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깃 디스커버리는 질병을 유발하거나 치료 효과를 낼 수 있는 단백질·유전자 등 공격 지점을 발굴하는 과정으로 신약 개발의 출발점에 해당한다. 지니너스는 이를 통해 단순 데이터 분석 기업을 넘어 멀티오믹스 기반으로 신약 타깃을 발굴하고 이를 기술이전하는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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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오믹스는 끝…이제는 타깃 디스커버리”
10일 지니너스에 따르면 회사는 그간 축적해온 공간오믹스·단일세포 분석 데이터와 AI 기반 해석 역량을 바탕으로 노블 타깃 및 타깃 페어 발굴에 집중하고 이를 글로벌 제약사에 이전하는 사업 모델을 본격화한다.
특히 단일 타깃이 아닌 복수 타깃 조합을 통해 치료 반응군을 확대하는 방식이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기존 표적 치료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타깃 조합 전략을 앞세워 글로벌 제약사들의 신규 타깃 수요를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실제 내부 데이터에서도 이러한 가능성이 확인됐다. 기존 HER2 타깃 치료의 경우 실제 치료 혜택을 받는 환자 비중이 약 30% 수준에 그친다. 하지만 지니너스가 발굴한 신규 타깃을 조합할 경우 환자 커버리지가 80% 이상으로 확대되는 결과가 도출됐다는 설명이다.
이는 하나의 타깃만 공략할 경우 치료 반응이 제한될 수 있다. 하지만 서로 다른 타깃을 동시에 겨냥하면 내성 문제를 줄이고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개념이다.
지니너스 관계자는 “단일 타깃으로는 반응하지 않는 환자군이 상당수 존재한다”며 “멀티오믹스 기반으로 새로운 타깃 조합을 제시하면 치료 가능 환자군을 획기적으로 넓힐 수 있다”고 말했다.
주목할 점은 지니너스는 더 이상 공간오믹스 분석 자체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대신 멀티오믹스 데이터와 분석 역량을 기반으로 신약 타깃을 발굴하는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지니너스 관계자는 “공간오믹스를 잘한다는 것은 이미 입증된 영역”이라며 “이제는 데이터베이스와 분석 능력을 활용해 노블 타깃과 타깃 페어를 발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글로벌 제약업계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동일 타깃에 파이프라인이 집중되는 타깃 포화 현상이 나타나면서 글로벌 빅파마들이 새로운 타깃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오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기존 CD19, HER2 등 검증된 타깃에 파이프라인이 몰리면서 차별화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빅파마들이 노블 타깃 확보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니너스 역시 이러한 흐름을 기회로 보고 있다. 자체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특정 타깃 단독이 아닌 ‘타깃 조합(pair)’을 제시함으로써 치료 반응률을 높일 수 있다는 전략이다.
◇“타깃만 팔지 않는다”…마일스톤 구조 설계
지니너스의 사업 모델은 단순 컨설팅이나 데이터 제공에 그치지 않는다. 발굴한 타깃을 기반으로 라이선스 아웃 계약을 체결하고 이후 임상 개발 단계에 따라 마일스톤과 로열티를 확보하는 구조로 짜여있다.
이는 최근 글로벌 제약업계에서 확산되고 있는 타깃 디스커버리 기반 딜 구조와 궤를 같이한다. 초기에는 타깃 발굴과 검증 단계에서 계약금을 수령한다. 이후 파트너사가 해당 타깃을 선택해 신약 개발로 이어갈 경우 단계별 성과에 따라 추가 수익을 확보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회이자와 카토그래피 바이오사이언스(Cartography Biosciences) 간 협력이다. 양사는 암세포에 특이적인 신규 항원을 발굴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초기 계약금은 약 6500만달러(약 970억원) 수준이지만 개발·허가·상업화 마일스톤을 포함할 경우 총 계약 규모는 최대 8억6500만 달러(약 1조원)에 달한다.
이 계약의 핵심은 물질이 아니라 타깃이다. 카토그래피는 단일세포 및 오믹스 데이터를 기반으로 신규 타깃을 발굴·검증한다. 화이자는 이를 기반으로 신약 개발과 상업화를 진행한다.
특히 단일 타깃이 아닌 타깃 페어(조합)까지 제시할 수 있다는 점이 차별화 요소로 꼽힌다. 기존 치료제들이 특정 타깃에 집중되면서 내성 및 반응 한계가 드러난 가운데 복수 타깃 기반 접근이 차세대 치료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니너스 역시 이와 유사한 구조를 지향하고 있다. 지니너스 관계자는 “복수의 타깃을 제안하고, 파트너사가 이를 선택해 신약 개발로 이어질 경우 단계별 마일스톤을 받는 형태”라며 “단순 분석 서비스에 머무르는 계약은 지양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지니너스의 전략은 단순 데이터 제공을 넘어 글로벌 제약사의 신약 개발 초기 단계에 직접 개입하는 업스트림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데 있다.
◇자체 신약 개발도 병행…“IND 전 기술이전 목표”
지니너스는 한 단계 더 나아가 자체 파이프라인 구축에도 나선다. 발굴한 타깃을 기반으로 항체 등 치료 물질을 개발한 뒤, 임상 진입(IND) 이전 단계에서 기술이전하는 것이 목표다.
적용 가능한 모달리티는 △항체-약물 접합체(ADC) △키메라 항원수용체 티세포(CAR-T) △이중항체 △방사성의약품 등으로 다양하다. 단순 타깃 발굴에 그치지 않고 이를 실제 신약 후보물질로 연결해 가치 극대화를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지니너스 관계자는 “노블 타깃에서 출발한 퍼스트인클래스 신약 가능성도 충분하다”며 “타깃 디스커버리에서 출발해 물질 개발까지 이어지는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지니너스의 전략은 ‘타깃 발굴 → 물질 개발 → 기술이전’으로 이어지는 수직 통합 구조에 가깝다. 초기 데이터 분석 기업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이제는 신약 개발 초기 단계를 설계하는 플랫폼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는 의미다.
지니너스는 이러한 변화가 기업 가치 산정 방식 자체를 바꿀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지니너스 관계자는 “단순 분석 서비스는 매출 중심 평가에 머물지만, 타깃 디스커버리와 파이프라인이 결합되면 마일스톤과 로열티 기반의 장기 가치가 반영된다”며 “결국 핵심은 실제 기술이전 성과가 언제, 어떤 규모로 현실화되느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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