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신문 주현태 기자]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폐지 논쟁이 정치권과 시장 전반으로 확산됐다. 세제 형평과 거래 위축 우려가 정면 충돌하는 양상이다.
20일 국회와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윤종오 진보당 의원은 최근 장특공제를 폐지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 핵심은 장특공제를 전면 폐지하는 대신 개인별 평생 2억원 한도로 양도세 감면을 제한하는 것이다. 현행 제도는 3년 이상 보유 시 공제가 적용되며 1주택자는 보유·거주 기간에 따라 양도차익의 최대 80%까지 공제를 받을 수 있다.
◇ 장특공제 폐지 법안 발의…세제 형평 논쟁 확산
장특공제는 장기 보유와 실거주를 유도하기 위한 대표적 세제 혜택으로 평가돼 왔다. 그러나 고가주택일수록 공제 규모가 커지는 구조로 인해 자산 양극화를 심화시킨다는 지적도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법안을 발의 이유로는 장특공제가 똘똘한 한 채 선호를 강화했다고 추측한다. 고가주택으로 갈아탈수록 절세 효과가 커져 시장 왜곡을 키웠다는 설명이다.
정치권 공방도 격화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18일 장특공제 폐지가 ‘세금 폭탄’이라는 주장에 대해 “명백한 거짓 선동”이라고 반박했다.
이 대통령은 SNS를 통해 “장특공제는 거주 여부와 무관하게 장기 보유만으로 세금을 깎아주는 제도”라고 규정했다. 이어 “장기거주에 대한 별도 세제는 이미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또 “투자 목적 보유 주택의 시세차익에 대해 세금을 감면하는 것은 정당성이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근로소득 과세와 비교하며 자산소득 과세 형평 문제도 함께 제기했다.
시장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단계적 폐지 방안도 제시했다. 6개월 유예 후 부분 폐지, 1년 뒤 전면 폐지 방식이다. 매물 잠김 우려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 “투기 억제 vs 실수요 부담”…서울 민심 양분
반면 시장에서는 실수요자 부담 증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장기간 한 주택에 거주한 1주택자까지 세 부담이 급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입법예고 게시판에도 “투기가 아닌 실거주인데 과세가 과도하다”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했다.
이에 대해 시장에서는 찬반 의견이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세제 형평성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주장과 실수요자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맞선다.
찬성 측은 투기 억제와 가격 안정 효과를 기대한다.
서대문구 연희동에 거주하는 주모씨(41·여)는 “단계적 폐지인 만큼 시장 충격을 줄이면서도 투기 수요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양도세 강화 이후 홍제동 아파트가 11억원에서 8억원으로 거래된 사례도 있다”며 “일정 부분 가격 안정 효과는 확인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은평구 응암동에 거주하는 이모씨(38·남)는 “집값이 지나치게 높다”며 “서울에도 5억~10억원 미만 아파트가 충분한 만큼 자산 수준에 맞는 주거 선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고가주택 보유자는 세금을 더 부담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반대 측은 거래 위축과 실수요자 피해를 우려한다.
강북구 삼양동에서 공인중개업소를 운영하는 한모씨(여)는 “주거 사다리가 사실상 끊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1주택자까지 세 부담이 커지면 갈아타기가 어려워지고 시장 자체가 마비될 수 있다”고 말했다.
양천구에 거주하는 조모씨(45·남)는 거래 감소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똘똘한 한채를 부추기게 한 게 정부인데 그 한 채에 대한 믿음도 흔들고 있는 셈”이라며 “세 부담이 커지면 매도 대신 증여를 선택하는 사례가 늘 수 있다. 집 한채를 오랜기간 머무르는 것도 문제라고 말하고 싶은건가 의문이 든다”고 설명했다.
성북구 돈암동에 거주하는 권모씨(45·남)는 정책 형평성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이 10억원을 넘는 상황에서 상당수는 실거주자”라며 “집이 한채 있는 사람들이 투기 목적이 있는 것도 아니고, 한곳에서 20·30년 산 사람들한테도 4~5년 동안 가지고 있던 사람들처럼 세금을 때리겠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강조했다.
◇ 전문가 “거래 위축·이동 제한 우려…신중 접근 필요”
전문가들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거래 위축과 가격 경직성 확대 등 부작용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의 가격 안정 의도는 이해되지만 ‘똘똘한 한 채’ 원인을 단편적으로 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장특공제는 물가상승을 반영한 제도인데 2억원 한도를 고정하면 향후 기준이 불합리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1주택 장기보유자의 경우 양도세 부담이 커지면 주택 이동 비용이 급증한다”며 “유예기간만으로 해결되기 어렵고 거래 위축이 장기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주현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gun131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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