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국정원은 뺏는데…'조작·고문방관' 검찰 훈장은 무풍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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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국정원은 뺏는데…'조작·고문방관' 검찰 훈장은 무풍지대

연합뉴스 2026-04-19 08:55: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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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춘 등 '유신 공로' 검사 서훈 굳건…법무부는 '뒷짐'

유신 훈장이 '면죄부' 되는 촌극도…"검찰 스스로 과거사 씻어야"

흔들리는 대검찰청 깃발 흔들리는 대검찰청 깃발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최원정 기자 = 경찰과 국가정보원 등이 부적절하게 수여된 과거 정부 포상 취소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독재정권 시절 간첩 조작과 반헌법적 행위에 가담한 검사들의 훈장은 여전히 '무풍지대'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 수사관들의 고문을 묵인하고 무리한 기소를 강행한 '법 기술자' 검사들이 사각지대에 숨어 과거사 청산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이 예상된다.

19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행정안전부는 2018년부터 '거짓 공적'을 이유로 고문·간첩 조작 가담자 62명의 서훈을 취소했다. 이들 모두 경찰, 국방부, 중앙정보부·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 소속으로, 최근 이들 세 기관은 과거사 관련 정부포상 전수조사까지 착수했다.

하지만 '공익의 대표자'를 자처하는 검찰을 관장하는 법무부는 행안부에 재심 소송 현황만 제공할 뿐 과거 소속 검사들이 받은 훈장에 대한 자체 전수조사는 추진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훈장 취소가 방치되는 사이, 민주주의 역행에 가담한 공로로 받은 훈장이 시간이 흘러 민주주의를 위협한 범죄의 '면죄부'가 되는 촌극까지 벌어지고 있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대표적이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김 전 실장은 1975년 중앙정보부 재직 시절 '재일동포 학원 침투 간첩단' 사건을 지휘해 보국훈장 천수장을 받았다. 혹독한 고문으로 조작된 이 사건의 피해자들은 최근 재심에서 속속 무죄를 선고받고 있다.

정작 김 전 실장은 박근혜 정부 시절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 혐의로 2017년 기소돼 2024년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을 확정받는 데 그쳤다. 당시 1심 재판부는 "김 전 실장이 법치주의를 수호할 임무를 저버렸다"면서도 "오랜 시간 공직자로 봉직하면서 훈장 4개를 받고 국가유공자로 지정되는 등 국가 발전에 공헌했다"며 과거 훈장을 감형 사유로 삼았다.

박정희 정부는 1973년 3월 20일 '유신 과업의 추진을 위한 각종 법률의 제정과 개정에 공이 많다'며 검사 13명과 법제관 1명에게 홍조근정훈장을 줬고, 이 훈장들은 현재 모두 유효하다. 이들 중 6명은 국회의원, 3명은 법무부 장관, 2명은 검찰총장 등 민주화 이후에도 탄탄대로를 걸었다.

1975년 인혁당 사건 선고공판 1975년 인혁당 사건 선고공판

(서울=연합뉴스) 지난 1975년 대법정에서 열린 인혁당 관련사건 전원합의체 상고심 선고공판 모습. 2012.9.12 photo@yna.co.kr

지난달 성공회대 민주자료관과 평화박물관이 출간된 '반헌법행위자열전'에 따르면 고문과 조작에 관여한 검사 49명 중 최소 38명에게서 서훈이 확인됐다. 한국 현대사의 대표적 '사법살인'으로 꼽히는 1958년 진보당 사건, 1975년 인민혁명당(인혁당) 사건 관련자도 다수 포함됐다.

그러나 정부의 서훈 박탈 기준에 무죄 사건이나 반헌법적 범죄 등이 명확히 포함되지 않아 이들은 박탈 대상에서 제외된 상태다.

검찰도 '남 일 보듯' 할 게 아니라 공적 사유를 샅샅이 조사해 과거사 청산의 시금석으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건국대학교 한상희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유신헌법 제정에 참여해 권위주의 체제 형성과 폭압 정치에 가담하거나 방조했다면 역시 훈장 취소 대상"이라며 "검찰이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려면 그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과거 청산에 나서고 스스로 거듭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away77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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