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李대통령 '실질적 기여', 종전 후 호르무즈 다국적군 파병 시사…美 아닌 유럽 등과 국제공조 '실용외교'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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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李대통령 '실질적 기여', 종전 후 호르무즈 다국적군 파병 시사…美 아닌 유럽 등과 국제공조 '실용외교' 선언

폴리뉴스 2026-04-20 15:26:45 신고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청와대에서 프랑스·영국이 주도하는 호르무즈 해협 자유항행에 관한 화상 정상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청와대에서 프랑스·영국이 주도하는 호르무즈 해협 자유항행에 관한 화상 정상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7일 49개국 정상이 참석한 '호르무즈 해협 자유항행' 정상회의에서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항행 자유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겠다"라며 중동 전쟁 종전 후 호르무즈 해협에서 활동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다국적군' 참여를 기정사실화했다. 

이번 미국-이란 전쟁 국면에서 미국과 공조가 아닌 유럽과 보조를 맞추는 외교 행보를 통해 '실용외교' 노선을 선언한 것으로 해석된다. 

李 "국제 공조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겠다"

영-프 "12개국 이상 방어임무 참여 준비"…靑 "여러 방안 검토 중"

이재명 대통령은 17일 오후 9시부터 프랑스와 영국 주도로 열린 '호르무즈 해협 자유항행'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이날 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화상회의 참석자 중 가장 먼저 발언했다. 

이 대통령은 "공공의 자산이자 글로벌 공급망을 지탱하는 핵심축인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로 전 세계 에너지·금융·산업·식량안보 전반이 흔들리고 있다"며 "교착 상태를 조속히 해소하고 해협의 안정을 위한 관리 메커니즘을 국제사회가 함께 모색해 나가자"라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항행의 자유 보장을 위한 국제 공조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회의 종료 뒤 SNS에 글을 올려 "한국은 원유 수입의 약 70%를 호르무즈에 의존하는 핵심 이해 당사국"이라며 "자유로운 국제 통항 원칙과 글로벌 공급망 안정에 기여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주도적으로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이 대통령이 언급한 '실질적 기여'는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항행 안전 보장을 위한 '다국적군' 참여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안규백 "종전 후 호르무즈 軍투입 검토 중, 다국적군 참여 형태"

청해부대 왕건함 파견 전망

앞서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지난 14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호르무즈 해협에 군이 투입된다면 '독자적 작전'이 아닌 다국적군에 참여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안 장관은 영국·프랑스 주도로 40여개국이 동참하는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관련 국제회의 움직임에 대해선 "우리도 참여한다는 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며 "책임 있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미, 대이란 관계를 포괄적으로 고려해 여러 가지 방식과 절차, 대외 메시지를 신중히 조율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애초 이번 회의의 취지 자체가 해당 지역에서 선박을 호위하는 등 방어적 조치를 모색하겠다는 것이며, 한국 역시 여기에 다양한 방법으로 기여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는 여러 가지 기여 방안을 검토하는 단계"라며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는 아직 이른 상황"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한편 이번 정상회의를 주도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12개국 이상이 호르무즈 해협 항행의 자유 방어 임무에 참여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소말리아 해역에서 활동하는 호송전대인 '청해부대'의 48진으로 충무공이순신급(DDH-Ⅱ) 구축함 왕건함(DDH-978)이 6월 초 파견된다. 왕건함은 47진인 대조영함(DDH-977)과 임무를 교대하기 위해 출동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만일 다국적군에 참여한다면 현재로서는 왕건함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지목된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왕건함은 5월 초 경남 진해 해군기지를 떠나 6월 초 아덴만에 도착해 청해부대 47진 대조영함과 임무를 교대할 예정이다. 청해부대의 활동 지역은 이란을 지원하는 후티 반군의 거점인 예멘 남서부와 아프리카 소말리아가 마주하는 아덴만 일대로, 최근 이란이 '봉쇄 위협'을 가했던 홍해의 '바브엘만데브' 해협과 연결돼 있다.

왕건함은 지난 2020년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고조됐을 때 미국이 주도하는 '호르무즈 호위 연합'에 참여하지 않는 대신 작전 범위를 호르무즈 해협과 페르시아만까지 한시적으로 확대하는 '독자 파견' 때도 투입된 경험이 있다.

영·프, 트럼프 파병요구 거부…방어적 국제 임무 주도

李, 이스라엘군 비판 SNS…미국 아닌 유럽과 보조 맞추며 '실용외교' 

원유 2억7천만 배럴 확보 및 국내 유조선 홍해 첫 통과 등 외교 성과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 영국, 프랑스 등에 이란이 차단한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위한 군함 파견을 요구했으나 어느 국가도 이에 응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 강한 불만을 표시한 이후 영국과 프랑스는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위한 국제 연대를 주도하고 있지만 다국적 임무는 전투가 멈춘 다음에 방어적 성격에 국한해 수행될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정상회의에 이 대통령이 참석해 '실질적 기여'를 거론한 것은 이번 전쟁 국면에서 만큼은 미국이 아닌 유럽과 보조를 맞추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 3일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치고 "호르무즈 해협 내 안전한 해상수송로 확보를 위해 협력하겠다는 (양국 정상의) 의지를 확인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이 직접 이해당사자인 외교 사안에서 한국이 독자적 외교 노선을 선택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 대통령이 SNS를 통해 이스라엘군의 반인륜적 행위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외교부 장관의 특사를 이란에 파견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이는 동맹국인 미국과의 관계도 중요하지만 이란과의 관계도 관리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여전히 이란에 대사관 인력을 남겨 놓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우리 선박 및 국민의 안전 보장과 전쟁 종식 후 에너지 협력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러한 외교 노력은 여러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대통령의 전략경제협력 특사 자격으로 중앙아시아와 중동 지역을 방문해 원유 2억7300만 배럴과 나프타 210만 톤을 확보했다. 

지난 17일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발이 묶였던 우리나라 선박이 우회로인 홍해를 통해 국내로 원유를 운송하게 됐다고 밝혔으며 몰타 국적의 유조선 오데사호가 지난 13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뒤 한국으로 향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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