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은 1989년 세계혈우연맹(WFH)이 창립자 프랭크 슈나벨의 생일을 기념해 정했다.
혈우병은 혈액 응고에 필요한 특정 인자가 부족해 출혈이 쉽게 발생하고, 지혈이 어려운 유전성 질환이다. 제8응고인자가 부족한 A형, 제9응고인자가 부족한 B형으로 나뉘며, 작은 상처에도 피가 멈추지 않거나 관절 출혈이 반복되는 것이 대표적인 특징이다.
특히 중증 환자의 경우 외부 자극이 없어도 출혈이 발생하는 ‘자발 출혈’이 나타나며, 반복될 경우 관절 손상이나 장기 후유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과거 혈우병은 ‘치명적인 질환’에 가까웠다. 잦은 수혈과 감염 위험으로 평균수명이 짧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는 응고인자 제제, 비응고인자 치료제, 유전자 치료 등 다양한 치료법이 등장하면서 상황은 크게 달라졌다.
최근에는 단순히 출혈을 줄이는 수준을 넘어 ‘출혈 0회’, 즉 정상적인 삶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치료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다.
그럼에도 현실의 간극은 여전히 존재한다.
국내 혈우병 환자는 약 2500명에서 2600명 수준으로 추정되지만, 진단과 치료 접근성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예방 치료가 비용 부담으로 충분히 이뤄지지 못하거나, 약제 사용 규제와 공급 문제로 치료 선택권이 제한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이달 8일 국회에서 열린 ‘혈우병 환자의 건강권 보장 강화를 위한 건강보험제도 개선 정책 토론회’에서는 혈우병 치료가 ‘사후 대응’이 아닌 ‘예방 중심 체계’로 전환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관절 손상과 장애를 막기 위해서는 조기 진단과 지속적인 예방 치료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발제를 맡은 박정아 인하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혈우병 치료는 관절 출혈을 막는 수준에서 나아가 자연 출혈이 전혀 없는 ‘제로 블리딩’(zero bleeding)을 목표로 발전했다”며 “하지만 국내 정책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제약업계와 민간 영역의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JW중외제약은 여성 혈우병 환자와 보인자를 위한 교육용 만화책을 제작해 배포하며 질환 이해를 돕고 있고, GC녹십자는 환아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소원 성취 캠페인’을 통해 치료를 넘어 정서적 지원까지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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