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진혁 기자= 이날 FC안양의 경기력은 완벽하지 않았다. 그러나 완벽한 전술만이 승리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 이기기 위한 의지로 똘똘 뭉친 집념이 값진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지난 19일 포항스틸야드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6 8라운드를 치른 안양이 포항스틸러스에 1-0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결과로 안양은 5경기 만에 두 번째 승전고를 울렸다. 2승 4무 2패로 승점 10점(공동 5위)을 확보했다.
안양이 집념을 발휘해 무승 흐름을 끊었다. 이날 유병훈 감독은 포항전을 대비한 포백 전형을 가동했다. 표기상으로는 4-3-3 형태였지만, 실전에서는 마테우스와 김운이 투톱으로 배치된 4-4-2 형태에 가까웠다. 김동진, 황서웅, 김승호 등 포항의 젊고 활동량이 좋은 미드필드에 맞서기 위한 방책이었다.
안양은 전반 김운을 중심으로 강한 전방 압박을 펼쳤는데 센터백 권경원까지 순간적으로 중원으로 올라올 정도로 높은 에너지 레벨을 요했다. 하프라인 위쪽에서 공을 끊고 속공으로 이어갈 찬스도 몇 차례 있었다. 하지만 이날 안양의 공격 전개는 기대만큼 날카롭지 않았다. 문성우, 김운 등이 압박에 성공하며 박스 안에서 마무리할 기회를 맞았지만, 마지막 순간 선택을 망설이는 등 결과물을 만들지 못했다. 몇몇 전개 장면에서는 2% 아쉬운 호흡으로 공격진의 발이 맞지 않는 경우도 종종 나왔다. 결국 안양은 전반 유효슈팅을 한 차례도 기록하지 못했다.
후반 초반에는 포항 완델손의 움직임을 제어하지 못하며 실점 위기를 겪기도 했다. 포항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완델손을 투입해 왼쪽 윙어로 배치했다. 전방 압박에 힘을 준 안양은 어쩔 수 없이 측면 수비에 어려움을 겪었고 완델손이 프리한 상황에서 날카로운 크로스를 안양 박스 안으로 투입하기 시작했다. 장신 공격수 이호재, 트란지스카 등의 존재로 크로스의 위력은 배가됐다.
하지만 전술이 통한다고 해서 무조건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포항의 초반 공세를 골키퍼 김정훈의 선방으로 버텨낸 안양은 기어코 선제 득점까지 성공했다. 득점 장면에서는 매끄러운 전개보다는 골을 넣겠다는 의지가 돋보였다.
후반 23분 왼쪽 측면에서 아일톤이 중앙으로 돌아 나오며 오른발 인스윙 크로스를 올렸다. 김예성이 머리로 걷어낸 걸 페널티아크에 있던 마테우스가 받아 공중에 살짝 뜬 공을 발리슛으로 연결했다. 슈팅은 골대를 강타하고 골문 왼편으로 떨어졌다. 이때 김운이 박찬용의 견제에도 다리를 뻗어 문전으로 패스를 보냈고 이를 최건주가 왼발로 강하게 차넣었다.
안양의 5경기 무승 탈출을 위한 집념은 경기 막판에도 느껴졌다. 포항이 균형을 맞추기 위해 열중하던 후반 추가시간 3분 이호재가 페널티아크에서 슈팅 기회를 잡았는데 슈팅 직전 안양 김보경이 다리를 뻗어 공을 세웠다. 이때 잔뜩 힘을 실은 이호재의 오른발 스윙이 그대로 김보경의 왼쪽 발목을 가격했다. 고통을 호소한 김보경은 정상적으로 걸을 수 없었고 결국 차량에 실려 나갔다. 양은 교체 카드 5장을 모두 사용한 이후였기 때문에 10명으로 남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불가피했다.
그런데 실려 나갔던 김보경이 다리를 절뚝대며 다시 경기장으로 들어왔다. 어떻게든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하겠다는 베테랑의 책임감이었다. 돌아온 김보경은 통증을 참으며 열심히 수비 가담했다. 상대 속공 때는 한 발로 뛰기까지 하며 의지를 불태웠다. 어쩔 수 없이 전술적으로 큰 도움이 되진 않았지만, 선수들의 막판 집중력을 끌어올리는 정신적 기여를 무시할 수 없었다.
수비 집중력, 집념의 득점, 부상 투혼. 비틀댈지언정 쓰러지지 않는 안양의 ‘좀비 정신’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이날 승리로 안양은 5경기 만에 승전고를 울렸고, 창단 첫 포항전 승리와 시즌 첫 클린시트까지 값진 결과를 한꺼번에 얻었다. 질 경기를 비기고, 비길 경기를 이기는 집념을 이날 안양이 증명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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