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유한양행,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업계가 미국암연구학회(AACR) 2026를 앞두고 미국 샌디에이고로 향했다. 세계 암 학회를 통해 차세대 항암 신약 초기 연구 성과를 공개하고, 항암 신약 트렌드 제시는 물론 향후 기술이전 기회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22일(현지시간)까지 열리는 AACR은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유럽종양학회(ESMO)와 함께 세계 3대 암학회로 꼽힌다. AACR은 전임상 및 초기 임상 결과가 집중적으로 공개하는 자리로 향후 블록버스터 후보물질과 기술이전 가능성을 가늠하는 무대로 여겨진다.
올해 학회에서는 ADC(항체-약물접합체), CAR-T(키메라항원수용체 T세포), 방사성의약품(RPT), RNA(리보핵산) 기반 치료제 등 차세대 모달리티가 전면에 나선다.
한미약품은 이번 학회를 통해 국내 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9건의 비임상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EZH1/2 이중저해제와 DNA 손상 유도제 병용, p53 mRNA 항암제, 4-1BB x PD-L1 이중항체, B7H3 x PD-L1 이중특이 ADC 등 표적항암부터 mRNA, 이중항체, ADC까지 폭넓은 파이프라인을 내세웠다. 시장에선 한미약품이 최근 4년 연속 국내 기업 중 최다 발표 기록을 이어가며 연구·개발(R&D) 저력을 재차 입증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유한양행도 AACR 무대에 오른다. 회사는 표적항암과 면역항암의 접점을 넓히는 방향에서 연구 성과를 공개한다. AACR이 기술이전 협상과 공동개발 논의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를 겨냥한 행보로 해석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도 출격한다. 이 회사는 첫 신약 파이프라인인 ADC 후보물질 SBE303의 전임상 데이터를 공개하며 독자 신약 개발사로서의 출발점을 전 세계에 알린다. 최근 넥틴-4 표적 ADC로 미국 FDA 임상 1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은 바 있다.
아울러 셀트리온제약은 이중 페이로드 ADC 플랫폼 AD2C를 적용한 신규 후보물질 2종을 내놓는다. ADC의 용량제한독성 문제를 줄이면서 효능을 높이려는 설계로, 차세대 항암제 시장에서 차별화를 꾀하는 행보다.
구두 발표에 나서는 바이오텍도 주목된다. HLB그룹의 자회사 베리스모테라퓨틱스는 고형암 CAR-T 후보물질 SynKIR-110의 임상 1상 중간 결과를 발표한다. 혈액암용 CAR-T 후보 SynKIR-310의 전임상 결과도 공개하는데, 비교군 중 유일하게 100% 생존율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알지노믹스는 간암 유전자치료제 RZ-001의 임상 중간 결과를 구두 발표한다. 텔로머라제 mRNA를 표적해 암세포 사멸과 면역세포 침윤을 동시에 유도하는 접근으로, RNA 교정·치환 기술의 개념증명 데이터를 처음 공개한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국내 제약사 관계자는 "한국 항암 플랫폼이 얼마나 실전 경쟁력을 갖췄는지 국제 무대에 보여줄 기회"라며 "전임상과 초기 임상은 위험도는 높지만, 성공할 경우 기술 수출과 기업가치 재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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