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에 따르면, 화상회의 도중 동일 인물로 보이는 세 명이 동시에 접속하는 충격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흰 옷 차림으로 비행기 좌석에 앉은 사람, 사무실 배경의 또 다른 인물, 그리고 팔 부상으로 병원에 누워있던 진짜 주인공까지. 툴스포휴머니티(TFH) 알렉스 블라니아 CEO의 모습을 AI가 복제한 것이었다.
17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리프트 오프' 행사에서 TFH는 이 퍼포먼스를 통해 딥페이크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월드ID 4.0 버전을 공개했다. 홍채 인식 기반 인간 인증 시스템인 월드ID가 화상회의 플랫폼 줌과 손잡게 된 것이다.
새롭게 도입되는 '딥페이스' 기능은 세 단계 검증 체계를 갖췄다. 오브 기기로 최초 인증 당시 촬영된 이미지, 줌 화상회의 화면 속 얼굴, 월드 앱에서 실시간 촬영하는 셀카를 상호 대조해 본인 여부를 판별하는 방식이다.
에릭 위안 줌 CEO는 비대면으로 참여해 "인간 간 원활한 소통이 우리 플랫폼의 존재 이유"라며 "AI 기술이 급속도로 진화하는 환경에서 신뢰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협업 배경을 밝혔다.
공연 티켓 시장에도 이 기술이 진출한다. 이날 함께 발표된 '콘서트 키트' 서비스는 봇을 활용한 대량 선점과 암표 거래를 차단하기 위해 인간 인증 완료자에게만 구매 자격을 부여한다. 브루노 마스와 앤더슨 팩의 북미·유럽 순회공연이 첫 적용 대상으로 선정됐다.
행사장을 찾은 앤더슨 팩은 "봇에 대한 혐오감을 숨기지 않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모든 사람이 최소 한 번쯤 좋은 공연을 직접 경험할 권리가 있는데, 악성 봇들이 이를 빼앗고 있다"며 진정한 팬을 위한 공연장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적용 범위는 더욱 넓어진다. 전자서명 서비스 도큐사인, 클라우드 플랫폼 버셀, 이중 인증 서비스 옥타 등과도 연동이 예정됐다. TFH는 각 서비스에서 신원 확인이 필요한 순간마다 인증을 제공하고, 개발사로부터 수수료 수익을 창출할 계획이다.
티아고 사다 최고제품책임자(CPO)는 "디지털 공간에서 모든 것이 조작 가능해진다면 신뢰할 대상 자체가 사라진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실존하는 인간의 존재를 간편하면서도 프라이버시를 지키는 방식으로 입증하는 것이 월드ID의 핵심 설계 철학"이라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오브 기기를 통해 인간 인증을 마친 이용자는 1천800만 명에 달하며, 누적 인증 사용 횟수는 4억5천만 회를 기록했다.
부상으로 불참한 블라니아 CEO를 대신해 무대에 오른 샘 올트먼 의장은 마무리 발언에서 "AI 시대에도 세상의 중심은 여전히 사람이어야 하고, 사람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인터넷 전체를 아우르는 새로운 인간 증명 표준으로 월드ID를 자리매김시키는 것이 우리의 궁극적 목표"라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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