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글로벌 최신 항암 연구를 공개하는 무대인 미국 암 학술대회에서 최신 연구 결과를 선보인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7일부터 오는 22일(현지시간)까지 샌디에이고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미국암연구학회 연례학술대회'(AACR 2026)에 역대 최대 규모인 50여곳의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가 참가했다.
이중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현대바이오사이언스, 루닛, 소마젠, LG AI연구원 등 14곳은 부스를 설치하고 고객과 파트너들을 맞이한다.
삼성바이오는 R&D센터장 정형남 부사장 등 그룹장 6명이 참가해 글로벌 제약사들과의 발전적인 협력을 모색할 예정이며 오가노이드를 통한 약물 스크리닝 서비스 '삼성 오가노이드' 관련 구두 발표와 포스트 발표 등도 진행한다.
LG AI연구원은 AI 기반 신약 발굴 연구를 논의한다.
국내 최대 의료AI 기업 루닛 부스도 참여한다. 루닛은 8년 연속 AACR에 참가했으며,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AI 바이오마커 플랫폼 '루닛 스코프'를 활용한 6개의 연구를 발표한다. 이 연구는 종양 미세환경 분석과 면역 항암제 반응 예측 등 실제 치료 결정에 활용될 수 있는 데이터 확보에 중점을 뒀다. 루닛 USA는 AI 기반 암 진단에 대해 파트너사에 설명하고 협력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현대바이오사이언스는 자회사 페니트리움바이오사이언스와 공동 부스를 마련해 항암 치료 실패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가짜내성을 해결하는 기전을 밝히고, 이를 증명할 임상들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미세환경 정상화 치료'(microenvironment-normalizing therapy)를 부제로 내 건 현대바이오는 염증을 지속시키는 병리적 구조로 항암 치료의 효과를 떨어뜨리는 섬유아세포(CAF)와 세포외기질(ECM) 장벽인 가짜 내성을 정상적인 상태로 개선해 항암제나 면역세포가 종양 내로 잘 침투하도록 돕는 치료법을 역설할 방침이다.
AACR에서 발표가 예정된 기업 중에서는 동아ST와 한미약품이 각각 9건씩으로 가장 많은 발표를 진행한다.
한미약품은 △EZH1/2 이중저해제(HM97662) △선택적 HER2 저해제(HM100714) △SOS1-KRAS 상호작용 저해제(HM101207) △EP300 선택적 분해제 △STING mRNA 항암 신약 △p53-mRNA 항암 신약 2건과 북경한미약품이 주도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4-1BB x PD-L1 이중항체(BH3120) △B7H3 x PD-L1 이중항체 ADC(BH4601) 등 총 8개 신약 후보물질에 관한 연구 결과를 포스터로 발표한다.
동아ST는 자체 개발 중인 PARP7 저해제, HK이노엔과 공동 개발한 EGFR 표적 단백질 분해제, 앱티스와 공동 개발중인 이중항체 ADC 등 다양한 기전의 비임상 항암제 연구성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PARP7 저해제와 관련해 △면역 활성화와 종양 성장 억제를 유도하는 신규 PARP7 저해제 △강력한 항종양 활성을 이끄는 PARP7 저해의 이중 작용 기전 2건의 포스터를 발표한다.
HLB그룹은 미국 자회사 베리스모테라퓨틱스가 고형암에서 발현하는 메소텔린(MSLN)을 타깃하는 CAR-T 치료제 후보물질 'SynKIR-110'의 임상 1상 결과를 발표하는 등 4건의 발표를 맡는다. 지놈앤컴퍼니는 차미영 신약연구소장(부사장) 등이 참여했으며 항암 파이프라인 확장 등 3가지 발표가 예정돼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KLS-3021 두경부암 전임상 데이터를 최초로 공개하며 알지노믹스는 RZ-001 간세포암 임상 1b/2a 중간 결과를 구두발표한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 종근당, 유한양행 등 제약바이오 대기업과 이뮨온시아, ABL바이오, 리가켐바이오, 온코닉테라퓨틱스, 신라젠 등 바이오 기업도 파이프라인 등 발표에 참여한다.
'AACR 센트럴' 등 주요 행사장은 최신 암 연구 트렌드를 배우려는 전세계 전문가와 주요 제약·바이오기업 임원 등이 주로 참여한다.
AACR 2026은 암 기초·중개 연구 관련 대규모 학술대회다. 약 140개국에서 6만1000명 이상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85개국에서 2만2000여명이 넘는 과학자와 임상 전문의, 기업 관계자 등이 모여 수천 건의 초록과 주요 플레너리 세션(기조강연) 등을 통해 최신 암 연구 성과를 공유했다.
단순한 연구 발표를 넘어, 글로벌 빅 제약사와 투자자들이 차세대 유망 파이프라인을 선정하는 장소다. 초기 기술 이전과 공동 개발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출발점'으로도 평가된다.
특히 AACR은 전임상 및 초기 임상 데이터가 첫 공개되는 경우가 많아 후보자의 기술적 경쟁력과 임상 진입 가능성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사용된다. 업계에서는 이 파이프라인을 '글로벌 검증 단계'로 보고 있는데, 이는 전세계 기술 이전이나 임상 협력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의미다.
올해 행사의 슬로건은 '정밀성(Precision)·협력(Partnership)·목적(Purpose)'이며, 글로벌 항암 시장 트렌드인 △정밀의학의 고도화 △‘아치사량’(Sub-lethal dose) 딜레마와 종양 미세환경(TME) 극복 △인공지능(AI)과 공간 생물학(Spatial Biology)의 임상 적용 △미세환경 제어를 위한 바스켓 임상(Basket Trial) 확대 △조기 발병 암(Early-onset cancer) 증가와 예방 의학 등이 주로 논의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AACR은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이 단순한 학술 발표를 넘어 파이프라인을 검토하는 장소"라며 "국내 기업이 소유한 전임상 후보가 임상 진입 시각화 시기와 맞물려 실질적인 기술 이전이나 공동 개발 논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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