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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화정책, 다양한 평가 있을 수밖에…금리 동결도 중요한 결정”
이 총재는 이날 오전 이임식 후 기자실을 방문해 본인 임기에 스스로 학점을 준다면 무엇을 주고 싶냐는 질문에 “대학 입시에서 지역별 비례선발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성적만으로 평가하는 게 공정하지 않다고 했지 않느냐”고 반문하면서, 점수로 평가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이어 “제가 정책을 잘했다고 하는 사람도 있을 거고 또 오지랖에 말도 많았다고 해서 참 싫어하는 분도 계실 것”이라며 “경제 정책이라는 게 특히 통화 정책이라는 것이 뭘 하게 되면 좋아하는 분도 있고 손해 보는 분도 있고 이익 보는 분도 있고 그래서 다양한 평가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은이 지난해 7월부터 금리동결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중동 상황으로 금리를 올릴 수도 내릴 수도 없는 딜레마에 빠졌다는 분석에 대해서는 “딜레마라는 이야기는 이게(금리 동결) 최적이 아닌데 올리든지 내리든지 해야 한다는 뜻”이라며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마치 무엇을 해야 하는데 못하는 것처럼 수동적으로 보는데, 금리를 변동 시키지 않는 것도 굉장히 중요한 결정”이라며 “딜레마에 빠진 게 아니라 상황이 (금리를) 변동 안 시키는 것이 올바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퇴임 후에는 어떤 방식으로든 경제 관련 자신의 생각을 대외에 전달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이 총재는 “연구뿐 아니라 언론 등을 통해 경제평론 같은 것을 하려고 생각 중”이라고 했다. 국내외에서 다시 교수직을 맡을 가능성도 열어뒀다.
차기 총재에 대한 조언의 말을 부탁하자 “저보다 훨씬 훌륭한 분에게 어떻게 조언을 하겠느냐”면서 “(신현송 후보자가) 지난 4년 동안 정책에 대해서도 오히려 많은 조언을 해줘 도움을 받았다”고 추켜세우기도 했다. 신 후보자는 지난 15일 국회인사청문회 이후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아직 채택이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한은 총재는 장관이나 총리처럼 임명동의안 의결이 필요한 자리는 아니다.
◇ “계엄 직후 기여 했다 평가…부동산 문제 꼭 해결해야”
이 총재는 이날 이임사에서 “지난 4년은 우리가 예상했던 범위 안에서의 시간이 아니라, 그 경계를 끊임없이 넘어야 했던 시간이었다”고 회고했다. 특히 기업에 남는 순간으로는 지난 2024년 말 비상계엄 사태 때를 꼽았다. 이 총재는 “계엄 직후에 정말 전화를 많이 받았다”며 “과거에 해외에 오래 있었던 경험이나 관계 때문에 기여를 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임기 중 힘들었던 순간으로는 2024년 중반 이후 금리 인하 기조로 전환하기 직전을 꼽았다. 이 총재 취임 직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에 따른 인플레이션 확대를 잡으려 두 차례의 ‘빅스텝’( 0.5%포인트 인상)을 포함, 3.5%까지 올렸던 기준금리를 중립금리 수준으로 내리기 위한 시기를 볼 때다. 당시 한은은 부동산 가격 급등에 따른 가계 부채 확대 등을 경계하며 금리 인하 시기를 재고 있었고, 외부에서는 금리 인하 시기를 놓쳤다며 비판했다.
임기 중 소신발언을 쏟아냈던 부동산 문제에 대해서도 마지막까지 당부를 잊지 않았다. 이 총재는 “이번 정부만의 문제가 아니라 정책이 오랫동안 지속돼서 부동산 문제를 해결했으면 좋겠다”라며, 과도하게 높은 집값이 △저출산 △사회적인 갈등 △생산적인 부문으로 투자 억제 등의 문제를 야기해 우리나라의 발전을 제약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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