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군부, 美해상봉쇄 이유로 18일 호르무즈 재봉쇄
호르무즈 해협서 유조선 등 피격 잇달아…이란 "2차 협상 날짜 못잡아"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휴전 합의에 맞춰 이란이 전격 발표했던 호르무즈 해협이 하루만인 18일(현지시간) 재봉쇄됐다.
미국과 이란의 2차 종전 협상이 20일께 파키스탄에서 열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호르무즈를 둘러싼 갈등이 다시 심화하면서 협상 전망이 소용돌이 속으로 빠졌다.
이란군을 통합지휘하는 하탐 알안비야 중앙군사본부의 에브라힘 졸파가리 대변인은 18일 "호르무즈 해협은 이전 상태로 다시 돌아갔다"며 호르무즈 해협이 이란군의 관리와 통제 아래 있다고 말했다.
이란군은 미국의 대이란 해상봉쇄를 재봉쇄의 이유로 지목했다. 이란이 선의로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했는데도 미국이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전날 엑스를 통해 "레바논 휴전에 발맞춰 남은 휴전 기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모든 상선의 항해를 전면 허용한다"고 선언한 것은 하루 만에 무위로 돌아간 셈이 됐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이날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려는 민간 선박에 대해 공격을 재개한 것으로 보인다.
영국해사무역기구(UKMTO)는 이날 IRGC와 연계된 고속정 2척이 오만 인근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유조선 1척을 공격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오만 북동부 25해리 해상에서도 컨테이너선 1척이 미확인 발사체에 공격당했다는 신고도 접수됐다.
일부 선박은 '호르무즈 해협은 다시 닫혔다. 선박들은 통과할 수 없다'는 이란 해군의 무전을 받았다고 로이터 통신이 해운 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17일 호르무즈 해협 일시 개방 발표로 가능성이 상당히 커졌던 미·이란의 2차 협상 전망도 이란이 강경하게 돌아서면서 불투명해졌다.
미국과 이란은 파키스탄이 제안한 '2주 휴전안'을 수용하면서 미 동부시간으로 오는 21일(이란 현지시간 기준 22일)을 시한으로 잡고 종전 협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사이드 하티브자데 이란 외무차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우리가 합의의 틀에 의견을 모을 때까지 (2차 협상) 날짜를 잡을 수는 없다"며 "미국의 과도한 요구가 이란과 미국의 합의 도달에 장애물"이라고 주장했다.
아야톨라 세예드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이날 '이란군의 날'을 맞아 발표한 성명에서 "이란의 드론이 미국과 시온주의 범죄자(이스라엘)들을 향해 번개처럼 타격을 가하듯, 용맹한 해군 역시 적들에게 새로운 쓰라린 패배를 안길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란군 편제 가운데 해군을 지목해 호르무즈 해협을 재봉쇄한 군부의 결정에 힘을 실은 것으로 보인다.
이란 군부를 대변하는 매체들은 전날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전격 발표한 아라그치 장관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공세의 빌미를 줬다며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발발 50일을 향해가는 가운데 일부 긴장 완화 움직임도 포착된다.
이란 정부는 지난 2월 28일 이스라엘·미국의 이란 공습이 시작된 이후 내내 폐쇄했던 자국 영공을 49일만에 부분 재개방했다. 이란 민간항공청은 이날 "동부 영공 항로는 이란을 지나는 국제 항공기들에 개방된다"며 이날 오전 7시를 기해 수도 테헤란을 포함해 6개 공항의 운영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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