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현지시간 18일 저녁부터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폐쇄됐다고 밝혔다. 불과 하루 전인 17일 해협 완전 개방이 발표되며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완화되는 듯했지만, 미국의 해상봉쇄를 이유로 IRGC가 다시 해협을 봉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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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 양측의 긴장 상태는 쉽게 해소되지 않을 분위기다. 파키스탄의 중재로 미국과 이란은 20일께 2차 협상 테이블을 차릴 것이란 예상이 나오지만, 협상이 이뤄지더라도 완전 휴전까지 이르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사태가 장기화하며 국내 해운업계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선박 26척이 여전히 호르무즈 해협 안쪽에 고립된 상황으로, 이 선사들은 평상시보다 최대 10배 치솟은 전쟁보험료를 부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규모가 작은 중소 선사들은 보험료 인상과 물가 상승 겹악재 탓에 경영난에 내몰리고 있다.
유가가 고공행진하는 것도 부담이다. 전쟁 발발 전 60달러 수준을 유지했던 국제유가는 3월 중순부터 100달러를 돌파하며 3차 오일쇼크 위기감도 불러왔다. 미국과 이란의 휴전 발표로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80달러대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전쟁 전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유가 상승은 고스란히 유류비 부담으로 이어지는 상황이다.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HMM도 내달 1일 출항분부터 한국∼남중국(홍콩 포함) 노선의 유류할증료(저유황유 할증료·ECC)를 5배 인상키로 했다. 중동 전쟁 이후 HMM이 운임 인상 조치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운임 인상에 따라 주요 수출기업들이 물류비 폭탄을 맞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정유업계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국내로 들어오는 원유의 61%가 지나는 곳으로, 이곳 해협이 막힌 뒤 국내 기름값이 치솟으며 주유소 대란이 발생했다. 정부와 정유업체는 비(非)중동산 원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며 공급망 유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전쟁이 끝난 후에도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수급처 다변화에 나설 예정이다.
석화업계는 이번 중동 사태로 중국발(發) 공급과잉과 나프타 수급난 등 이중고에 직면했다. 이미 범용제품 경쟁력 약화로 지난해부터 사업재편에 돌입한 석화업체들은 이번 나프타 수급난을 계기로 아예 공장 문을 닫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LG화학이 지난달 23일부터 여수 2공장 가동을 중단했으며, 여천NCC도 같은 달 27일부터 프로필렌 전용 공장(OCU) 가동을 멈췄다. 최근에는 한화토탈에너지스가 나프타 부족으로 파라자일렌(PX) 공급 관련 불가항력을 선언키도 했다. 불가항력이란 전쟁 등 통제할 수 없는 외부 요인으로 제품 계약 이행이 어려울 때 책임을 면제받기 위한 조치다. 이미 여천NCC, 롯데케미칼, LG화학 등 주요 석화업체들이 모두 고객사에 불가항력을 선언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상황이 언제 바뀔지 예측하기 어려운 국면”이라며 “비용 부담이 늘더라도 장기적으로 한쪽에 의존하지 않는 안정적인 공급망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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