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학교 운동장은 나대지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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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춘추] 학교 운동장은 나대지가 아니다

경기일보 2026-04-19 19:01:0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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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을섭 대림대 스포츠재활학부 교수

 

학교 운동장을 둘러싼 논쟁이다. 환경을 이유로 인조잔디를 철거하고 마사토 운동장으로 회귀하는 흐름이 일부 지역에서 나타난다. 그러나 이 논의는 정작 가장 중요한 질문을 놓치고 있다. 운동장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운동장은 단순한 흙터가 아니다. 학생들이 뛰고,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며 신체를 단련하는 교육의 공간이다. 다시 말해 운동장은 ‘땅’이 아니라 ‘활동공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과거의 인식에 머물러 운동장을 토지 개념으로 바라보고 있다.

 

마사토 운동장은 오랜 시간 우리에게 익숙한 형태다. 그러나 익숙함이 곧 적절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건기에는 흙먼지와 미세먼지가 발생하고 우천 시에는 진흙화로 인해 평탄도가 무너지며 반복 사용으로 표면이 경화되면 충격흡수 기능은 사실상 사라진다. 결국 학생들은 다칠 위험에 노출되고 운동 자체를 기피하게 된다. 운동을 위한 공간이 오히려 운동을 방해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선진국은 이미 운동장을 ‘시설’로 정의한다. 일정한 평탄성과 충격흡수 성능을 갖추고 다양한 종목 활동이 가능한 기능적 공간으로 인식한다. 이 기준에서 보면 마사토 운동장은 관리되지 않은 나대지에 가깝다. 반면 인조잔디 운동장은 사계절 활용이 가능하고 다양한 신체활동을 수용할 수 있는 다기능 공간으로 평가된다. 중요한 것은 형태가 아니라 성능과 안전성이다.

 

물론 인조잔디를 둘러싼 환경 논쟁 역시 가볍게 볼 사안은 아니다. 그러나 지금의 논의는 균형을 잃고 있다. 환경이라는 명분 아래 학생의 안전과 활동권이 후순위로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마사토 역시 미세먼지, 중금속, 세균 노출 등 또 다른 위험 요소를 안고 있다. ‘친환경’이라는 단어가 곧 ‘안전’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결국 이 문제는 인조잔디냐 마사토냐의 선택이 아니다. 어떤 운동장이 학생에게 필요한가, 어떤 공간이 안전한가에 대한 기준의 문제다. 운동장은 나대지가 아니다. 학생들이 마음껏 뛰고 활동할 수 있도록 설계된 공간이어야 한다.

 

운동장에서 아이들이 사라지면 그곳은 이미 운동장이 아니다. 이제는 분명히 해야 한다. 운동장은 환경 논쟁의 대상이 아니라 학생 운동을 위한 안전한 활동 공간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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