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쉬운 추방 조장"…정부 "스웨덴 체류하려면 책임 다해야" 반박
(브뤼셀=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정직한 생활'을 위반하는 이민자를 추방할 수 있다는 스웨덴 정부의 새 규정에 반발이 일고 있다고 AFP통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오는 9월 총선을 앞두고 이주민 유입 억제, 범죄 단속 강화에 나선 스웨덴 중도우파 정부는 이민자에게 '정직한 생활'을 요구하는 방안을 포함한 새로운 이민 규정을 올초 공개했다. 새 정책은 의회 문턱을 통과하면 오는 7월부터 시행된다.
새 규정에 따르면 이민국은 EU 역외 시민의 거주 허가증 발급·갱신 시 '정직한 생활' 기준을 준수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정부는 아직 어떤 행동이 '정직한 생활' 기준을 위반하는 것인지는 확정하지 않았지만 공공질서나 안보 위협, 극단주의 성향이나 폭력적 단체와 연관성, 벌금이 부과된 경범죄 전력 등을 파악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상환 의지 없이 빚을 지거나 조직적으로 구걸을 하는 행위, 불법 노동 여부도 평가의 기준이 될 수 있다고 AFP는 전했다.
그러나 인권단체는 이 같은 제도가 이민자 차별이라며, 특히 표현의 자유 등에서 시민권자와 이주민 간 권리 보장에 확연한 격차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가령 이주민의 특정 발언을 '폭력적 극단주의'와 연관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몰아가 손쉽게 추방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민자 법률 지원 단체인 스웨덴 난민법센터는 새로운 규정이 거주 허가 절차의 불확실성을 높일 것이라며 "서로 다른 상황에서 자기 행동이 어떻게 평가될지 알 수 없기에 이주민의 불안감도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민단체들은 인권 활동이나 환경 운동 등의 특정 활동 역시 '정직한 생활' 위반으로 간주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비폭력 시민 불복종 교육을 하는 그린피스 스웨덴 지부는 난민 정책의 불확실성 때문에 많은 이가 참여를 꺼리거나, 행동을 주저한다고 밝혔다.
요한 포셀 스웨덴 이민장관은 그러나 이런 우려에 대해 "스웨덴에 머무는 것은 인권이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며 "스웨덴 시민이 아니라면 누군가의 집에 초대받은 손님과 같다. 따라서 국가의 일원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책임을 다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고 반박했다.
새 규정을 적용하면 일부 정부 인사도 추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조롱도 나온다.
스웨덴 작가 겔러트 타마스는 현지 신문의 칼럼에서 일부 정부 인사가 자기 과거를 돌아봐야 한다며 포셀 이민장관을 직격했다. 포셀 장관은 지난해 청소년 아들이 나치 성향의 단체에 가입한 것으로 밝혀져 곤욕을 치른 바 있다.
타마스는 포셀 장관이야말로 폭력을 조장하는 단체와 명확한 연관이 드러났다며 '깊이 반성하는 15세 소년의 일'이라는 당시 그의 해명은 '정직한 생활'을 평가할 때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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