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아침이나 반찬이 떠오르지 않는 저녁이면, 마트 신선 코너에서 비닐 팩에 담긴 순두부를 집어 들게 된다.
찌개에 넣어 끓이기만 하면 부드러운 맛을 내지만, 콩 본연의 깊은 고소함을 느끼기에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그런데, 최근 한 식당에서 만난 순두부는 우리가 평소 알던 모습과는 조금 달랐다.
식당 한복판에서 돌아가는 대형 맷돌
이날 방문한 식당은 맷돌로만 서울시청점이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눈길을 끄는 것은 주방 한편을 가득 채운 거대한 맷돌이다. 빠르게 갈아내는 기계식 믹서와 달리, 이곳에서는 돌의 무게로 콩을 눌러 짜내는 방식을 사용한다.
맷돌을 거친 콩물은 입자가 살아 있고 농도가 진해, 순두부로 만들었을 때 쫀득한 식감을 느낄 수 있다. 맷돌 아래로 흘러나온 콩물은 냄비에서 알맞은 온도로 끓인 뒤 간수를 더 해 몽글몽글한 덩어리로 완성된다.
몽글몽글한 식감의 순두부
이렇게 완성된 순두부를 숟가락으로 뜨면, 단단하게 뭉쳐진 덩어리가 묵직하게 올라온다. 맷돌로 갈아낸 콩의 거친 결이 입안에 닿을 때마다, 깊은 고소함을 느낄 수 있다.
상 위에 올라온 순두부는 마치 하얀 구름을 뭉쳐놓은 듯한 형태다. 맑은 국물 속에 콩 단백질이 농축돼 뽀얀 빛깔을 띠고 있으며, 한 입 들이켰을 때 목을 타고 넘어가는 부드러움이 일품이다.
처음에는 아무런 양념 없이 순두부 본연의 맛을 음미해 보면, 콩 자체가 가진 미세한 단맛과 담백함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
매일 아침 콩을 불리고 맷돌을 돌리는 과정은 수고스럽지만, 그 정성은 맛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인공적인 첨가물 없이 원재료의 맛을 살린 덕분에 먹고 난 뒤에도 속이 편안하다. 맷돌 순두부를 가장 맛있게 즐기려면, 국물과 함께 두부 알갱이를 천천히 씹으며 그 질감을 충분히 느껴보는 것이 좋다.
※ 해당 글은 아무 대가 없이 작성됐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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