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임 올리고 노선 넓히고'···호르무즈가 재편한 글로벌 해운 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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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임 올리고 노선 넓히고'···호르무즈가 재편한 글로벌 해운 네트워크

뉴스웨이 2026-04-20 17:58: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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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혜수 기자 그래픽=박혜수 기자

중동 전쟁 장기화로 호르무즈 해협 통항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내 해운업계의 대응 전략이 바뀌고 있다. 연료비가 급등하자 운임 인상에 나서는 한편, 신규 항로 개설을 통해 수익원 다변화를 추진하며 글로벌 해운 네트워크가 재편되는 모습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 HMM은 다음 달부터 한국~남중국 노선의 유류할증료(저유황유 할증료·ECC)를 5배 인상하기로 했다. ECC는 고가의 친환경 저유황유를 사용하면서 발생하는 추가 연료비를 보전하기 위한 항목이다. 최근에는 중동 사태로 인해 연료비가 급등하면서 사실상 긴급 유류할증료 성격으로 반영되고 있다.

이에 따라 20피트 컨테이너(1TEU) 기준 ECC는 20달러에서 100달러로, 40피트 컨테이너는 40달러에서 200달러로 오를 예정이다. 중동 전쟁 이후 HMM이 운임 인상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다른 선사들도 ECC를 기존보다 약 3배 인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에너지 수급난으로 연료비 상승 부담이 이어지자 화주로 비용이 전가되는 흐름이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류비는 해운사의 전체 운항 원가에서 약 20%를 차지하며, 가격 변동이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이 큰 비용이다.

실제 국제 벙커유 가격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원유 중 중간유분 공급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싱가포르항 기준 초저유황유(VLSFO) 가격은 한때 톤당 1100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2월 말(522달러) 대비 두 배 가까이 오른 수준이다.

비용 압박이 커지는 가운데 해운사들은 노선 확장을 통한 수익 기반 확대에 나서고 있다. HMM은 오는 7월부터 스페인과 서아프리카를 잇는 신규 컨테이너 서비스를 개설할 예정이다. 이 노선은 유럽 등 핵심거점 항만을 중심으로 지선망을 구축하는 '허브앤스포크' 전략의 일환이다. 이번 서비스는 프리미어 얼라이언스 회원사인 일본 ONE과 공동 운항한다.

이 같은 글로벌 해운 네트워크 재편 움직임은 단순 위기 대응을 넘어 해운사의 전략 변화라는 평가가 나온다. 운임 인상을 통해 단기 비용 부담을 완화하는 동시에 항로 확장으로 새로운 수익 기반을 확보해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시도라는 분석이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반복되면서 글로벌 항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미국과 이란 휴전 선언 이후 해협은 하루 만에 재봉쇄됐고, 이후 홍해 우회 사례까지 등장하며 기존 운송 경로에 대한 안정성이 약화된 상태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및 액화천연가스(LNG) 해상 수송량의 약 20%가 지나는 핵심 경로로, 경제성이 낮은 우회 항로 외에는 대체 항로가 제한적이다. 해협 봉쇄 여파로 연료비와 보험료, 전쟁 할증 등 각종 비용이 오르면서 해운업계 전반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은 전면 개방되더라도 기뢰 제거 등의 이유로 선박의 자유로운 통행과 무역 정상화에 몇 주일에서 최대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측된다.

업계에서는 해운사들이 단기적으로 비용 부담에 대응하기 위한 운임 인상과 중장기 수익 구조 재편을 위한 신규 노선 확장을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고 있다. 동시에 중동 리스크 대응을 위한 항로 다변화는 글로벌 해운 네트워크가 재편되고 있는 신호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연료비와 보험료 등 비용 부담이 급격히 늘어난 상황에서 운임 인상은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중동 리스크가 장기화될 경우 해운업계 전반의 네트워크 구조와 운임 체계에도 변화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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