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경제] 임대차 시장 흔드는 규제, 맞춤형 접근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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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경제] 임대차 시장 흔드는 규제, 맞춤형 접근 필요

경기일보 2026-04-19 19:01:0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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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중 한성대 일반대학원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

 

정부가 주택 공급 확대를 말하면서 공급의 엔진을 식히는 정책이 반복되면 시장은 정부의 주택 공급 약속을 믿지 않는다. 부동산시장은 정부를 신뢰하고 믿을 때 그 효과가 증대된다.

 

깊은 고민 없이 다주택자와 비거주 1주택자까지 규제하는 것은 시장 위험이 크다. 물론 강남 등 누구나 선호하는 지역에 고가 아파트를 보유한 다주택자는 규제하는 것이 옳다. 하지만 어떤 사정으로 비거주 1주택자가 된 경우나 가격 상승 여력이 크지 않은 지역의 생계형 다주택자에 대해서는 선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특히 이들 상당수는 다세대, 연립, 도시형생활주택, 오피스텔 등 소형 평형 서민 주택을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주택은 매도하려 해도 구매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의 실거주 요건, 청약 시 무주택 기간 인정 문제 등으로 수요가 제한되기 때문이다.

 

결국 물건을 내놔도 받아줄 대상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이처럼 무조건적인 다주택자 규제는 자칫 서민 대상 임대차 시장을 무너뜨릴 수 있다. 공급의 통로를 묶어 놓고 규제만 강화하면 시장은 ‘똘똘한 한 채’로 더 쏠리고 이는 양극화를 키우는 결과로 이어진다.

 

비거주 1주택자 역시 다양한 사정이 존재한다. 그 예로는 해외나 지방 발령으로 전세를 살면서 기존 주택을 임대하는 경우, 자금 부족으로 입주하지 못하는 경우, 재개발·재건축 과정에서 추가 부담금을 마련하지 못해 입주가 지연되는 경우 등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출까지 막히면 사실상 진퇴양난에 빠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정부가 다주택자 규제를 통해 양극화 완화와 불로소득 억제라는 정책 목표를 달성하려면 억울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선별적이고 맞춤형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 불로소득 환수와 양극화 완화는 정부의 책무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전월세 가격 상승과 물량 감소로 세입자 부담이 커진다면 정책의 방향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 결국 해법은 맞춤형 정책과 무주택 서민 보호에 있다.

 

또 다주택자와 비거주 주택에 대한 압박 및 매물 유도는 공급 확대처럼 보이지만 사실 소유권 이동에 가깝다. 단기적으로는 시장에 물건이 증가하면서 내 집 마련을 기다리는 수요층에 일부 공급 효과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양적 공급이 늘어나지 않으면 결국 전월세 수요를 흡수하지 못해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단기 공급 대책 없이 규제만 강화하는 정책은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식’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이 과정에서 임대차 시장 불안도 커질 수 있다. 매도 압박이 커지면 전세 물량이 줄고 월세 전환이 빨라질 수 있으며 이는 서민가계 부담과 직결된다. 여기에 보유세 인상 논의까지 겹치면 세금이 임대료로 전가될 가능성도 크다. 전세 물량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임대인 우위 시장이 형성돼 임차인의 협상력은 더욱 약화된다. 규제가 강해질수록 서민 주거가 더 불안해질 수 있다는 점을 정부는 경계해야 한다.

 

현재와 같이 전세대출을 일괄적으로 규제할 경우 갭투기 억제 효과는 있을 수 있지만 무주택 실수요자까지 함께 어려워질 수 있다. 전세대출은 투기 차단과 거주 지원을 구분해 추진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전세사기와 역전세 위험이 남아 있는 만큼 전세보증금 일부를 보호할 수 있는 제도 도입도 생각해 봐야 한다.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신규 주택 공급 확대가 필수적이다. 지난해 전국 24만370건인 결혼 건수를 감안하더라도 일정 수준 이상의 신규 공급이 필요하다. 특히 비아파트 부분(다세대·연립주택과 도시형생활주택, 오피스텔 등)은 단기 공급이 가능한 만큼 일정 면적 이하 주택을 주택 수에서 제외하는 등 공급 확대를 위한 유연한 정책이 요구된다. 또 도심 주택 공급을 담당하는 정비사업의 이주비를 일률적 상한으로 묶어 두면 도심 주택 공급이 지연되는 만큼 지역별, 가격별 차등 적용하는 등 맞춤형 정책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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