 망상에 지나지 않는다'는 표현이 들어갔다. 휴대전화 기록 삭제와 수사 실무자들에 대한 사실확인서 작성 강요 의혹도 함께 적시됐다.
특검팀은 논고에서 피고인들의 인식 문제를 집중 거론했다. 대통령 격노설과 수사외압의 존재를 알았거나 충분히 인지할 수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이를 의도적으로 외면했다는 것이다. 포렌식 분석 결과 박 전 수사단장이 실제로 삭제한 문자 메시지는 단 3건뿐이었으나, 영장 발부 가능성을 높이려는 목적으로 이러한 사실을 누락하고 의혹만 부각시켰다고 특검팀은 비판했다. 영장 청구 과정 전반을 주도한 김 중령의 책임이 염 소령보다 무겁다는 점도 양형 요소로 제시됐다.
반면 변호인 측은 정면으로 맞섰다. 청구서 작성 당시 기재 내용이 허위라는 인식 자체가 부재했으므로 범죄의 고의성이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다. 김 중령의 변호인은 대통령 격노 사실이 특검 수사를 통해 비로소 밝혀진 점을 강조하며, 피고인들이 당시 이를 파악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피의자의 출석 거부와 주변 진술 등을 종합해 구속 필요성을 자체 판단한 것일 뿐이라는 주장이다. 나아가 특검의 이러한 접근 방식이 검찰의 영장 청구권을 위축시키고 형사사법 시스템 전체를 흔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후진술 기회에서 김 중령은 눈물을 글썽이며 국가에 보탬이 되고자 복무해왔고 이번 사건도 같은 마음으로 임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염 소령 역시 수사 과정에서 어떤 은폐나 조작도 시도한 바 없으며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영장을 청구했을 뿐이라고 진술했다.
한편 특검팀은 허위 영장이 법원에 제출됨으로써 공문서 행사죄가 성립하며, 영장실질심사 후 기각 결정이 내려지기까지 6시간 46분간 박 전 수사단장을 부당하게 감금했다고 판단했다. 염 소령의 경우 2024년 10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정당한 사유 없이 불출석한 혐의도 추가로 적용된 상태다. 선고 공판은 오는 6월 12일로 예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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