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우진 기자) 미국 메이저리그(MLB)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연장 접전 끝에 승리를 거두며 상승세를 이어간 가운데, 한국계 마무리 투수 라일리 오브라이언(31)이 시즌 첫 블론세이브를 기록하고도 승리투수가 되는 극적인 장면을 만들어냈다.
세인트루이스는 20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다이킨 파크에서 열린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2026시즌 메이저리그 원정경기에서 연장 10회 접전 끝에 7-5로 승리했다. 이로써 세인트루이스는 5연승과 함께 시리즈 스윕을 완성했다.
이날 세인트루이스는 JJ 웨더홀트(2루수)~이반 에레라(지명타자)~알렉 벌슨(1루수)~조던 워커(우익수)~놀란 고먼(3루수)~메이신 윈(유격수)~마이클 처치(좌익수)~페드로 파헤스(포수)~빅터 스캇 2세(중견수)로 타순을 구성했다. 선발 투수는 매튜 리베라토어였다.
홈 팀 휴스턴은 카를로스 코레아(유격수)~요르단 알바레스(지명타자)~호세 알투베(2루수)~크리스티안 워커(1루수)~아이작 파레디스(3루수)~캠 스미스(우익수)~야이너 디아스(포수)~셰이 위트컴(좌익수)~테일러 트래멀(중견수) 순으로 나섰다. 선발로는 마이크 버로우스가 등판했다.
이날 경기의 중심에는 오브라이언이 있었다.
그는 8회말 등판해 4-2로 앞선 상황에서 경기를 마무리할 기회를 잡았지만, 2사 후 동점을 허용하며 시즌 첫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한편 휴스턴의 8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장한 또다른 한국계 선수 위트컴은 2타수 무안타 1삼진으로 침묵했다.
경기의 균형은 휴스턴이 먼저 깼다. 3회말 선두 타자 트래멀이 3루타를 뽑아내며 득점권 기회를 만들었고, 이어 타석에 들어선 코레아가 희생플라이로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며 선취점을 기록했다.
세인트루이스는 5회초 흐름을 뒤집었다. 2사 후 윈의 안타로 포문을 열었고, 처치가 볼넷을 얻어내며 기회를 확장했다. 이어 파헤스의 안타로 만루가 만들어졌고, 스캇 2세가 밀어내기 볼넷을 골라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분위기를 탄 타선은 웨더홀트의 2타점 적시타와 에레라의 추가 적시타까지 이어지며 단숨에 4-1까지 달아났다.
경기 후반 다시 긴장감이 고조됐다. 휴스턴은 4-1로 뒤진 8회말 2사 상황에서 알바레스의 솔로 홈런으로 추격의 불씨를 살렸다.
이후 알투베의 안타와 워커의 볼넷으로 이어진 2사 1, 2루에서 세인트루이스는 조조 로메로를 내리고 마무리 오브라이언을 호출했다.
그러나 오브라이언은 폭투로 주자를 2, 3루로 진루시킨 뒤 파레데스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하며 결국 동점을 내줬다. 다만 추가 실점 위기에서는 1루 주자를 견제로 잡아내며 역전까지는 허용하지 않았다. 앞 투수가 내보낸 주자만 홈을 밟았기 때문에 자책점도 기록되지 않았다.
오브라이언은 이어진 9회에도 마운드를 지켰다. 스미스와 디아스를 연속 삼진으로 처리하며 흐름을 끊었고, 해리스까지 외야 뜬공으로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연장에 돌입한 세인트루이스는 다시 기회를 살렸다. 10회초 1사에서 워커가 상대 실책으로 출루했고, 유리아스가 몸에 맞는 공으로 걸어나가며 1사 만루 찬스를 만들었다. 여기서 윈이 승부를 가르는 결정적 싹쓸이 2루타를 터뜨리며 균형을 다시 무너뜨렸다.
휴스턴도 마지막까지 물러서지 않았다. 세인트루이스가 7-4로 앞선 10회말 알투베가 적시타를 때려내며 한 점을 만회했지만, 추가 득점에는 실패하며 경기는 그대로 세인트루이스의 7-5 승리로 끝났다.
결국 오브라이언은 패전 위기를 딛고 승리투수가 됐다. 그는 1⅓이닝 동안 1피안타 2탈삼진 무자책점을 기록하며 시즌 3승째를 챙겼다.
특히 오브라이언의 투구는 '위기와 반전'이라는 상징성을 동시에 보여줬다. 동점을 허용하며 마무리로서의 완벽한 흐름은 끊겼지만, 흐름이 완전히 넘어갈 뻔한 상황에서 마운드를 지키며 결국 승리를 챙겨낸 점은 오히려 그의 입지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는 평가다.
올 시즌 초반 오브라이언은 12.1이닝동안 평균자책점 0.00, 14탈삼진, WHIP(이닝 당 출루 허용률) 0.41이라는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이어오며 팀의 확실한 마무리로 자리 잡았다.
이날 경기로 평균자책점 '0' 행진은 이어갔지만, 동시에 처음으로 '흔들리는 순간'을 경험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경기로 남게 됐다.
이처럼 극적인 하루를 보낸 오브라이언은 한국 태생 어머니를 둔 한국계 선수라는 점에서 국내 팬들의 관심을 꾸준히 받아온 자원이다.
그는 지난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 승선이 유력하게 거론됐던 투수였지만, 대회 직전 부상으로 최종 명단에서 제외되며 아쉬움을 남긴 바 있다.
이번 경기를 통해 확인된 '흔들림 속 반등'의 경험이 더 큰 무대에서의 경쟁력을 증명하는 계기가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연합뉴스
이우진 기자 wzyfoot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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