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분노서 계급간 충돌로…더 커진 '성난 사람들2' 세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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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분노서 계급간 충돌로…더 커진 '성난 사람들2' 세계관

연합뉴스 2026-04-20 09:22:5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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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시즌1과 다른 이야기, 자본주의 시스템 속 계층 변수 다뤄

권력 정점 선 윤여정·송강호 부부…"송강호 통해 '기생충' 여운"

한국어·K-뷰티 등 짙어진 한국적 요소…"과도한 '코리아니즘'은 주의"

넷플릭스 '성난 사람들2' 포스터 넷플릭스 '성난 사람들2' 포스터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고가혜 기자 = 이젠 개인이 아닌 계급 간 분노다. 전 세계를 '분노'의 소용돌이로 몰아넣었던 넷플릭스 시리즈 '성난 사람들'(BEEF)이 3년 만에 두 번째 시즌으로 돌아왔다.

지난 16일 전 세계에 동시 공개된 시즌2는 골든글로브와 크리틱스초이스, 에미상 등을 휩쓸며 크게 호평받았던 전작의 날 선 '분노'를 계승하면서도, 시즌1과는 완전히 새로운 인물과 배경을 내세웠다.

특히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은 윤여정과 칸 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에 빛나는 송강호, 한국 영화계 두 거장의 출연은 공개 전부터 국내외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번 시즌은 특권층들이 모인 한 컨트리클럽을 배경으로 총지배인 조시(오스카 아이작 분) 부부와 이곳의 직원인 Z세대 커플, 클럽의 오너인 억만장자 박 회장(윤여정) 부부 등 각기 다른 계층의 사람들이 벌이는 치열한 수 싸움과 갈등을 그린다.

이야기는 컨트리클럽에서 일하던 한 젊은 커플이 상사인 조시와 아내 린지(캐리 멀리건)의 격렬한 부부싸움을 목격하면서 시작된다. 커플은 당시 상황이 찍힌 동영상을 이용해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려 하고, 조시 부부는 이들의 협박에 휘둘리며 분노를 삼킨다.

빚더미에 앉아 있던 조시는 클럽의 새 주인인 박 회장에게도 시달린다. 박 회장에게 잘 보여 재계약을 따내려던 조시는 오히려 클럽의 돈을 몰래 빼돌리던 사실이 들통나 위기를 맞고, 박 회장은 이를 약점으로 잡아 조시를 자신의 더 큰 계략에 끌어들인다.

"처신 잘해요. 아니면 아웃이에요. 이제부터 내가 시키는 대로 하는 겁니다. 토 달지 말고요, 알겠죠?"

넷플릭스 시리즈 '성난사람들2' 장면 일부 넷플릭스 시리즈 '성난사람들2' 장면 일부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앞서 시즌1이 운전 도중 벌어진 사소한 시비에서 비롯된 '개인 대 개인'의 분노를 그렸다면, 시즌 2는 자본주의 시스템 속 '계급 대 계급'의 갈등이라는 더욱 거대한 담론으로 무대를 옮긴다.

시즌1에 이어 이번에도 연출자 겸 총괄 제작자(쇼러너)를 맡은 한국계 미국인 이성진 감독은 미국에서 열린 사전 상영회 당시 이에 대해 "2026년에 솔직한 이야기를 쓰려고 한다면 '계층'이라는 변수를 다루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극 중 클럽에서 계약직으로 일하던 오스틴(찰스 멜튼)이 "후기 자본주의, 이 시스템은 사람을 좌절시키도록 설계됐어"라고 말하는 장면은 가지지 못한 자의 분노를 여실히 보여준다.

이 감독의 연출은 더욱 섬세해졌다. 시즌1의 상징이었던 강렬한 색감과 독특한 촬영 기법, 감각적인 음악 활용은 그대로 유지하되, 극 초반부에선 폭발하는 분노보다는 서서히 끓어오르는 권력과 자본을 향한 '욕망'에 집중하며 계층 간의 은밀한 긴장감을 강조한다.

일각에서는 시즌1의 주인공 스티븐 연과 앨리 웡이 보여줬던 원초적이고 광기 어린 분노가 빠져 다소 아쉽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결국 서로가 참고 있던 분노를 표출하며 파국으로 치닫는 후반부는 더 커진 스케일과 파격적인 전개로 손에 땀을 쥐게 한다.

넷플릭스 '성난 사람들2' 속 송강호와 윤여정(왼쪽부터) 넷플릭스 '성난 사람들2' 속 송강호와 윤여정(왼쪽부터)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시즌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한층 짙어진 한국적 색채와 화려한 캐스팅에 있다.

극 중 윤여정은 컨트리클럽의 소유주인 억만장자 박 회장 역을 맡아 서늘한 카리스마를 내뿜는다. 이 작품이 첫 미국 드라마 도전인 송강호는 박 회장의 두 번째 남편이자 성형외과 의사인 '김 박사'로 분해 '특별 출연'이라기엔 큰 비중으로 핵심 서사를 이끈다.

작품 속에선 한국어 대사도 자주 등장한다. 윤여정은 극 초반부 한국어로만 대사를 소화하다 중후반부터 영어 대사를 곁들이고, 송강호는 영어를 전혀 못 하는 설정으로 극 중 주인공들과 소통의 문제를 겪는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백인 위주의 엘리트 사회에서 한국인 부부가 권력의 정점으로 등장하는 설정은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서 달라진 한국의 위상을 보여준다. 이 감독은 이에 대해 "시즌1 성공 이후 한국을 오가면서 재벌 등 한국 상류층의 삶을 엿볼 기회가 생겼고, 정말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이와 관련해 "앞서 계급, 계층 문제를 다뤘던 영화 '기생충'의 여운이 아닐까 싶다. 빈부격차 문제는 한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화두이기도 하다"며 "'기생충'에서 하층민이었던 송강호가 이 작품에선 반대 설정으로 그려진다는 점도 글로벌 시청자들에게는 색다른 재미 요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넷플릭스 '성난 사람들2' 장면 일부 넷플릭스 '성난 사람들2' 장면 일부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아울러 이 작품은 실제 한국계 혼혈 배우인 찰스 멜튼을 통해 미국에서 살아가는 한국계 다문화 가정의 정체성 혼란을 그려내거나, 서양에서 큰 인기인 K-뷰티를 소재로 사용하는 등 다양한 한국적 요소를 담아냈다.

이 감독은 "이번 시즌에는 훨씬 더 많은 한국적인 정서를 담고 싶었다"며 "시즌1이 한국계 이민자를 다뤘다면 시즌2에선 실제로 한국에 뿌리가 있는 혼혈이 자기 정체성에 관해 줄다리기하는 모습을 담고 싶었다"고 했다.

이처럼 글로벌 콘텐츠에 한국적 색채가 가미되는 것은 긍정적인 현상이지만, 일각에선 한국 사회의 지나친 'K-문화 강조' 현상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김 평론가는 "서구 사회는 '디아스포라'(이산) 문화가 전반에 깔려 있어서 다문화 사회 속 정체성 혼란이란 소재를 보편적으로 받아들인다. 그렇기에 '성난 사람들' 시리즈가 한국적 정서를 담으면서도 글로벌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것"이라며 "단순히 한국 문화만 강조하는 '코리아니즘'(Koreanism)은 지양해야 한다. 작품 자체의 서사로 먼저 공감을 끌어낸 뒤 자연스럽게 한국 문화를 발견하게 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gahye_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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