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자립' 넘어 '시장 자립'으로···"2026년은 우주산업 대전환 원년"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기술 자립' 넘어 '시장 자립'으로···"2026년은 우주산업 대전환 원년"

뉴스웨이 2026-04-20 05:58:00 신고

3줄요약
그래픽=홍연택 기자

한국 우주산업이 발사체와 위성 개발 역량을 확보하면서 기술 자립의 기반을 넓히고 있지만, 이를 민간의 매출과 서비스로 연결하는 시장 자립은 아직 본격화하지 못한 상태다. 정부가 올해 우주정책의 무게중심을 기술 확보에서 민간 주도 생태계 조성으로 옮기고 예산과 제도, 투자 확대를 동시에 추진하는 것도 이런 한계를 넘기 위해서다. K-우주가 정부 주도 개발 단계를 넘어 민간 시장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가 이제 산업의 다음 분기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래픽=홍연택 기자

K-우주, 왜 아직 돈 버는 산업이 못 됐나


정부는 2026년 우주항공 분야 연구개발사업을 53개 세부사업, 총 9494억7800만원 규모로 추진한다. 전년 9085억600만원보다 409억7200만원, 4.5% 늘어난 규모다. 올해 계획의 핵심은 '민간 주도 우주산업 생태계 구축'이다. 정부가 우주개발을 계속 주도하되, 최종 목표는 민간이 시장을 만드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는 뜻이다.

이 같은 전환은 국내 우주산업이 일정 수준의 기반을 확보했다는 판단과 맞물려 있다. 2025년에는 민간기업이 제작을 주관한 누리호 4차 발사가 성공했고, 차세대중형위성 3호와 다목적실용위성 7호 발사도 이뤄졌다. 2026년에는 초소형군집위성 2~6호, 차세대중형위성 2호와 4호, 다목적실용위성 6호 등 첨단위성 개발·발사가 예정돼 있다. 발사체와 위성을 독자적으로 개발·활용하는 기본 역량은 확보했다는 게 정부의 평가다. 이제 관심은 '개발 성공'보다 '산업 연결'로 옮겨가고 있다.

다만 산업 전환 속도는 아직 빠르지 않다. 발사체와 위성체 같은 제조 분야는 성장했지만, 위성 데이터와 서비스처럼 민간이 반복 매출을 낼 수 있는 시장은 아직 작다. 이런 한계는 기업의 자산·인력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매출로 바꾸는지를 보여주는 운영효율성 지표에서도 드러난다. 발사체 제작은 50%, 위성체 제작은 60%, 위성정보 활용은 35% 수준이다. 위성정보 활용 분야의 사업화 효율이 상대적으로 더 낮다는 뜻이다. 즉, 한국 우주산업은 '만드는 산업'으로는 성장했지만 '활용해 돈 버는 산업'으로는 아직 걸음마 단계에 가깝다는 것이다.

민간 주도 전환이 더딘 배경은 수치로도 드러난다. 선도국과의 기술 격차가 여전한 데다 산업 구조도 한쪽으로 쏠려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우주 관측·센싱기술이 미국과 10.5년, EU와 7.5년, 중국·일본과 5.5년 격차가 있다고 보고 있다. 국내 우주산업은 위성활용 서비스 분야 비중이 65.1%에 달하고, 우주분야 기업 매출도 2016년 2조7792억원에서 2023년 3조2230억원으로 늘어나는 데 그쳤다. 특정 분야 편중과 더딘 성장세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한국우주항공산업협회 관계자는 "지금 한국 우주산업은 본격 성장 직전의 도약기로 볼 수 있지만, 아직 물량과 수요가 충분해 산업이 자생적으로 돌아가는 단계는 아니다"며 "국내 발사 수요가 연 1~2회 수준에 머무는 상황에서는 민간 기업이 독자적으로 시장을 키우기 쉽지 않고, 결국 정부 프로젝트 수요에 대응하거나 해외 공급망에 들어가는 방식이 현실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주산업이 고부가가치 분야인 것은 맞지만 시장 자체가 아직 작고 불확실성이 큰 만큼, 당장 민간 주도로 빠르게 커질 수 있는 구조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래픽=홍연택 기자

투자·수송·데이터 활용··· K-우주 산업화의 조건


한국은 우주산업만 놓고 보면 후발주자지만, 정부 주도로 기술 기반을 쌓아온 데 이어 이제는 산업화라는 다음 단계로 넘어가려 하고 있다. 발사체와 위성을 독자적으로 개발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이를 민간의 시장과 매출로 연결하는 것이 새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가 올해 우주정책의 방향을 기술 확보에서 민간 주도 생태계 조성으로 옮긴 것도 이런 흐름과 맞닿아 있다.

