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 간 샅바싸움에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와 통항이 반복되는 가운데 중동전쟁 후 처음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유조선이 원유를 싣고 한국으로 오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해당 유조선에 실린 원유는 50만 배럴 수준에 불과해 한국의 원유 갈증을 해소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해협 봉쇄가 풀리기 전까지 고유가로 인한 민생 경제 어려움이 지속될 전망이다.
19일 해운 업계에 따르면 전날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일시적으로 풀리면서 아라비아만에 위치한 다수의 선박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오만해로 이동했다. 이후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가 18일 저녁부터 해협을 다시 봉쇄하면서 통항이 멈췄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배는 대부분 중국· 인도행 탱커선이다. 다만 통과한 배 중 한 척인 '나빅8 MA콜리스터호'는 약 50만 배럴의 원유를 싣고 한국 울산항으로 오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오만만에서 인도양으로 이동 중이며 5월 10일 전후로 울산항에 입항할 예정이다.
입항이 최종 성사되면 지난 2월 말 '이글 벨로어호'가 해협 봉쇄 직전에 탈출한 후 해협 내 유조선이 국내에 입항하는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싱가포르 탱커선사인 나빅8은 지난 2024년 아랍에미리트(UAE) 국영석유회사인 애드녹에 인수되면서 UAE산 원유를 전 세계에 수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한국행도 지난달 UAE 파테항에서 원유를 선적한 후 ㈜한화와 공급 계약이 체결됨에 따라 성사됐다. 나빅8 MA콜리스터호가 해협 통과를 위해 이란 측에 통항료를 지급했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한화가 해당 원유를 어떻게 활용할지는 미정이다. 계열사 한화토탈에너지스의 정제설비는 초경질유에 특화한 만큼 울산 등에 위치한 다른 정유사에 재판매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한편 해협 내 국내 선박은 전날 봉쇄가 일시적으로 풀렸음에도 안전을 확신할 수 없어 대기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유사가 직접 계약한 해협 내 선박·원유는 아직 내부에서 대기 중"이라며 "안전을 확신할 수 있기 전까지 해협 통과 결정을 내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아주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