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날을 맞아 장애인 단체들이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행진을 벌이면서 퇴근 시간대 교통이 한때 마비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소속 활동가 약 20명이 20일 오후 4시 40분경 종각역에서 광화문 방면으로 이어지는 3개 차로를 점거한 채 경찰과 맞섰다.
'교통 약자 이동권 보장법 제정 촉구! 차별버스 아웃 직접 행동'이라는 문구가 담긴 대형 현수막이 도로 위에 펼쳐졌고, 일반 차량들은 버스 전용 차로로 우회할 수밖에 없었다. 본대에 잠시 합류했던 시위대는 퇴근 인파가 몰리는 오후 5시 8분 다시 세종대로 사거리 일대 약 200m 구간을 막아섰다.
대치 과정에서 박경석 전장연 대표 등이 경찰 바리케이드를 밀어내려 시도하는 등 소규모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세종대로 사거리는 약 1시간 6분간 전면 통제됐으며, 오후 6시 14분이 돼서야 차량 소통이 정상화됐다. 이후 참가자 1천여 명은 서십자각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날 광화문 서십자각에서는 전장연과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 공동 주최로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 1박2일 결의대회'가 개최됐다. 참석자들은 색동원 인권 참사의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장애인탈시설지원법·교통약자이동권보장법의 신속한 국회 통과 등을 요구했다.
권달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는 "4반세기 넘게 투쟁해도 이 나라 장애인 정책은 제자리"라면서 "지역 사회에서 떳떳한 시민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법적·재정적 토대를 마련해달라"고 호소했다. 카자흐스탄 출신 고려인이자 장애이주민 권리보장네트워크 활동가인 안토니나씨 역시 연대 발언에서 "장애인이기에 차별당하고 이주민이기에 배제당한다"며 "특혜가 아니라 인간답게 살 기회를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행진을 마친 참가자들은 해치마당에서 저녁 문화제를 진행한 뒤 현장에서 노숙에 들어갔다. 21일 오전에는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서 출근길 시민을 대상으로 선전 활동을 펼칠 예정이며, 같은 날 오전 10시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2026 장애인차별철폐선거연대 및 권리중심공공일자리 제도화 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이틀간 일정을 마무리한다.
Copyright ⓒ 나남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