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라이나 모회사 美 처브, 외국계 첫 금융지주 설립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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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라이나 모회사 美 처브, 외국계 첫 금융지주 설립 가능할까

더리브스 2026-04-20 15:24:1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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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황민우 기자] 
[그래픽=황민우 기자] 

라이나생명 모회사인 미국 처브그룹이 국내에 금융지주회사 설립 계획을 타진하고 있다. 현실이 되면 외국계 금융지주가 최초로 세워지는 셈이다.

다만 국내에선 금융지주사가 세워지는 일이 그리 쉽지만은 않다. 금융지주가 되려면 대주주 적격성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이는 여타 금융사들에도 높은 장벽이다.

규제가 많은 국내 금융산업 특성 자체나 시장 정서도 감안해야 한다. 금융지주 설립 이후에는 다른 금융기관 인수가 필요할 수 있으며 배당 수준도 재조명될 수 있다.


외국계 금융지주 1호 가능성


업계에선 지난해부터 미국 처브그룹이 우리나라에 금융지주 설립을 검토한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글로벌 보험그룹인 처브그룹은 국내에선 라이나생명보험과 라이나손해보험, 처브라이프생명보험, 법인보험대리점(GA)인 라이나원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처브그룹이 어떤 구조로 금융지주사를 설립할지는 확실하지 않다. 라이나생명이 지주사가 될지 아니면 별도로 지주사가 세워지게 될지 미지수다. 라이나생명은 단지 계획 중일 뿐 정해진 게 없단 입장이지만 금융당국에 지주사 전환 의견은 전달한 걸로 알려졌다.

라이나생명은 처브그룹이 에이스손해보험과 처브라이프에 이어 인수한 보험사다. 처브그룹은 미국 시그나그룹으로부터 지난 2021년 라이나 지분을 100% 취득해 이듬해 7월 최대주주가 됐다. 금융지주 설립이 현실화되면 ‘외국계 금융지주 1호’가 되는 배경이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라는 관문


라이나생명. [그래픽=황민우 기자]
라이나생명. [그래픽=황민우 기자]

처브그룹이 국내에 금융지주를 설립하려는 이유로 거론되는 건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 전략적 요충지로서다. 라이나생명 인수 후 생·손보 시너지를 기대해온 점을 감안하면 국내 금융 환경에서 경쟁력 확보를 위해 통합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걸로 보인다.

문제는 금융지주가 되기 위해선 대주주 적격성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라이나생명이 단순히 지주사 전환 업무를 담당하는지 실제 전환 대상인지는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지만 대주주 적격성 문제는 금융지주 전환 시에 모든 금융사들이 넘어야 할 산이다.

물론 첫 외국계 금융지주가 탄생하게 되는 상황에서 심사가 순탄할 거라고 낙관하기만은 어렵다. 다만 처브그룹은 이미 라이나생명 인수시 대주주 적격성 승인을 받아 최대주주인 상황이며 창업자 개인이 1명으로 특정되기에 관련 문제가 크게 어려운 일은 아닐 수 있다. 

서강대학교 경영학과 김용진 교수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금융지주를 만들면 한국법 체계상 최대주주에 대한 적격심사를 하는데 외국계 기업은 1인으로 특정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자료를 안 주는 경우가 많다”라며 “우리는 법인이 대주주면 그 법인의 대주주가 누군지, 또 법인이면 그 법인의 대주주가 누군지를 찾아 개인 이름까지 찾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추가 계열사 인수 가능성, 배당 문제 등


대주주 적격성 문제가 다는 아니다. 국내 금융산업은 비교적 규제 수준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금융지주사가 일단 설립되면 지배구조법 적용을 받게 된다. 이에 따라 이사회 구성이나 운영, 내부통제, 임원 자격 요건, 공시 의무 등이 발생한다.

이뿐 아니라 현 보험사로서도 마찬가지지만 건전성과 수익성 관리를 위해서라도 다른 금융 계열사 인수가 요구될 수 있다. 금융지주 설립으로 금융그룹을 이루게 되면 업권 확장과 시너지 확대를 위해 계열사를 추가로 편입할지에 대한 고민이 생기기 마련이다. 

앞서 금융지주사 전환을 추진해온 교보생명이 SBI저축은행 지분 인수를 최근 마무리한 배경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예금기관 중 현실적으로 은행보단 저축은행이 노려볼 만한 대상이다. 다만 국내 저축은행 업권은 건전성이나 경영상 문제들을 안고 있는 곳들이 적지 않다.

이밖에도 외국계인 본사에 행해온 고배당 관행도 문제시 될 수 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라이나생명은 처브그룹에 지난 2024년 당기순이익의 65%인 3000억원을 보냈으며 올해에도 2200억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지난해보단 줄었지만 여전히 당기순이익의 60%대 비중이다.

이같이 규제 부담은 물론 시장 정서와 배치돼 지적받을 만한 사안 외에도 라이나생명은 고객정보 무단 제공 혐의와 관련 최대 962억원에 달하는 과징금이 예상된다. 라이나생명에만 해당하는 사안은 아니며 판단이 연기된 건 변수지만 이는 지주사 설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편 라이나생명 관계자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금융지주 전환은 추진 중이라고까지 하면 애매하고 계획이 있다는 정도가 맞다”라며 “구조나 그림이 어떤지 이런 것까지도 아직 없는 아주 초기 아이디어 단계”라고 말했다.

김은지 기자 leaves@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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