정부의 정책 전환은 자금 조달 구조 변화로도 이어지고 있다. 우주항공청은 뉴스페이스 투자 펀드를 2025년 81억원에서 2026년 2000억원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정부가 1000억원을 출자하고 민간·해외 투자자 자금을 매칭하는 방식이다. 지금까지 조성된 3개 펀드의 총 규모는 301억원, 투자액은 117억5000만원에 그쳤다. 그동안 우주 분야 투자가 창업 초기 기업 지원에 머물렀다면 앞으로는 성장 단계에 들어선 기업까지 자금 지원 범위를 넓히겠다는 것이다. 우주산업을 더 이상 단기 연구과제가 아니라 장기 투자 산업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다만 자금만 늘어난다고 민간 전환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투자금이 실제 사업으로 이어지려면 민간 기업이 예측 가능한 비용과 일정 아래 발사와 위성 운용에 나설 수 있어야 한다. 민간 주도 전환의 핵심 조건 가운데 하나로 우주수송의 상업화가 꼽히는 이유다. 정부가 재사용발사체 개발에 속도를 내는 것도 이런 배경에 있다.

정부는 2030년대 국가 주력발사체를 재사용발사체로 전환한다는 방향 아래 차세대발사체 개발 수정계획 수립과 예비설계에 착수했다. 2026년 3분기에는 초소형군집위성 5기를 한 번에 투입하는 누리호 5차 발사가 예정돼 있고, 이후 7차 발사 지원과 성능개량도 추진된다. 발사체를 한 번 쏘는 국가 프로젝트에서 벗어나 반복 운용과 상업발사 기반으로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또한 발사체 개발이 우주산업의 기반이라면, 민간 시장의 성패는 위성 데이터를 얼마나 서비스와 매출로 연결하느냐에 달려 있다.

정부가 위성 개발과 함께 데이터·서비스 활용 확대에 나서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정부는 올해 10cm급 초고해상도 광학위성 핵심기술 개발에 착수하고, 한국형위성항법시스템(KPS), 저궤도통신위성, 천리안 5·6호, 다목적실용위성 8호 등 중장기 사업도 이어간다. 동시에 AI 기반 위성정보 활용 서비스 실증을 통해 재난 대응과 농업, 공간정보 분야 응용도 확대할 계획이다. 위성 개발 성과를 정부 사업에 머무르게 하지 않고 민간 서비스 시장으로 이어 붙이겠다는 뜻이다.

기업이 직접 시험하고 검증할 수 있는 기반도 필요하다. 정부는 민간 발사체를 활용한 준궤도 검증 지원과 우주 부품·기자재 방사선 시험 인프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나로우주센터 고도화 사업은 2027년부터 2032년까지 약 3000억원 규모로 기획 중이며, 기존 시설 보강과 함께 민간발사장 지원시설 구축이 포함된다. 기업이 발사체와 부품을 자체 시험하고 성능을 검증할 수 있어야 민간 시장도 커질 수 있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이다.

시장에서는 한국 우주산업이 이제 개발 성공보다 사업화 성과를 보여줘야 할 단계에 들어섰다고 평가하고 있다. 발사체와 위성 개발 역량이 민간의 반복 매출로 이어지지 못하면 산업 전환도 속도를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기술 자립 이후 시장 자립으로 넘어가는 연결고리를 만드는 일이 한국 우주산업의 다음 과제로 꼽히고 있다.

박순영 우주항공청 프로그램장은 "한국은 시장에 맡겨 스페이스X 같은 기업이 자연스럽게 성장하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선택과 집중, 전략기술 중심의 접근이 필요하다"며 "민간이 실제 수익을 낼 수 있는 다운스트림 기업과 서비스 시장을 키우는 쪽으로 산업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만든 기술 기반을 민간의 시장과 매출로 연결하는 일이 지금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덧붙였다.

Copyright ⓒ 뉴스웨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