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금토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의 화력이 거세질수록, 아이유와 변우석의 로맨스만큼이나 시청자의 시선을 붙드는 얼굴이 있다. 바로 국왕의 모후이자 서사의 브레이크를 자처하는 대비 '윤이랑' 역의 공승연이다. 우아한 품격 뒤에 차가운 욕망을 감춘 그녀의 연기는 극의 긴장감을 팽팽하게 끌어올린다. 사실 공승연은 지난 몇 년간 스크린과 브라운관, OTT를 종횡무진하며 누구보다 탄탄하고 영리하게 자신만의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배우다. 윤이랑이라는 정점에 닿기까지, 우리가 반드시 경유해야 할 그녀의 궤적을 짚어본다.
〈혼자 사는 사람들〉|고독의 민낯으로 새긴 이름
영화 〈혼자 사는 사람들〉(2021)은 배우 공승연을 평단의 시선 한복판에 세운 작품이다. 타인과의 관계를 스스로 끊어낸 채 고립을 택한 '진아'로 분한 그녀는, 깊은 침묵과 섬세한 표정의 떨림만으로 현대인의 고독을 길어 올렸다. 이 작품으로 제42회 청룡영화상 신인여우상을 거머쥐며, 그녀는 '유망주'라는 수식어를 훌쩍 넘어 '배우 공승연'으로서의 존재 가치를 스크린에 또렷이 새겼다.
〈소방서 옆 경찰서〉|뜨거운 현장에서 일궈낸 대중적 신뢰
SBS 드라마 〈소방서 옆 경찰서〉 포스터
SBS 드라마 〈소방서 옆 경찰서 그리고 국과수〉 포스터
대중에게 공승연이라는 이름을 가장 친숙하게 각인시킨 것은 〈소방서 옆 경찰서〉 시리즈였다. 구급대원 '송설' 역을 맡아 김래원, 손호준과 호흡하며, 생사를 넘나드는 치열한 현장의 에너지를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 전문성과 로맨스의 설렘 사이에서 중심을 잃지 않는 균형 감각은 SBS 연기대상 우수연기상으로 이어졌고, 공승연이 대형 시리즈를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는 '믿고 보는 배우'임을 증명하는 계기가 됐다.
〈핸섬가이즈〉|엉뚱함 속에 숨겨진 장르적 유연함
B급 호러 코미디라는 독특한 결의 영화 〈핸섬가이즈〉에서 공승연은 예상치 못한 코믹 텐션으로 관객들을 단번에 무장해제 시켰다. 이성민, 이희준이라는 베테랑들 사이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악령이 깨어나는 아수라장 속에서 엉뚱하면서도 명징한 존재감을 발휘했다. 장르의 경계를 유연하게 넘나드는 그녀의 변주 능력을 가장 선명하게 확인할 수 있었던 지점이다.
〈악연〉|우아함 속에 감춘 섬뜩한 악마성
넷플릭스 시리즈 〈악연〉에서의 변신은 가히 파격적이었다. 극 초반 이광수(안경남 역)의 매력적인 연인으로 등장해 로맨틱한 분위기를 자아내던 그녀는,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숨겨왔던 본색을 드러내며 강렬한 반전을 선사했다. 세련된 비주얼 뒤로 뿜어져 나오는 악랄함은 웬만한 빌런들을 압도했고, 이 서늘한 카리스마는 지금 〈21세기 대군부인〉 속 대비 윤이랑의 날 선 위엄을 완성하는 중요한 밑거름이 되고 있다.
{ 작은 독립영화의 주인공에서 출발해 지상파 드라마의 주역을 거쳐, 이제는 극 전체의 흐름을 쥐락펴락하는 대비의 자리에 앉기까지. 공승연의 성장은 요행이 아니라 집요한 노력과 영리한 선택이 쌓인 결과물이다. 아이유와 변우석이라는 거대한 아이콘들 사이에서도 독보적인 아우라를 잃지 않는 그녀를 보며, 우리는 배우 공승연이 써 내려갈 다음 챕터를 기꺼이 기다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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