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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에서 늑구를 활용한 마케팅 열기가 뜨거운 반면 한쪽에서는 늑구 탈출에 대한 책임자들의 진심어린 사과와 함께 재발 방지책 마련이 우선이라는 주장이 충돌하고 있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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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대전시, 대전도시공사, 한화이글스 등에 따르면 LG전자 베스트샵 대전본점은 대형 전광판을 통해 송출 중이었던 ‘늑구야 돌아와’ 메시지를 지난 17일부터 ‘늑구야 돌아와서 고마워’로 바꿔서 매일 송출 중이다.
대전의 유명한 빵집 ‘하레하레’는 지난 18일부터 늑구 무사 귀환을 기념하는 ‘늑구빵’을 출시해 도안점에서 판매하고 있다.
또 유명 예능프로그램 속 늑대를 합성한 사진이 등장하는가 하면 형제 중 9번째라 숫자 9를 따서 ‘늑구’로 이름 지었다는 사실과 함께 국내 최대 규모인 오월드의 방사형 사파리 운영방식도 관심을 끌어 모으고 있다.
늑구가 오월드로 돌아온 뒤 연패 행진을 하던 한화이글스와 대전하나시티즌이 나란히 승리하면서 팬들로부터 늑구를 ‘승리 요정’이라고 부르며 온라인 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생포 직후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늑구의 상태를 상세히 공유한 이장우 대전시장도 ‘늑구가 돌아오니 축구, 야구 모두 승리했네∼’라는 게시글을 올리며 늑구 마케팅에 가세했다. 늑구를 직접 보기 위해 오월드를 방문하겠다는 국민들이 늘자 오월드는 재개장 전까지 매일 늑구의 상태를 공식 SNS를 통해 공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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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인간에게 위협이 됐던 탈출한 늑대를 친구로 둔갑시킨 마케팅에 대해 도저히 납득히 되지 않는다”면서 “늑대의 탈출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와 함께 재발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대전시와 대전도시공사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대전에 사는 곽성열 씨는 “1주일을 굶은 맹수가 거리에 나와도 안 무섭다고 한다면 동물원 반경 2㎞ 주민들도 똑같이 느꼈을지 의문”이라며 “‘좋은게 좋다’라는 경박함과 함께 절차, 격식, 예의, 순리도 무시한 이런 모습들은 깊이 없는 현대인의 경박스러움을 그대로 드러내는 행태”라고 꼬집었다.
대전환경운동연합도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은 단순한 해프닝으로 마무리되어서는 안 된다”며 “과거 퓨마 ‘뽀롱이’ 사살 사건 이후 근본적인 변화 없이 유사한 사고가 반복됐다는 점은 분명한 한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개별 시설의 문제가 아닌 맹수를 포함한 야생동물 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국가적 점검이 필요하다는 신호”라면서 현재의 사육방식에 대한 점검과 맹수에 대한 관리·대응 체계를 정밀하게 재정비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지난 17일 대전 오월드로 귀환한 늑구는 격리공간에서 충분한 먹이를 섭취하며 휴식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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